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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그리고 공부

지경주 자작시 - 녹취 2005

녹취 2005 : 지경주

 

오랜만이야 어떻게 지내 난 안 마셔요 시간없으니까 본론으로 들어가죠 난 불편해 우리나라 최고 병원에서 이 년 간 연극치료 진행하고 경력 쌓게 해줬는데 고마워해야지
안 그래요 선생님

 

이 년 전 자봉 그만뒀잖아 직원들이 진행했어 자봉 수준에서 전문가 수준으로 향상시킨 기법들을 책으로 정리한거야 묻힐 뻔한 거 내가 대신 소개해줬는데 고마워해야지
안 그래요 선생님

 

기법 고안했고 먼저 소개했으니 개정판에 이름 넣어 달라 내가 왜 누가 만든 책인데 다른 자봉은 가만있는데 왜 이래 어머 자봉 주제에 양심도 없어 분수를 알아야지
안 그래요 선생님

 

책 나온 지 일 년 넘었어 뒤늦게 왜 이래 최고 전문가들이 만들고 우리병원 이름 들어간 특별한 워크북이야 누가 도둑질 해 직권남용 윤리 철학 갑질 나 정말 어이없네
안 그래요 선생님

 

우리병원 퇴직기념으로 책 냈다고 오해할 수도 있어 세상에 내가 퇴직한지가 언젠데 아직도 우리병원이래 호호호 우리병원에 선생님 기록이 있어도 힘없는 외부인은 못 봐
안 그래요 선생님

 

미리 컨설팅 받았고 기도로 만든 책이야 이젠 병원으로 저작권 넘어갔으니 난 책임없어 우리병원 워크북 저자로 기억되면 충분해 인세 필요없어 누구 말을 믿을까 법대로 해
안 그래요 선생님

 

정신건강 전문가로서 내가 충고해주고 싶은데 주제 파악 먼저하고 아프지만 자신의 현실을 인정하고 수용해야 보다 성숙하고 건강한 사람이 될 수 있답니다 이 바닥 좁아요
난 갑니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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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과제로 제출했던 시를 블로그에 올려본다.

정신건강을 위한 방법 중 하나는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특히 시쓰기는 경험과 생각과 느낌을 함축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삶의 일부분을 다시 써보고 정리해보면서, 의미있는 흔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