잘된 심리극과 못된 심리극

드라마치료 2018.11.22 11:48 Posted by 이야기&드라마치료 연구소 mouserace

 

 

 

중곡역 부근 이디야 커피숍에서 찍은 사진. 왼쪽은 일반 머그잔, 오른쪽은 엑스트라 사이즈 음료전용 머그잔이다.

 

오늘 국립정신건강센터 성인프로그램센터 심리극 시간에는 가족조각기법을 활용하여 안전하게 자신을 표현하도록 진행했다.

 

심리극을 ‘잘된 심리극과 못된 심리극’으로 평가하던 어느 디렉터가 생각난다.

 

그는 한 사람의 심리극은 무조건 ‘잘된 심리극’이라고 호평했지만, 자신의 심리극은 늘 ‘못된 심리극’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는 최선을 다해 심리극을 진행하지만, 함께 하는 주인공과 보조자아와 관객이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다 보니, 늘 ‘못된 심리극’으로 마무리 되었다.

 

어쩌다 자신의 심리극이 원하는대로 진행되면 ‘잘된 심리극’이라고 평가했다.

 

잘된 심리극으로 마무리 되면, 그는 들뜬 모습으로 자신의 뛰어난 능력을 자찬할 뿐, 함께 한 사람들에게 영광을 돌리거나 나누지 않았다. 그는 보조자아들이 자신을 칭송하기 원했다.

 

자신의 심리극을 평가했을 때, ‘잘된 심리극’보다 ‘못된 심리극’이 많은 이유를 본인만 모르는 것 같다.

 

나는 그가 진행하는 심리극을 ‘잘된 심리극’ 혹은 ‘못된 심리극’ 구분없이, ‘자칭 심리극’ 혹은 ‘심리극을 가장한, 교훈 주입극’이라 부른다.

 

칭찬에 인색하고 비판에 능숙하며 귀를 막은 채 원로 행세 하는 한, 그는 여전히 훌륭한 반면교사다.

자해

드라마치료 2018.11.22 11:43 Posted by 이야기&드라마치료 연구소 mouserace

 

 

 

사진은 서강대교를 건너면서 찍은 한강 풍경.

 

50분 정도 드라마만들기를 진행하고 쉬는 시간을 가졌다. 앞에 서있는 남자 아이의 왼손이 눈에 들어왔다. 아이의 허락을 받고 손가락을 살펴보니, 엄지를 제외한 지문부위에 일자 드라이버로 붉은 스탬프를 찍은 것처럼 붉은 선이 그어져있었다. 자세히 보니 피가 응고되어 만들어진 검붉은 흔적이었다.

 

나는 아이에게 '칼로 그은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자 아이는 이빨로 물어뜯었다고 설명했다. 손을 잡아주고 싶은데 괜찮을지 물어보았고, 아이의 허락을 받은 뒤, 아이의 왼손을 두손으로 살짝 어루만져주었다. 아이는 고개를 숙이며 요즘 좀 힘들었다고 말했다. 나는 설명해주어 고맙다고 말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거나, 다루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언제든지 드라마만들기 시간을 활용해달라고 말했다. 아이는 여기에서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나는 아이가 무교라는 것을 확인한 뒤, 종교에 상관없이 매일 너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아이는 고맙다고 답했다. 이 일을 알고 있는 어른이 있는지 물어보자, 아이는 잠시 생각한 뒤 한숨을 쉬었고 아무도 없다고 했다. 순간 마음이 아팠다.

 

쉬는 시간이 끝나고 아이의 손을 놓아주면서, 평소 느껴왔던 이 아이의 어른스러움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지 잠시 생각해보았다. 이 아이는 초등학생이다.

 

다음주 아이를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하면 좋을지 일주일 동안 생각해보아야겠다. 좋은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다.

자칭 심리극 원로를 떠올리며

드라마치료 2018.11.22 11:41 Posted by 이야기&드라마치료 연구소 mouserace

심리극을 오래했다는 이유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원로 대접을 받기 원한다면

자만이고 욕심이라 생각합니다.

 

자칭 원로는 있어도,

진정한 원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접을 요구하기 전에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어느 자칭 원로는

주인공, 보조자아, 관객을 이용해

자신의 신화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를 위한 심리극입니까?"

 

 

 

 

서울대학교 암병원 드라마 모임

드라마치료 2018.11.22 11:24 Posted by 이야기&드라마치료 연구소 mouserace

 

 

총 5회기에 걸쳐 진행된 서울대학교 암병원 드라마 모임 마무리 지음.

 

심리극 전문가 티안 데이튼은 '진정한 역할교대(이하 역할바꾸기)는 인간이 실제로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그 사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본 때 일어난다'고 언급했다. 이것은 단순한 공감이나 이해가 아닌, 하나의 통관항(ports of entry)이라고 한다.

나는 통관항의 경험을 '텔레가 통할 때 느끼는 독특한 경험'과 비슷하다 생각한다. 그리고 건강한 자아를 가진 사람이라면, 역할바꾸기에 별 어려움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오늘 참석하신 어머니들은 '역할바꾸기 기법' 없이, 역할바꾸기를 자연스럽게 하셨다. 집단 내에서 원하는 역할을 제시했고, 주인공과 보조자아 구분없이 각자 역할수행을 잘 해내셨다. 그리고 후반부에 힘들다고 호소하셨던 분이 직접 주인공 경험을 해봄으로서, 의미있는 경험이었다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했다.

그동안 함께 해주신 권명숙, 김선희, 김윤미, 박정인, 오재혁, 유안진 선생님 고맙습니다.

어느 정신과 의사의 심리극 비디오 촬영과 상영

드라마치료 2018.11.16 09:27 Posted by 이야기&드라마치료 연구소 mouserace

 

사진은 본문과 관계없음.

 

국립정신건강센터 심리극을 마치고. 귀갓길에 문득 환자 동의 없이 심리극을 비디오 촬영해오던 어느 정신과 의사의 25년전 모습이 떠올랐다.

 

미국에서 열린 어느 정신의학 학회에서 부스를 직접 만들어, 자신의 심리극 비디오를 상영했다고 했다. 비디오에 관심 보이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대한민국 최고의 사이코드라마티스트라고 홍보했다며 밝은 얼굴로 자랑했었다. 늘 경직된 표정으로 나를 대하던 모습만 보다가, 그렇게 밝은 모습은 처음이었고 낮설었던 기억이 난다.

 

그 비디오 테잎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그 의사는 그 당시 보조자아로 참석했던 나에게도 촬영 동의를 한 적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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