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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드치연구소

드라마만들기 - 친구 만들기 프로젝트

 

 

 

 

 

2015년 12월 22일, 어느 중학교 여학생 대상으로 진행했던 '드라마만들기'를 떠올려본다.

 

 

마지막 회기는 두 친구를 따라 왔다가 우연히 드라마만들기에 동참하게 되었고,

평소 말이 없던 학생이 자발적으로 손을 들어 주인공이 되었다.

 

이제 학교를 졸업하면 혼자 낮선 고등학교로 진학할 예정인데,

그곳에서는 친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떻게 친구를 만들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나는 주인공에게 이곳 중학교에는 친구가 없는지 물어보았다.

옆에 앉아있는 두 학생이 "여기 있잖아~"라고 웃으며 말했고,

주인공은 중학교에서는 친구를 만들지 않았다고 답했다.

 

나는 주인공이 중학교에서는 친구의 필요성을 못 느끼다가,

고등학교에서는 친구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요청했다.

주인공은 자신과 같은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동급생이 주위에 없다는 것을 알고,

구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나는 주인공에게 평소 드라마만들기를 진행할 때는 말이 없었는데,

말을 조리있게 잘한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다고 말해주었다.

그러자 주인공은 옆에 앉아있는 두 학생을 가리키며 함께 있으면 말 잘 한다고 답했고,

두 학생도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세 학생에게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잠시만 홀에 나가서 이야기 나누어달라고 요청했고,

세 학생은 밖에서 주인공의 발언(중학교에서는 친구를 만들지 않았음)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나는 프로그램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세 학생의 모습을 관찰한 뒤,

다시 프로그램실 안으로 들어와달라고 요청했고 내 요청에 응해주어 고맙다고 말해주었다.

 

학교에서 친구를 만들기 위해 주인공이 생각하는 전략과 다른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친구 만들기 프로젝트'를 역할극을 통해 연습해보았다.

 

역할극을 할 때마다 주인공은 먼저 말을 걸지 못했고,

대화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음...", "잉~~"이라는 소리를 내면서 말을 꺼내지 못했다.

 

나는 아까 두 학생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게 된 과정을 기억하는지 주인공에게 물어보았다.

주인공은 그냥 어느샌가 대화하게 되었다고 답했다.

이때 두 학생 중 한명이 "제가 먼저 말을 걸었고, 그래서 친해지게 된 것 같아요."라고 말하자,

주인공은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요..."라고 답했다.

 

나는 주인공에게, 방금 말한 저 학생처럼 누군가 먼저 말을 걸어준다면

'친구 만들기 프로젝트'는 좀 더 원활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보이지만,

주인공이 저 학생처럼 자신이 먼저 말을 걸어야 할 수도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주인공은 누군가 먼저 말을 걸어준다면 친구만들기가 잘 될 것 같은데,

내가 먼저 말을 걸어야 한다면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고 말해주었다.

그 순간 두 학생이 "우리 친구 맞네!"라고 외쳤고,

그 말을 들은 주인공도 웃음 띤 얼굴로 "친구 맞네..."라고 답했고,

곧바로 눈물을 글썽이며 "아까는 미안..."이라고 답했다.

두 학생은 웃음 띤 얼굴로 주인공에게 "우린 친구잖아~ 괜찮아!"라고 말해주었다.

 

나는 모든 참가자들에게 '친구의 정의'를 함께 모아보자고 제의했다.

그 결과 일곱가지 정의가 나왔고, 각 정의에 따른 공감을 투표해보았다.

총 8명이 동의한 것은 '서로 잘 통한다', '믿어준다', '이해해준다', '공감해준다'였다.

그리고 '함께 있으면 편하다', '나에 대해 잘 안다'는 한명씩 동의하지 않았다.

그리고 '비밀이 없다'는 두 학생이 동의하지 않았다.

 

주인공은 '함께 있으면 편하다, 서로 잘 통한다, 믿어준다, 이해해준다, 공감해준다'가

자신의 생각과 거의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 순간 두 학생이 주인공에게 손을 흔들며 "친구야~~"라고 말해주었고,

다른 여학생들도 주인공에게 "친구야~~"라고 말해주었다.

 

주인공은 소감을 통해, 자신이 이미 친구를 사귀고 있음을 알았고

어떻게 하면 친구를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서 걱정이 줄어들었다고 말해주었다.

 

마지막 드라마만들기 주인공 덕분에,

나는 '졸업을 앞둔 학생들의 의미있는 모임'을 정리하는 역할을 맡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때마침 드라마만들기를 통해 그 역할을 잘 수행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움의 기회를 준 멋진 여학생들,

그리고 만남의 기회를 주신 교육복지사선생님과 상담선생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