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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치료

주제가 있는 심리극(사이코드라마)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주1회 심리극 진행을 하나 더 맡게 된 기념으로, 2018년 3월 22일에 강서필병원 사회사업실에 근무했던 정영주 정신건강사회복지사와 최미영 정신건강사회복지사에게 보내는 글.

 

아래는 팟캐스트 이드치연구소 제48회 방송 '주제가 있는 심리극'에서 발췌했습니다.

 

 

- 아래 -

 

네번째 의견입니다.

저는 주제가 있는 심리극은 주인공의 지금 그리고 여기를 침해할 수 있는, 주인공 중심이 아닌 진행자 중심의 진행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주제가 있는 심리극은 심리극이라고 말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주제가 있는 심리극을 반대합니다. '심리극의 세계'라는 책을 보면, 마샤 카프와 앤 슈첸베르거의 디렉팅에 대한 토론이 있습니다. 여기에 나온 두 사람의 대화 일부를 인용하는 것으로 제 의견을 대신하고 싶습니다.

 

앤 슈첸베르거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심리극은 실존적 심리치료입니다. 주인공과 함께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움직이고 자유롭게 흘러가도록 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마샤 카프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미리 계획하거나 미리 생각해 둔 회기를 진행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 그리고 여기의 개념은 지금 과 여기이지, ‘그때 와 거기가 아니거든요. 그것은 아마 새로운 것이 매 순간 생겨나기 때문에 집단이 지닌 장점일거예요. 디렉터의 역할은 그 새로운 것을 붙잡아 내는 것이지요. 우리는 그 사람이 준비하도록 돕습니다. 좋은 디렉터는 생산적인 순간이건 비생산적인 순간이건 주인공과 함께 합니다. 디렉터란 아직 태어나지 않은 것과 필요한 것을 끌어내는 조산사와 같다고 하겠습니다." 이상입니다.

 

 

다섯번째 의견입니다.

팟캐스트 이드치연구소 제47회 방송에서 언급했던 내용을 한번 더 공유하겠습니다.

정신과 환자 대상의 심리극에서 주제없는 심리극 진행이 가능하다는 것은, 그 자리에 함께 한 모든 환자의 이야기를 즉시 다룰 수 있을 정도로, 난이도 높은 진행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제가 아는 심리극의 대가들은 주제없는 심리극을 진행합니다. 아마도 이 분들에게 주제가 있는 심리극을 진행하라고 강조하고 강요하고 명령하면 큰 실례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주제 없는 심리극 진행이 가능하고, 주제없는 심리극을 진행해왔습니다. 심리극에 참석하신 분 다수가 주제가 있는 심리극을 요청하면, 저는 주제가 있는 심리극을 한시적으로 진행하다가, 주제가 없는 심리극으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일상적인 이야기를 다루기에 불편한 독특한 환자가 있거나, 지적인 어려움이 있는 환자들이 많거나, PTSD 환자 집단처럼 단계적으로 신중하게 심리극에 참여시켜야 하는 특정 환자가 있다면, 저는 '주제가 있는 심리극'을 진행할 생각이 있습니다. 심리극의 대상자의 의사를 반영한 주제가 있는 심리극이 아닌, 단지 직원들의 편의나 진행자의 편의를 위한 주제가 있는 심리극은 부당합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