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환자

반복된 이야기 다루기 동네 정육식당에서 찍은 숯불사진을 올려본다. 최근 처가 식구들과 처음 방문했는데, 이렇게 내공 가득한 동네 고기집을 5년 동안 모르고 살았다니, 이사를 앞두고 아쉬움이 크다... 은은히 열기를 전하는 숯불처럼, 온기가 필요한 누군가에게 숯불 같은 역할을 맡을 수 있다면 좋겠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재활프로그램센터(낮병원)에서 심리극 진행을 맡은지 이제 4년째 되어간다. 장기간 특정 내담자를 심리극으로 만나면서, 주의하는 것 중 하나는 ‘반복된 이야기’이다. 나는 내담자의 반복된 이야기를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하나는 내담자가 몇 회기에 걸쳐 장기간 언급하는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한 회기 안에서 단기간 언급하는 이야기이다. 전자는 의미있는 이야기로 간주하여, 잘 기억해두거나 기록을 남긴다. 후자는 확인.. 더보기
2017년 3월 25일 강서필병원 심리극 - 2017년 3월 25일, 일년전 오늘의 기록 - 며칠전 진행했던 강서필병원 심리극을 떠올려보며. 중독병동 심리극에서는 내가 직접 내담자들에게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보기'를 제의했고, 인터뷰를 진행해보았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주제가 필요하다고 하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계셔서, 나는 그분에게 그동안 알코올과 가족관계가 얽힌 갈등을 많이 다루었으니, 오늘은 '평화'를 주제로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래서 어떤 분은 공개강연 형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차분하게 말해보기도 했다. 알코올 중독으로 입원한 내담자 대상의 심리극을 진행한다고 해서, 늘 알코올 문제만 다루지 않는다. 알코올 문제만 다루다보면, 입원으로 인한 스트레스 뿐 아니라 심리극을 통한 반복된 문제 직면으로 오는 피로감 때문에.. 더보기
정신과병동 사이코드라마에 대한 의견 정신과 병동은 급성증상을 다루고, 안정을 요하는 곳이기에, 좀 더 안전하고 신중한 진행이 필요합니다. 입원 환자들의 감각을 함부로 자극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담당 직원에게 물어봐 주십시오. 드라마치료 관련 자격증을 갖고 있다고 해서 정신과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이코드라마 디렉터 마음대로 환자들에게 괴상한 것을 보여주는 행위, 자극적인 소리를 내는 행위, 자극적인 말을 하도록 시키는 행위, 불쾌한 냄새를 맡게 하는 행위, 불필요한 신체접촉과 물리적인 힘겨루기를 시도하는 행위는 정신과 치료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청각적인 자극과 관련된 예를 공유합니다.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mouserace.tistory.com/2298 더보기
어느 사이코드라마 전문가에게 - 바타카 이 글이 해당 사이코드라마 전문가에게 전달되기를 기원합니다. * * * * * * * * * * 어느 사이코드라마 전문가께 보내는 글. 저는 이야기&드라마치료 연구소를 운영하는 지경주입니다. 현재 정신건강의학과 병동에서 심리극을 진행하고 계신 어느 사이코드라마 전문가에게 문의드립니다. 저는 선생님께서 심리극을 진행할 때마다, ‘바타카’라는 신문지로 만든 몽둥이를 매번 사용하는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주인공의 특정 감정을 끌어내기 위한 소품활용은 디렉터의 권한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신보건전문요원으로서, 정신건강의학과 병동 심리극에서, 바타카라는 소품이 매번 활용되는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바타카를 의자바닥에 힘껏 내리치면서 발생하는 엄청난 소리는 누군가에게 '원치않는 소음'이 될 수 있음을 알고 계신지.. 더보기
정신건강의학과 환자 면담시간 외래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와 30초 이내로 면담한다는 어느 정신장애인의 글을 읽고, 정신과의사 면담을 최소 5분 혹은 그 이상으로 제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나는 병원에서 근무할 때 나와 면담하기 원하는 환자가 있으면 5분 이상 이야기 하고, 때로는 한시간도 넘게 이야기를 들어주기도 했는데... 내가 목격한 경험에 의거해보면, 의사 보다는 다른 직종의 직원들의 환자 면담시간이 더 길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