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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그리고 공부

집단폭력 순회교육을 마치고

이번주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남양주시에 있는 중학교 세 곳을 순회하면서 집단폭력(패싸움)에 관여된 학생들을 만났다. 내가 한 것은 폭력예방을 위한 강의와 심리극 진행이었다.

월요일은 내가 남양주시 청소년지원센터에 차선책으로 건의한대로 집단폭력과 관계없는 두 학교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산만하면서도 적대심으로 가득찬 분위기 속에서 교육을 이끌어 가기 부담스러웠고, 이후 화요일과 수요일 진행은 내가 건의한대로 직접 한 학교씩 방문하여 그 학교 학생만 대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월요일 보다는 원만하게 진행했던 것 같다.

첫날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나는 지금 남양주시에 있는 몇몇 중/고등학교를 순회하며 학교폭력예방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는데, 곧바로 어느 학생이 '우리는 예방교육과 상관없잖아요?'라는 말을 꺼냈었다. 나는 '나와 세시간을 함께 보내고 나면 폭력에 대해 좀 더 심사숙고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이 자체가 예방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대답해주었다. '그래서 약자에 대한 폭력도 주의하게 될지도 모르고, 나중에 성인이 되어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도록 주의할지도 모르고, 성폭력과 가정폭력의 가해자가 되지 않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거라 믿는다'는 말도 함께 했다. 그리고 각 학교마다 나의 믿음에 호응해준 학생들이 있었기에 무사히 잘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순회교육에 참여한 각 학교 대상자들이 보여준 특색은 학생을 대하는 담당교사들의 태도와 묘한 조화를 이뤘던 것 같았고, 강압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아무렇지 않게 언어적인 폭력을 행하는 몇몇 교사들의 모습은 내가 중학생이었을 때의 상황과 별로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의무교육을 통해 분노조절훈련, 자기표현훈련, 의사소통훈련, 각종 사회기술훈련, 각종 예방교육이 시행될 수 없고 그 대신 문제학생들에게만 이러한 교육을 해야하는 것이 현실이라면, 평생교육의 관점에서 정신건강을 위한 예방교육을 실시할 수 있을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