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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독특한 사건들

해고이유

- 12년 일한 직장에서 해고된 이유 -

 

 

 

 

 

<내용요약>

내가 실습지도했던 띠동갑 연하 대학원생을 선임사회복지사로 영입후 다양한 문제발생.

문제 해결을 위해 내가 개입할 때마다, 주로 '눈물의 호소'를 통해 넘어가려는 모습 보임.

1년동안 선임의 지위를 함부로 남용하고 태만하게 근무하는 모습이 계속 관찰되었기에,

병원장에게 보고하고 선임을 맡겠다고 건의하자, 사이좋게 지내지 않는다며 모두 해고함.

 

 

 

 

 

<주요 등장인물>

* 나 (지경주)

  - 정신보건사회복지사. 2004년부터 2015년까지 모 낮병원에서 12년간 근무.

  - 젊은 선임의 대학교 실습과 대학원 실습 맡음.

 

* 사회복지 실습생 겸 세번째 선임 (이하 '젊은 선임') 

  - 내가 근무했던 낮병원에서 2006년 학부 실습, 2014년 대학원 실습함.

  - 사회복지사가 된 후 이직해오다가, 내가 근무한 낮병원에서 1년 일하고 이직.

 

 

 

 

 

2001년.

나는 모 대학교 사회복지학과 4학년 재학생으로,

서울 신촌로타리에 막 개원한 낮병원에 근무중인 사회복지사의 요청을 받아

유료 자원봉사자로 연극치료와 치료레크리에이션 진행함.

낮병원은 학교처럼 낮 6시간동안 지냈다가 귀가하는 병원이고,

이곳 사회복지사가 3년 뒤 나의 첫번째 선임 사회복지사가 됨.

 

10년전이었던 1991년에는 원예학을 전공중인 대학생이었고

용인정신병원에서 심리극 보조자아로 자원봉사하고 있었음.

 

 

 

 

 

2004년.

3년 뒤, 자원봉사자로 나갔던 낮병원에 정신보건사회복지사로 입사함.

첫번째 선임과 3년동안 함께 근무함.

 

 

 

 

 

2006년.

낮병원과 관련된 세가지 사건이 발생.

첫번째는 병원장이 바뀌면서 낮병원 이름이 바뀌었고,

두번째는 젊은 선임을 낮병원 실습생으로 처음 만나게 되었고,

세번째는 선임이 퇴직하면서 두번째 선임이 입사함.

 

새로운 병원장이 내가 근무하는 낮병원을 인수하면서 병원 이름 바뀜.

예전 병원장도 새로운 병원장도 낮병원 운영을 정신보건사회복지사에게 위임했고

낮병원 회원들과 그다지 마주치기 원하지 않았으며, 직원들과도 대화가 많지 않았음.

 

천안에 있는 모 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여대생이 낮병원에서 실습 받음. 

작고 가냘픈 외모의 여대생은 실습도중 힘들다며 자주 눈물을 보여 인상적이었고,

실습이후 자원봉사자로 매주 낮병원에 방문해 선임사회복지사에게 자주 상담받았으며,

나에게는 '지경주선생님'이라고 부르면서 진로와 관련해 가끔씩 조언을 구함.

다른 사회복지사들은 한참 어리다며 반말했지만, 나는 실습생에게 존칭과 존대말을 사용함.

(나중에 이 여대생이 내가 근무하는 이곳 낮병원의 세번째 선임 겸 젊은 선임이 됨...)

 

몇달 뒤 첫번째 선임이 남편의 지방발령으로 인해 퇴직하면서 두번째 선임이 입사함.

 

두번째 선임은 나에게 선임을 권유했으나,

나는 이미 외부활동을 함께 하고 있어서 낮병원 운영을 책임지는데 한계가 있고

선생님께서 출산전 이곳 직원으로 근무하신 경험이 있으신데다 선임으로 오셨으니

낮병원 선임을 맡아주시는게 당연하다고 의견 제시함.

두번째 선임과 8년간 함께 근무함.

 

실습생(젊은 선임)은 자원봉사자가 되어 자주 낮병원에 방문하면서, 

두번째 선임에게도 자주 개인상담을 자주 요청했고 나에게도 가끔 상담을 요청함.

 

실습생의 개인상담 요청은 두번째 선임의 근무기간(2006~2014년)동안 계속 되었는데,

나와 두번째 선임은 실습생의 개인상담 요청에 잘 응해주었고,

나와 두번째 선임은 프라이버시가 노출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상담내용 일부를 서로 공유함.

 

2006년 실습생이 학부생 때는 학교 내 갈등과 이성문제에 대해 상담했었고

졸업 후에는 주로 직장 내 갈등과 이성문제에 대해 상담했는데,

대인관계의 갈등과 이성문제로 인해 늘 힘들다는 호소가 반복되는 것이 인상적이었음.

그리고 대인관계로 인한 갈등과 이직이 잦다는 판단이 들었음.

 

선임 사회복지사와 나는 '반복된 실습생의 어려움'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논의했고

전문 상담가를 연결해 좀 더 심도깊은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모음.

이후 실습생의 방문횟수는 줄었지만 여전히 지속적으로 낮병원에 방문해 상담요청함.

 

2006년 실습생 겸 낮병원 자원봉사자는 몇년 뒤 정신보건사회복지사가 되었는데,

선임에게는 싹싹하게 대하면서, 나를 보면 못 본채하거나 대충 인사하는 모습 보임.

그리고 선임에게는 '박OO선생님', 나에게는 '지선생님'이라고 구분하여 호칭함.

낮병원 부근 H기관에 2년정도 근무할 때는, 자주 낮병원 방문해 선임에게 개인상담받음.

 

 

 

 

 

2014년 1월.

두번째 선임이 남편의 해외발령으로 인해 퇴직하게 되면서 새로운 선임을 급히 구인함.

 

나는 이곳 낮병원에서 근무한지 십년이 넘었지만,

외부활동 때문에 주 3일(월/수/금) 근무로 바꾸면서 선임을 맡을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기에,

낮병원에 상주하면서 선임으로 근무할 수 있는 정신보건사회복지사를 구인함.

 

나도 지인들을 통해 선임으로 올 수 있을만한 정신보건사회복지사를 찾아보았으나,

근무조건과 낮은 월급 때문에 낮병원에 올만한 경력자는 없을것 같다는 말을 들음.

 

아직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 내가 근무하는 낮병원이 '실습기관'으로 등록되지 않아,

선임과 사무장과 논의하여 낮병원을 실습기관으로 정식등록하기로 함.

사무장이 기관의 책임자로서 실습지 등록을 맡고, 실습지도자는 내가 맡기로 함.

 

 

 


 

 

 

2014년 2월.

결국 두번째 선임의 추천으로 2006년 실습생이 세번째 선임으로 입사함(이하 젊은 선임).

삼십대 초반의 병원 내 최연소 직원이지만 마치 관리자 같은 언행을 보여 인상적이었음.

 

나는 젊은 선임이 낮병원 전체 업무를 담당하는 선임 정신보건사회복지사로 왔으니

그에 맞는 모습을 나름대로 설정했다고 판단했고 젊은 선임의 언행을 존중하기로 함.

 

젊은 선임은 예전 한글이름을 요즘 트렌트에 맞게 개명했고(동방신기 멤버가 떠올랐음)

낮병원 인근에 있는 모 여자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석사과정 중이었음.

 

1년동안 내가 젊은 선임에게서 가장 많이 들은 단어가 'O대'일 정도로

자신이 소속된 대학원에 대한 매우 강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고,

젊은 선임을 알아왔던 몇몇 낮병원 회원이 실수로 옛 이름을 부른 것에 불편한 듯 보였고,

지적인 커리어우먼이 된 것 처럼, 표정도 말투도 억양도 포즈도 옷차림새도 달라짐.

 

낮병원은 두 사회복지사가 담당해왔는데, 나는 월/목/금 프로그램 대부분을 담당하고

젊은 선임은 주로 화/수 프로그램과 낮병원 전반에 걸친 업무를 담당하기로 함.

 

젊은 선임은 출근 첫날 나에게 먼저 인사하지 않았고, '지쌤'이라고 호명했고

나에게 낮병원 근무수칙을 언급하면서 월/목/금 출퇴근 시간을 잘 지키라고 함.

 

젊은 선임은 이후 나에게 먼저 인사를 받으려했고 '지쌤'으로 부르는 모습 보임.

늘 나를 대할 때마다, 듣기보다는 말하기 위주의 의사소통을 보였고,

내가 한 말에 대해 늘 자신의 어휘로 한번 더 재확인해서 되물어보는 절차를 보여주었고

나에게 의견을 먼저 말하게 한 뒤,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고

갑자기 낮병원 회원을 포함한 여러 사람들 앞에서 나에게 지시하기도 했으며,

내가 한 말에 좀 더 첨언하면서 늘 마지막으로 결론내리는 모습 보였는데,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선임'이라는 것을 애써 보여주고 싶어한다는 생각이 들었음.

 

나는 9년전 젊은 선임의 학부실습을 맡았었지만, 

내가 먼저 인사하고 늘 존대말을 사용하면서 선임을 존중하는 자세 유지함.

 

젊은 선임은 학업병행 조건으로 왔고 병원장과 미리 논의되었다며

특정 업무시간에 대학원을 간다며 자리를 비웠고,

역시 병원장과 미리 논의되었다며 대학원 사회복지 실습을 직장에서 하기 원해서

내가 젊은 선임의 대학원 사회복지 실습지도를 맡기로 함.

 

2006년 젊은 선임의 학부실습도 공동으로 맡은 이후, 2014년 대학원 실습도 맡게 됨.

 

 

 

 

 

 

 

2014년 3월.

외부강의와 활동이 더 많아지면서, 나는 3일 근무에서 2일(월/목) 근무로 변경함.

 

젊은 선임이 아버지뻘의 사무장과 자기보다 나이많은 환자와의 마찰을 계속 호소하여

그때마다 내가 자문해주거나 때로는 직접 나서서 중제하기도 했는데,

트러블의 주원인은 '선임'이라는 지위에 사람들이 제대로 따르지 않는 것 때문이었음.

 

젊은 선임에게 수직적 관계에서 직원이나 낮병원 회원에게 일방적인 지시보다는

수평적 관계에서 낮병원 상황과 사람들을 좀 더 알아가고 상호 의사소통을 통해

사회사업을 실천하는 사람이 '선임'이라 생각한다고 의견 제시했지만 반영되지 않음.

 

 

 

 

 

2014년 4월.

낮병원에 출근할 때마다 갑작스러운 내부 변화와 내가 몰랐던 일이 발생했고,

계속 미묘한 불편함이 발생한다는 생각이 듬.

 

사회복지사 사무실 내부가 점점 젊은 선임의 물건으로 채워지면서 

내가 사용하던 책과 짐 일부가 나 모르게 폐기된 것을 뒤늦게 알게 되는 일도 발생함.  

내가 사용하던 필기구가 계속 없어져 업무흐름이 계속 끊어지기도 함.

 

젊은 선임이 새로 구입한 노트북을 분실할 우려가 있다면서

하나뿐인 사무실 열쇠를 독점하여,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하는 일도 발생함.

 

젊은 선임에게 불편함에 대한 개선을 요청했고, 조치하겠다는 대답을 들었으나 

곧바로 조치되지 않았고 몇번씩 요청하면, 그제서야 마지못해 조치하는 모습보임.

 

특히 사무실 열쇠의 경우, 젊은 선임이 늦게 출근하거나 잠시 자리를 비우면,

직접 문을 열어줄 때까지 불필요하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함.

 

나는 제때 프로그램 준비, 업무일지 기록, 환자 면담 등 업무를 못하는 일이 발생했고,

다른 직원은 제때 우편물과 서류를 전달하지 못하거나, 업무논의를 못하게 됨.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선임은 문을 잠그고 다른 곳에서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거나,

그냥 퇴근해버리기도 함.

 

젊은 선임에게 사무실 열쇠를 복사했는지 문의할 때 마다, 

아직 복사를 못했다거나 복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며 기다려달라고 함.

내가 복사하겠다고 하면 자신이 하겠다고 해놓고 조치하지 않음.

 

한달이 지나도록 열쇠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다른 직원들도 불편을 호소하자

그제서야 젊은 선임은 앞으로 사무실 문을 잠그지 않기로 결정함.

한달 넘게 사무실 앞에서 불필요하게 기다려야 했던 상황이 이해되지 않음.

 

사회복지사가 함께 사용하는 사무실 내부에서 계속 불편함을 겪게 되어, 

서류업무를 볼 때만 머무는 것으로 사무실 상주시간을 줄이자 불편함이 줄어듬.

 

내가 사무실 상주시간을 줄이자, 젊은 선임은 대부분의 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내면서

업무보다는 대학원 공부, 여행계획, 채팅, 전화통화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고,

대학원에 다녀오는 특정 요일에는 점점 더 늦게 출근하는 모습 보임.

 

젊은 선임이 대학원 실습일지는 조금 늦더라도 나에게 잘 제출했지만

낮병원 업무일지와 차트 등 서류업무를 제때 작성하지 않는 것을 확인함.

 

 

 

 

 

2014년 5월~6월.

젊은 선임이 밝은 표정으로 대학원에서 교수, 대학원생들과 공동논문을 썼는데 

최근 모 학회에서 발표해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며 읽어보기를 권함.

나는 '성인 정신장애인이 이용하는 우리 낮병원과는 거리가 있는 주제지만,

아동학대에 대한 이해를 돕는데 도움이 되는 논문인 것 같다'고 의견제시함.

 

젊은 선임이 대학원 때문에 부재중일때 대학원 실습담당교수가 낮병원 방문함.

실습담당교수와 젊은 선임의 대학원 실습에 대해 이야기 나누면서

젊은 선임이 일과 학업을 겸하고 있어 고생이 많다고 말했는데

실습담당교수는 젊은 선임이 낮병원에서 일하는 것은 몰랐다고 함.

 

나에게 이야기를 전해들은 젊은 선임은 지쌤 때문에 입장이 난처해졌다며,

대학원에서는 젊은 선임이 취직하지 않고 학업만 수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함.

 

나는 이런 사정이 있었는지 몰랐고 난처한 상황을 만들어서 미안하다고 사과함.

젊은 선임은 나의 사과를 받은 뒤, "지쌤, 고민이 있는데요..."라는 말과 함께 

사무장이나 특정 낮병원 회원간의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트러블을 호소하면서

동시에 대학원 때문에 갑작스러운 조퇴/휴가를 요청했고 나는 이에 응해줌. 

 

계속 낮병원 특정인과의 갈등 호소와 갑작스러운 조퇴/휴가가 반복되면서,

내가 계속 두 사람 사이에 개입해 문제를 해결해주기도 했고 편의를 봐주는 대신,

젊은 선임은 반복되는 문제 해결을 나에게 넘기고 자리를 계속 비운다는 생각이 듬.

 

나는 낮병원에서 특정인과의 반복되는 갈등을 풀기 위한 자구책이 필요해보이고,

내가 출근하는 날에 자주 낮병원을 비운다는 생각이 든다고 젊은 선임에게 말해줌.
그러자 젊은 선임은 사무장과 특정 회원이 선임으로 대하지 않는다고 호소했고

조퇴와 휴가의 경우, 학업을 함께 병행하다보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어서 

병원장에게 이를 배려받는 조건으로 낮병원에 온거라고 설명함.

 

나는 젊은 선임에게 그렇다면 낮병원 업무와 학업을 병행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낮병원에 근무하는 정신보건사회복지사의 기본적인 업무라고 할 수 있는

낮병원 업무일지와 차트, 신입 낮병원회원에 대한 intake 등

젊은 선임이 작성해야할 서류들이 몇달동안 기록되지 않는 것에 설명을 요청하자,

젊은 선임은 붉어진 얼굴로 대학원 일로 바빴다며 다 작성해놓을거라고 답함. 

 

이후 월요일에 서류를 점검할 때마다 젊은 선임의 기록들은 계속 밀려있었고,

젊은 선임은 여전히 사무실에서 대학원 공부, 여행계획, 채팅, 전화통화 모습 보임.

 

한달을 기다린 뒤, 밀린 기록들에 대해 조치해줄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하자

젊은 선임은 '자신을 선임으로 대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답변함.

 

나는 젊은 선임에게 여러 병원에 근무하면서 외부감사 받았던 경험을 설명하면서

낮병원 업무기록은 환자에 대한 임상기록을 겸하기에 당연히 제때 해야 하는데,

낮병원 업무기록이 잘 되었는지 점검해야 할 선임이 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채

몇달씩 미루다가 갑자기 외부감사를 받으면 선임으로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물어봄.

그러자 젊은 선임은 눈물을 흘리며 '밀린 서류' 이야기는 그만 해달라고 말한 뒤,

낮병원 회원들도 사무장도 지쌤도 자신을 선임으로 대하지 않는다고 울면서 호소함.

 

나는 존대말을 쓰면서 나름대로 예의를 갖춰 선임으로 대해왔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점에서 내가 선임으로 대하지 않는다 생각하는지 젊은 선임에게 설명을 요청함.

 

젊은 선임은 실습지도를 예로 들어, 낮병원 실습지도자는 이틀만 나오는 지쌤 보다는

정직원이고 선임사회복지사인 자신이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의견제시함.

그래서 젊은 선임이 지금 누구에게 대학원 실습을 받는지 생각해보았으면 좋겠고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는 사회복지 현장 실습지도자로 내 이름이 등록되어있는데다

근무경력을 보았을 때도 내가 낮병원 실습지도자를 맡는게 적절한 것 같다고 설명함.

 

젊은 선임은 실습 외에도 낮병원에서 선임의 역할과 권한이 너무 적다고 호소하여,

'더 많은 역할과 권한을 갖고 싶다면 업무에 좀 더 신경쓰는게 좋겠다'고 대답함.

젊은 선임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훌쩍이다 밖으로 나가는 모습 보임.

 

 

 

 

 

2014년 7월~8월.

대학원 실습이 마무리 되면서 젊은 선임의 태도가 변화되었음을 감지함.

 

자신에게 불만을 호소하는 낮병원 회원과 면담하면서 '자신을 존경해달라'는 말과 함께,

'자신에게 그동안 하고싶은 말이 있으면 해도 괜찮다'라고 낮병원 회원에게 말해놓고는

회원이 말할때마다 "그것은 OO이의 생각인거지?"라고 반말로 일일히 대꾸하고 반박함.

 

면담이 끝난 뒤, 나는 젊은 선임에게 방금 전 낮병원 회원과 면담하는 모습을 보면서

 

첫번째, 계속 '존경'이라는 특정 단어를 낮병원 회원에게 사용하고 강조하고 강요한 것,

 

두번째, 하고 싶은 말을 해도 괜찮다고 해놓고 일일히 대꾸하고 반박한 것,

 

세번째, 젊은 선임이 반말하는 것에 대해 낮병원 회원이 불만을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반말로 응대하다가 결국 반말로 마무리 지은 것, 

 

네번째, 회원의 불만에 대한 젊은 선임의 입장표명과 사후조치를 언급하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자신의 입장만 길게 말한채 면담을 마무리 지은 것.

 

떠오르는대로 네가지 정도의 생각을 정리해 전한 뒤, 이에 대해 설명해주기를 요청함.

 

젊은 선임은 붉어진 얼굴로 '선임으로서 들어야 할 말은 아닌 것 같네요...'라고 답하더니,

대학원에 일이 있다며 가방을 챙겨 조기퇴근하는 모습 보임.

이후 특정 낮병원 회원과의 관계개선은 별로 달라진 것도 향상된 것도 없었음. 


이후, 젊은 선임은 '선임에게 주어진 업무'에 대해 나에게 먼저 의견을 구한 뒤,

잠시후 '병원장에게 자문을 구해 해결했다'고 통보하는 모습을 계속 보이기 시작함.

 

상황을 살펴보니 나와 병원장에게 동일한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구하고 나서,

내 의견과 병원장의 의견이 같으면 말없이 그냥 넘어가고, 

다른 의견이 나오면 '병원장에게 자문을 구해 해결했다'고 통보하는 것으로 보였음.

 

내 의견이 병원장과 계속 비교 당하고, 내 의견을 기각하는 일이 반복되어,

나는 젊은 선임에게 '마치 내가 잘못된 의견을 제시한 사람'이 된 것 같은 생각이 들고

불편함을 계속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러한 일을 반복하는지 설명을 요청함.

 

그러자 젊은 선임은 두 손을 저으며 '의도적으로 비교하려 한 것'은 절대 아니었고

지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었는지 여부를 알려주면서

병원장의 자문도 공유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한 것 뿐이라고 함.

병원장에게 물어봐서 해결될 일이라면 나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하자,

젊은 선임은 "아, 네~"라고 답함. 순간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건가?'라는 생각이 듬.

 

어느날 젊은 선임은 이곳 낮병원에 대해 대학원에서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같은 수업을 듣는 대학원생들의 의견과 교수님의 수퍼비전을 받은 덕분에 

아낌없는 지지와 격려를 받을 수 있었고, 어떻게 일해야 할지 결심하게 되었다고 함.

 

젊은 선임에게 대학원에서 토론한 내용과 수퍼비전에 대한 설명을 요청하자,

전문적이고 깊이있는 토론이었기에 아마도 지쌤이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고

시간있을 때 나중에 따로 설명해주겠다는 대답을 들음.

이후 대학원에서 토론한 내용과 수퍼비전에 대한 설명은 들을 수 없었고,

젊은 선임은 가끔 대학원에서 배운 전문용어들을 언급하며 나의 지적능력을 테스트함.

 

젊은 선임은 방학기간 중 사회복지 현장실습에 대해 이미 다 준비해두었고,

나에게 '출근하는 월요일과 목요일'에 실습생 교육을 맡아달라고 부탁함.

 

실습생들은 내가 젊은 선임의 실습지도자라는 것과

내가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 등록된 실습지도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고,

젊은 선임이 실습 지도자라고 알고 있었음.

어떤 실습생은 나를 '이틀만 나오는 파트타임 직원'으로 알고 있었음을 뒤늦게 알게됨.

 

 

 

 

 

2014년 9월.

첫번째 눈에 띄는 사건 발생.

젊은 선임이 낮병원 회원들과 직원 간 사전논의 없이 단독으로 여름여행 일정 발표함.

 

 

 

 

 

낮병원은 회원, 담당사회복지사, 실습생들과 8월말~9월초는 여름여행, 2월말에 겨울여행을 가고,

전통적으로 목/금에 여행 다녀온 뒤 주말에 쉬어왔었음.

 

왜 사전논의없이 단독으로 9월 중순 월/화로 여행일정을 정했는지 젊은 선임에게 물어보자,

지쌤이 '원장님과 알아서 이야기 하라'고 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원장님과 의논했다고 함.


나는 젊은 선임에게, 병원장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일정과 장소를 정하지 않았을거라 생각하고

젊은 선임이 일정과 장소를 다 정한 상태에서 병원장의 승인을 받았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한 뒤,

여행 당사자인 회원들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하고, 담당 사회복지사들과 논의하는 것이 당연한데

젊은 선임 마음대로 일정과 장소를 다 정한 것은 지나친 월권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말하자,

젊은 선임은 자신의 대학원 개강 때문에 9월초는 정신이 없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고, 

지금까지 목/금에 갔었다면 월/화로 다녀와도 괜찮을거라 판단했다고 답변함.

그리고 병원장의 승인을 받아서, 9월 15~16일 월/화로 숙소예약을 했기에 변경할 수 없다고 함.

또한 예약한 숙소는 젊은 선임이 예전 H기관에 근무할 때 이용했던 곳이라 괜찮다고 함.

 

나는 목요일 오전에 대학원 수업이 있음을 알고 있었기에, 

여행일정을 목/금으로 재변경해서 젊은 선임은 목요일 오전에 수업을 듣고 오후에 합류하면

낮병원 회원들도 실습생들도 혼란스럽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회원들에게 이미 다 공지했고, 병원장에게도 보고했고 승인받았기 때문에 변경할 수 없다고 함.


나는 젊은 선임에게, 여름 실습생들은 낮병원 여름여행이 8월말이나 9월초 목/금으로 아는데,

갑자기 9월 중순 월/화로 통보하면 학생들이 참여하는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 같고,

실습비에서 여행비를 보조할 수 있는데, 학생들에게 회비부담을 가중시킨다고 의견을 제시하자,

젊은 선임은 실습비는 식비로 소진되었고, 여행은 실습생들이 알아서 해결할 문제라고 답변함.


실습비가 식비로 다 소진되었다는 말에 의문이 생겨, 실습비 사용내역을 물어보려다가

이야기가 더 복잡해 질 것 같아 논쟁을 마무리 지음(사용내역을 점검 못한 것이 후회됨).

 

여름 실습생들은 여행 동참을 위해 가급적 목/금을 피해 2학기 시간표를 짰는데,

갑작스러운 공지로 인해 참석이 어려워지는 상황 발생함.


젊은 선임은 실습생들에게 전화로 여행참석을 독려했고, 월/화 수업을 뺄 수 있도록 

각 수업 담당 교수들에게 보낼 '여름여행 확인서'를 여러장 출력해 팩스로 보내는 모습 보임.

실습생 세명 중 한명은 월/화 수업이 많고 편의를 봐주지 않겠다는 교수도 있어서 불참함.

 

결국 젊은 선임이 계획하고 추진한대로 월/화에 낮병원 여름여행 다녀옴.

 

 

 

 

 

2014년 10월~11월.

젊은 선임이 나에게 정신건강교육용 교재를 추천해달라며 도움을 요청함.

나는 사무실에 비치된 교재 몇권을 꺼내어 교재의 특성과 활용방법을 설명함.

내 설명이 끝나자 젊은 선임은 자신도 잘 안다고 말한 뒤,

학기중 실습생을 위한 교재를 추천해달라는 건데 엉뚱한 교재를 보여주어 당황했다며

왜 실습생을 위한 정신건강교육이 필요한지 나에게 설명하려고 함.

그래서 나는 곧바로 지금 이 상황이 불편하다고 말한 뒤, 세가지 이유를 설명함.

 

첫번째, 나는 '정신건강교육용 교재를 추천해달라'는 요청에 응한 것 뿐인데,

내 요청을 다 듣고나서 그제서야 어떠한 요청인지 자세하게 설명하려 해서 무안함.

 

두번째, 마치 나를 말귀를 못알아들은 아랫사람처럼 취급하는 것 같아 당황스러움.

젊은 선임이 누구를 위한 정신건강교육인지 말하지 않은채 교재 추천을 요청했기에,

나는 낮병원 회원 대상의 정신건강교육용 교재를 추천해달라고 순간적으로 판단했음.

 

두번째 이유를 설명하는 중, 갑자기 젊은 선임이 "그렇다면 제 요청을 듣고나서,

낮병원 회원용인지 다른 용도인지 지쌤이 먼저 물어볼 수도 있었잖아요?"라고 반문함.

 

그래서 나는 젊은 선임에게,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을 시간순으로 정리해보았을 때,

이 상황의 시작은 나에게 정신건강교육용 교재를 추전해달라고 요청한 것이었으니

처음부터 젊은 선임이 누구를 위한 교재인지 분명하게 말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거라고 답함.

그러자 젊은 선임은 붉어진 얼굴로 갑자기 말없이 팔짱끼는 모습 보임.

 

세번째, 나는 젊은 선임의 말을 잘못 알아들지 않았음. 

그리고 실습생을 위한 교재라고 말했어도, 나는 방금 전 교재들을 추천할 것임.

 

나는 젊은 선임에게 '사무실에 이미 유용한 교재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

굳이 나에게 질문하고, 답변을 다 듣고나서 당황스럽다고 말하는 이 상황이 불편하다'고 말함.

그리고 나는 잘못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잘못한 것 같은 상황이 발생해 불편하니,

앞으로 도움을 요청할 때는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말하도록 당부함.

그러자 젊은 선임은 붉어진 얼굴로 "네~"라고 마지못해 답하는 듯한 모습 보임.

 

젊은 선임이 계속 나에게 선임으로서 기선을 제압하려고 애쓴다는 생각이 듬.

 

다음날, 한대 뿐인 사무실 컴퓨터와 연결된 마우스가 없어져서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게 됨.

어떻게 된 일인지 내가 물어보자, 젊은 선임은 사용중인 마우스에 이상이 생겨서 버렸고,

자신이 노트북과 함께 갖고 다니는 무선 마우스를 사무실 컴퓨터에 연결해 사용 중이라고 함.

내가 마우스를 갖고 오지 않는 한, 사무실 컴퓨터는 젊은 선임만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 됨.

한달이 지나도록 계속 마우스를 설치하지 않아서, 그때마다 나는 다른 곳에서 문서작성을 했고,

내가 마우스를 사오겠다고 말하면, 젊은 선임은 자신이 구입하겠다며 말하고 조치하지 않음.


나는 결국 컴퓨터를 사용할 때마다 낮병원 맞은 편 병원 부설 상담센터 사무실에 방문했고,

이후 사무실 컴퓨터는 젊은 선임 차지가 됨.

 


 

10월말, 두번째 눈에 띄는 사건 발생.

대학원 수업을 위해 낮병원 프로그램을 마음대로 바꾸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설함.

 

 

 

 

 

 

한달전 젊은 선임이 대학원에서 '수퍼비전'과 관련된 수업을 수강하게 되었는데,

직접 대학생을 실습지도하면서 진행되는 수업이라고 함.

때마침 학기 중 실습을 지원한 여학생이 있고, 내가 나오지 않는 요일에 실습 예정이어서

자신이 직접 실습지도를 맡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통보함.

이미 실습생을 뽑아놓았고, 모두 다 준비해놓은 상태에서 나에게 뒤늦게 알린 것이었음.

 

한달 뒤 낮병원에 붙은 공지문과 시간표를 보니, 화/수 프로그램들이 서로 바뀌었고

낮병원 회원들이 비용을 부담하는 '가족앨범만들기' 프로그램이 개설된 것을 알게 됨.

낮병원 회원들에게 물어보니, 젊은 선임이 공지한대로 따르고 있다 함.

 

이 일에 대해 젊은 선임에게 물어보니, 실습생이 나올 수 있다고 한 화요일에 맞춰

실습생과 둘이 논의해서 '가족앨범 제작'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함.

 

나는 단지 실습생의 편의를 위해, 회원들과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프로그램을 바꾸고

낮병원 회원들에게 재료비 부담을 떠넘기는 것은 문제라고 젊은 선임에게 의견제시함.

그리고 젊은 선임의 대학원 수업을 빠지지 않기 위해 여름여행을 월/화로 바꾸었고,

이번 가족앨범 만들기도 자신의 대학원 수퍼비전 수업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낮병원 회원들과 동료 간의 아무런 논의없이 프로그램을 마음대로 조정하는 것은

선임의 지위남용이자 사회복지사로서의 윤리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의견제시함.

 

젊은 선임은 붉어진 얼굴로 입을 꼭 다문채 다른 곳을 바라보는 모습 보임.

잠시후 눈물을 흘리면서, 선임으로서 자신의 판단에 따라 낮병원 여행일정을 잡았고

가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어서 '가족앨범 만들기'를 준비했으며

이미 병원장에게 보고했고 승인받은 일인데,

뒤늦게 지쌤이 개입해 화를 내면서 다그치니까 당황스럽다고 호소함.

 

그래서 나는 젊은 선임에게 '이곳 낮병원에 오랫동안 근무해온 사회복지사'로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판단했기에 진지하고 차분하게 이의제기한 것이고 

왜 문제라고 생각했고 왜 이의제기 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준 것인데,

어떻게 이것을 '화를 내고 다그치는 것'으로 해석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설명함.

내가 어떻게 화를 내고 다그쳤다고 판단했는지 젊은 선임에게 설명을 요청함.

젊은 선임은 계속 눈물을 흘리며 훌쩍일뿐 아무런 답변도 설명도 하지 않음.

 

기다려도 말이 없어서, 다음부터 낮병원과 관련된 일들은 나와 먼저 논의해주고

충분히 회원들과 의논하고 합의하는 과정을 거쳐주기를 젊은 선임에게 부탁함.

이렇게 나와 회원들을 통해 의견을 나누고 조정하는 단계를 갖게 되면

돌발적인 문제발생을 미리 줄이거나 막을 수 있다고 의견제시함.

 

훌쩍거리던 젊은 선임이 밖으로 나가버리면서 자동으로 대화가 마무리 되었고,

젊은 선임은 다른 직원이 있는 곳에 한참 머물다 오는 모습 보임.


눈물로 대화가 마무리 된 이후, 젊은 선임에게서 이 사건에 대한 언급도 반성도 없었음.

결국 젊은 선임이 계획하고 추진한대로 가족앨범 만들기와 개별 실습지도는 잘 진행됨.

 

어느날 젊은 선임이 인근 H기관에 자주 방문해 기관장을 만나고 온다는 말을 나에게 함.

그 순간 나는 젊은 선임이 낮병원 업무 중에 마음대로 다녀왔을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젊은 선임과 관련된 두가지 기억이 떠올랐음.


첫번째, 이곳 낮병원에 취업하기 전, 젊은 선임은 예전 선임들을 자주 찾아와 상담했었고,

매번 눈물을 닦으며 붉게 부은 눈으로 상담 마치던 모습이 떠올랐음. 

 

두번째, 몇년전 낮병원 인근 H기관에 근무할 때 외근 중 들렀다며 자주 낮병원에 방문해,

직원들과 기관장 때문에 직장생활이 힘들다며 울며 호소했다던 예전 선임의 말이 기억남.

직장이 바뀌어도 젊은 선임은 계속 부당한 일을 당했다며 반복된 호소를 하는 것에 대해, 

예전 선임과 나는 어떻게 하는 것이 보다 도움이 될지 함께 논의했었고,

전문 상담가를 연결해서 좀 더 심도깊은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결정했던 기억이 남.


두가지 기억을 떠올리는 순간, 직원들과 기관장 때문에 힘들었다던 H기관을 찾아가서

그곳 기관장에게 이곳 낮병원 선임으로 일하는 고충을 호소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동시에 내가 젊은 선임을 괴롭히는 '주범'으로 지목되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만약에 대비해 직장 내 증인들을 미리 확보해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병원장은 당시 가정에 안좋은 일이 있었고 그 일로 계속 심기가 나빠서 제외했고,

다른 직원들에게 이번 가족앨범 제작 사건에 대해 설명했으나 모두 관심보이지 않음.

 

다른 직원들 또한 젊은 선임에 대해 나름대로의 불편함을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화나 의견제시를 통해 최선의 해결점을 찾아보려 시도조차 하지 않는 모습 보였고,

서로 문제를 공유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에 대해 협조 의사 보이지 않음.

그래서 페이스북에 낮병원 관련 에피소드를 정리해 올리는 방법을 선택함.

 

 

 

 

 

2014년 12월.

젊은 선임에게 새해가 오기 전에 밀린 서류들을 신경써달라고 부탁함.

그러자 젊은 선임은 밀린 서류 이야기는 더 이상 말하지 않기로 했었다고 반문함.

그래서 나는 젊은 선임에게 늘 사무실에서 다른 일 때문에 바빠 보여 그렇다고 답함.

그러자 자신은 선임으로서 맡은 역할에 충실해왔다며 반박하는 모습 보임.

 

늘 사무실에서 대학원 공부하고 여행계획 세우고 채팅하고 전화통화하는 것에 비해

낮병원 회원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아무런 고민이나 계획도 없는 것 같고,

낮병원 입사 이후 일년 가까이 손대지 않은 젊은 선임의 업무일지와

낮병원에 온지 몇달된 신규회원의 intake가 여전히 작성되지 않은 것을 보면,

역시 젊은 선임은 낮병원 업무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해줌.

 

나는 외부 활동때문에 선임을 맡을 수 없어서, 선임자리를 위임한 것인데

계속 이런 식으로 일한다면 내가 선임자리를 돌려받을 생각도 있다고 설명해줌.

 

젊은 선임은 눈물과 함께 요즘 대학원시험, 석사논문, 결혼준비로 힘들다고 호소함.

 

나는 젊은 선임에게 여러가지 일들로 바쁘게 지내고 있는 줄 몰랐음을 밝히고

여러 일들이 겹쳐서 바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겠다고 위로해주었으나

젊은 선임은 아무런 대답없이 계속 훌쩍이면서 혼자 울기만 하는 모습 보임.

그러다 갑자기 밖으로 나가버리면서 대화가 자동으로 마무리 됨.

이번에도 젊은 선임은 다른 직원이 있는 곳에 머물다 오는 모습 보임.

 

이후 젊은 선임은 '눈물의 호소'때 미리 말했고, 병원장과 사무장과 다 이야기 되었다며 

12월에 계속 조퇴하고 휴가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결혼준비였음.

한주씩 양가에서 주말을 보내기로 했다며 2주동안 목요일에 조퇴해 월요일에 출근했고

결혼하기전 부모님과 마지막 가족여행을 다녀오겠다며 크리스마스 전후로 빠지기도 함.

결혼 외에도 기말시험, 석사논문, 종합시험, 사은회를 이유로 반나절/하루 계속 빠짐

(아래 달력에는 '결혼하기전 부모님과 마지막 가족여행을 다녀온 일정'만 표시함).

 

다른 때는 늘 사무실에 있었는데, 12월은 사무실을 비운 때가 훨씬 더 눈에 많이 띄어서,

병원장이 젊은 선임에게 지나칠 정도로 편의를 많이 봐준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음.

 

 

 

 

 

결국 밀린 10개월치 업무일지를 포함한 여러 서류들을 미뤄둔채 새해 맞이함.

 

젊은 선임의 업무적인 문제에 대해 다른 직원과 논의하고 대책을 마련하려 했으나,

사회복지사끼리 해결할 문제라며 비협조적인 모습보여 계속 페이스북을 활용하기로 함.

 

 

 

 

 

2015년 1월.

병원장, 사무장, 젊은 선임 셋이 모여 병원운영에 관해 회의한다는 말을 전해들었고

병원장도 젊은 선임도 외부인에게 나를 '이틀 나오는 파트타임 직원'이라고 소개함.

병원에서의 나의 역할과 권한이 많이 축소되었고 젊은 선임과 차별받음을 감지함.

 

오랜만에 젊은 선임이 나에게 "지쌤, 고민이 있는데요...." 라며 말을 거는 모습 보임.

설날연휴기간 동안 친구들과 해외여행 가기로 오래전부터 계획했는데

2월 17일(화) 오후 비행기를 타야해서, 화요일 오후를 맡아달라고 나에게 부탁하여 수락함.

 

낮병원 회원 수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있는지 물어보자,

낮병원 회원 문제는 병원장이 알아서 해결하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답변함.

 

겨울여행 계획을 젊은 선임 혼자 세우고 있음을 알게되어 장소를 정했는지 물어보자,

용인에 있는 좋은 펜션을 물색했고 신갈역에서 버스로 30분정도 거리라고 함.

 

낮병원 회원 다수가 서울에 거주하기 때문에, 서울에서 신갈역은 먼 것 같다고 말하니

젊은 선임은 사무장과 이미 다 논의했고 강남역에서 전철로 30분 밖에 안 걸려서

회원들이 각자 신갈역을 찾아오는데 시간도 오래 안걸리고 불편하지 않다고 함.

 

내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할애해 낮병원 회원들과 신갈역에 대해 이야기 나눔.

낮병원이 있는 신촌역을 기준으로 약 1시간 30분정도 가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낮병원 회원 모두 신갈역에 한번도 가본 적이 없었으며, 거리가 부담스럽다는 의견나옴.

회원들과 함께 지하철 노선표를 보면서 신갈역과 자신이 사는 곳과의 거리를 살펴보자,

대부분 집에서 신갈역까지 1시간 반에서 2시간 가량 걸리고 1~2회 환승해야 했음.

낮병원 회원들이 1시간 이상 신갈역을 찾아가야 하는 것에 부담스럽다는 반응 나옴.

 

나는 젊은 선임에게 회원들의 의견을 전달하면서, 신갈역이라는 장소가 너무 낮설고

낮병원 회원 각자 전철로 찾아가기에 피로도와 스트레스가 높아보인다고 의견 제시함.

그리고 강남역에서 신갈역까지는 전철로 50분 가까이 소요된다고 설명해줌.

젊은 선임은 잠시 붉어진 얼굴로 있다가,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다시 정하겠다고 함.

젊은 선임이 신갈역에서 제일 가까이 살고 있음을 나중에 알게 됨.

 

 

 

 

 

2015년 2월.

세번째 눈에 띄는 사건 발생.

설날연휴를 전후로 젊은 선임 혼자 10일짜리 휴가를 만들어 다녀옴.

 

 

 

 

설날연휴를 앞두고 병원장과 나를 포함한 직원들은 수요일 설날연휴를 시작으로

총 5일(18일 수요일부터 22일 일요일까지)을 쉬는데,

젊은 선임만 10일(13일 금요일 부터 22일 일요일까지)을 쉰다는 것을 알게 됨.

 

나는 젊은 선임에게 설날연휴기간을 포함해 어떻게 혼자만 10일을 쉬는지 설명을 요청함.

 

13일(금)은 대학원 영어시험이 있기 때문에 사무장이 업무를 대신 맡아주는 것으로 협의되었고,

설날연휴 전에 출근하는 16일 월요일과 17일 화요일은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잘 조치했다고 함.

 

화요일 오후 출국인 것으로 아는데 왜 월요일부터 빠지는지 젊은 선임에게 설명을 요청하자

이미 병원장과 다 이야기 된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설명하고 싶지 않다고 함.

그렇다면 어떻게 젊은 선임의 10일 휴가가 승인되었는지 병원장에게 직접 확인하겠다고 말하자

월요일은 지쌤이 온종일 프로그램을 담당하니까 이날은 빠져도 괜찮을거라 판단했고

화요일 오전은 미술치료 자원봉사자가 있고, 오후는 지쌤이 있어서 괜찮을거라 판단했다고 함. 

그렇다면 병원장에게도 이렇게 설명하고 월, 화를 빠지기로 한 것인지 내가 물어보자

명절연휴동안 집안 일때문에 월요일과 화요일 낮병원 출근이 어려워질 것 같아서

지쌤이 월요일과 화요일 낮병원 업무를 대신 맡아주기로 했다고 병원장에게 보고했다고 함.

 

나는 설날연휴 기간 중에서 화요일 오후 업무만 젊은 선임 대신 맡아주기로 했을 뿐

월/화 업무를 모두 맡겠다고 한 적이 없다고 말하자, 젊은 선임은 미리 약속했다고 주장함.

나는 업무용 다이어리에 적어놓은 '화요일 오후 출근'이라고 쓴 기록을 보여주고

도대체 무슨 근거로 '하지 않은 약속'을 ' 약속한 것'처럼 주장하는지 설명을 요청하자,

젊은 선임은 '자신이 여행가는 것에 대한 불만' 때문에 이러는 것인지 나에게 되물어봄.

 

나는 젊은 선임에게 '월급받고 일하는 사람'이 출근날 출근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월급은 월급대로 받으면서, 나와 서로 미리 논의한 것처럼 병원장에게 거짓으로 보고하고

월요일부터 화요일 오전까지 하루하고 반나절을 빠지는 것은 '무단결근'이라고 설명해줌.

그리고 낮병원에 정신보건사회복지사가 상주하지 않는 상태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그 책임은 당연히 일차적으로 담당 정신보건사회복지사가 져야한다고 설명해줌.

 

젊은 선임은 낮병원 담당직원이 낮병원에 부재중이면 안된다는 것을 전혀 몰랐기 때문에

외부 자원봉사자에게 화요일 오전시간동안 낮병원을 맡겨도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함.

 

나는 젊은 선임에게 친구들과 해외여행 간다며 화요일 오후 프로그램을 맡아달라 부탁해놓고

병원장에게는 내가 월/화 낮병원 업무를 맡아주기로 했다고 보고한 것은 '허위보고'이고,

젊은 선임이 월요일 오전/오후와 화요일 오전 낮병원 프로그램을 직접 담당하지 않기 때문에

사무실을 비우고 여행가도 괜찮다고 생각한 것은 매우 무책임한 생각이라고 의견제시함.

 

젊은 선임은 "지쌤이 저에게 무책임하다고 말씀하시니 무척 당황스럽네요."라고 말한 뒤,

이미 병원장과 다 이야기된 일이고, 비행기 때문에 월/화에 출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함.

나는 젊은 선임에게 '그렇다면 사실상, 하루 그리고 반나절 무단결근'임을 확인시켜주었고 

내가 하지 않은 말을 했다고 허위보고했기에, 이 사실을 병원장에게 보고하겠다고 설명해줌.

 

무단결근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질것인지 물으니 젊은 선임은 잠시 붉어진 얼굴로 생각하다가,

다음주 설날연휴 월/화는 올해 여름휴가에서 당겨 쓰겠다고 말한 뒤 흐느껴 울기 시작함.

 

지쌤 보다 나이도 많이 어리고 경험도 부족하지만, 선임으로서 잘 하려고 노력하는데,

어쩌다 실수 한번 한 것 가지고, 너무 심하게 대한다며 눈물로 호소함.

 

어떻게 이 일이 실수인지, 내가 어떻게 심하게 대했는지 젊은 선임에게 설명을 요청하자,

젊은 선임은 갑자기 화제를 바꾸어 지쌤이 페이스북에 자신의 이야기를 올린 것을 안다며

지인의 제보를 통해 자신이 이상한 사람으로 묘사된 것을 알고 충격받았다는 말을 함.

지쌤의 글에 신경쓰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자고 생각했지만,

지쌤의 페이스북에서 자신이 이상한 사람으로 묘사된 것 때문에 너무 힘들고 눈물이 난다고 함.

나는 젊은 선임에게 "지금 제가 선생님을 울린건가요?"라고 물어보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자기도 모르게 계속 눈물이 나와서 어쩔 수 없다고 함.

 

혼자 계속 눈물을 흘리며 울다가 갑자기 밖으로 나가버리는 바람에 자동으로 대화 중단됨.

젊은 선임은 다른 직원이 있는 곳에 머물다 오는 모습 보임.

 

눈물로 대화가 마무리 된 이후, 젊은 선임에게서 이 사건에 대한 언급도 반성도 없었음.

결국 젊은 선임은 계획대로 열흘 휴가 다녀옴.

 

 

 

추석연휴가 있는 월요일에 출근하니, 젊은 선임의 카카오톡에 여행사진이 업데이트 됨.

 

낮병원을 비울 수 없었기에, 나는 17일 화요일 아침에도 출근해 사무실과 낮병원 문을 열었고

오전 미술치료를 진행하는 자원봉사자와 인사나눔.

 

다른 직원에게 내가 출근하지 않는 요일에는 젊은 선임이 어떻게 업무하는지 물어보니,

내가 출근하지 않는 화요일, 수요일, 금요일도 젊은 선임의 출퇴근 시간이 불규칙했고

대학원 일이나 집안 일을 이유로 다른 직원에게 업무를 떠맡기고 조퇴하거나 휴가를 냈다고 함.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계속 물어보니, '병원장에게 허락받았다'는 말을 했다고 함.

혹시 병원장과 크로스 체크를 해본 적 있는지 물어보니, 굳이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았다고 함.

 

내가 출근하는 월요일과 목요일에도 근무태만의 모습이 계속 눈에 띄었는데,

내가 출근하지 않는 화요일, 수요일, 금요일은 어떻게 일했을지 예측되면서 한숨이 나옴.

 

나는 곧바로 병원장을 찾아가 면담을 요청했고 젊은 선임이 직원과 병원장을 오가면서

병원장에게는 '다른 직원이 도와주기로 했다'며 직원끼리 미리 이야기 해둔 것처럼 말하고,

다른 직원에게는 '병원장의 허락을 받았다'며 병원장과 미리 이야기된 것처럼 말해서

10일 휴가를 만든 것 같다고 설명했고, 이에 대한 점검이 필요해보인다고 의견 제시함.

 

병원장은 알았다고 짧게 답했고 그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음.

 

혼자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던 중, 젊은 선임의 채팅전용이 되어버린 사무실 컴퓨터 모니터가

내가 앉은 자리에서는 전혀 볼 수 없도록 돌려져 있음을 알게 됨.

 

평소 좁은 사무실에서 한 책상을 두 사회복지사가 공유하면서 마주 보고 앉아 업무를 보는데,

도대체 컴퓨터로 무슨 작업을 비밀리에 했길래, 내가 볼 수 없도록 모니터를 돌려놓았는지 궁금해짐.

 

 

  

 

 

 

 

업무일지를 출력하기 위해 업무용 컴퓨터에 있는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니,

국립서울병원 기간제근로자 채용공고문과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 입사지원서 기록을 목격함.

 

두 기관의 홈페이지에 방문해보니 현재 직원을 모집하는 중이었음.

 

업무일지를 1년동안 미뤄둔채 젊은 선임이 이직을 몰래 준비해온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순간 강력하면서도 오싹한 기분을 느꼈고, 이게 사실이라면 '매우 무책임한 행위'라는 생각이 들었음.

 

 

 

 

 

 

 

업무일지를 출력하던 중, 젊은 선임이 모니터 위에 붙여놓은 '수퍼바이저의 윤리강령'을 읽게됨.

낮병원 실습생을 지도하기 위해 붙인 것 같은데, 1번과 3번 항목이 가장 인상적이었음.

 

'1. 수퍼바이저는 개인적인 이익의 추구를 위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를 읽으면서

젊은 선임은 자신이 만든 세가지 주요 사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해졌음.

 

'3. 사회복지사는 수퍼바이저의 전문적 지도와 조언을 존중해야 하며, 수퍼바이저는 사회복지사의

전문적 업무수행을 도와야 한다'를 읽으면서, 젊은 선임은 나를 '학부 및 대학원 실습 수퍼바이저'로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해짐. 그리고 젊은 선임이 직장 내 갈등해결, 조퇴, 휴가, 여행 등 자신의 편의를 위한 목적 외에 전문적 업무수행을 위해 어떤 도움을 나에게 요청했는지 생각해봄.

 

 

 


 

 

 


업무일지 출력을 마치니, 10개월 가까이 책상 위에 자리잡고 있는 공동논문이 눈에 들어옴.

젊은 선임이 교수, 대학원생들과 공동으로 작성해 작년 5월 어느 학회에서 발표한 것인데,

젊은 선임이 늘 갖고 다니면서 출근 시 논문 옆에 가지런히 놓아두는 '모 여대 다이어리'와 함께 

자신이 소속된 대학원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 한번 더 느껴짐.


 

 

 

 

 

 

책상 위 거울 받침대로 사용하고 있는 젊은 선임의 꽉찬 명함통을 보면서

낮병원에 온지 1년이 되도록 젊은 선임의 명함이 방치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됨.

'나에게 이곳은 12년간 근무하면서 삼십대와 사십대를 보낸 '평생직장'과 같은 곳인데,

젊은 선임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 곳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음.

 

 

 

 

 

젊은 선임의 카카오톡에 올라온 여행사진을 보면서,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을 비교해보니,

젊은 선임에게 낮병원은 '대학원 학비와 여행경비 챙기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음.

 

젊은 선임이 10일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2월 23일 월요일에는 

화장과 옷차림새에 신경 쓴 듯한 모습으로 사전연락없이 늦게 출근했고, 

출근하자 여행후유증으로 몸이 안 좋다며 나에게 뒷일을 부탁한 뒤 곧바로 조퇴함.

 

내 눈에는 혈색도 좋아 보였고 아파보이지도 않았지만, 굳이 어디가 아픈지 묻지 않았고,

특정 만남을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한 듯한 화장과 옷차림새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며,

조퇴 후 어디를 가는지도 굳이 물어보지 않았음.

어떤 말을 해도 결국은 '병원장에게 미리 말했다'로 빠져나갈 것이 뻔하다는 생각이 들었음.

 

병원장은 젊은 선임에게 '10일 휴가'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음.

 

 

 

 

 

2015년 2월 마지막 주 목요일.

젊은 선임이 온지 1년째인데도 여전히 업무일지와 서류들이 방치되어 있음을 재확인함.

 

해외여행을 다녀온 이후 젊은 선임은 내 말에 건성으로 대답하거나 무시하는 태도 보였고,

하루 다섯시간을 채우지 않을 정도로 더 늦게 출근하고 더 일찍 퇴근함.

 

젊은 선임에게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계속 흘러가면 직장을 잃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듬.

 

젊은 선임의 업무상 문제들이 발생할 때마다 즉시 병원장에게 보고하고 싶었지만,

늘 바빠보였고 집안문제도 있어서 병원장의 심기가 불편한 것 같아 계속 주저해왔었음.

 

젊은 선임에 대해 어떻게 병원장에게 보고하면 좋을지 장시간 기도를 통해 방법을 구해본 뒤,

이제는 젊은 선임이 온지 1년이 되었으니 병원장에게 보고해도 괜찮을 시기라고 판단했고

지금의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려면 내가 선임을 맡아 젊은 선임을 이끄는게 좋겠다고 판단함.

 

이메일을 통해 1년동안 관찰하고 목격한 젊은 선임의 문제점을 요약정리하여 보고한 뒤,

내가 낮병원 선임을 맡고 싶다고 병원장에게 의견 보냄.

 

다음날 병원장은 '파트타임 직원에게 선임을 맡길 수 없고, 다른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답장함.

 

젊은 선임에게 금요일 아침 '선임을 맡고 싶다는 의견을 병원장에게 제출했다'고 메시지 보냄.

내가 보낸 메시지에 대해 젊은 선임은 응답하지 않음.

 

 

 

 

 

2015년 3월 첫번째 주 월요일.

다음주 월요일에 출근해보니, 젊은 선임이 평소와 다르게 일찍 출근해있었고

1년 넘게 미루었던 젊은 선임의 업무일지가 대부분 채워진 것을 확인함.

한가지 펜과 특정 필체로 대충 급히 갈겨써서 채워넣은 것이 한 눈에 들어옴.

젊은 선임은 그동안 미룬 서류들을 최대한 써놓았고 조금만 더 채우면 된다고 설명함.

젊은 선임이 나의 메시지를 받은지 삼일만에 1년치 서류를 작성한 것에 놀랐음.

 

병원장은 나와 젊은 선임을 호출했고, 사무장 참관하에 나를 쳐다보며 둘 다 짜를거라고 함.

 

병원장은 '두 사회복지사를 신경써야 하는 것'에 대해 강한 불만과 불쾌감을 표현했고

둘 다 성인이기 때문에 낮병원에 대해 어떠한 간섭도 싫은 소리도 하지 않았다고 말한 뒤,

작은 목소리로 '그렇다고 잘 했다고 칭찬한 적도 없지만...'이라는 말을 혼자 중얼거림.

 

1년동안 함께 일하는 것을 지켜보니 아무래도 두 사람은 서로 잘 안 맞는 것 같고

돌아오는 3월 25일 월급날까지 둘 다 지켜볼테니 그동안 서로 사이좋게 잘 지내보라고 함.

 

병원장이 찾아보겠다고 했던 또 다른 방법이 '둘 다 짜르는 것'을 파악한 순간,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병원장이 물어보아서 나는 "지금 그만두고 싶습니다."라고 말함.

그러자 병원장은 "지선생님에게 처음으로 충고하는데, 신중하세요."라고 함.

나에게 무엇을 왜 신중하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이 글을 쓰는 지금도 잘 모르겠음), 

어쨌거나 나는 신중하게 처신하겠다고 병원장에게 답했고, 3월 25일까지 계속 일하기로 함.

젊은 선임은 병원장 앞에서 전혀 눈물의 호소를 보이지 않고 침착한 모습 보임.


젊은 선임의 지위남용과 업무태만이 언급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아무 말 없이 넘어감.

병원장은 평소처럼 여전히 바빴고, 두 정신보건사회복지사들을 지켜보지 않음.

 

 


 

 

2015년 3월 19일.

사이좋게 잘 지내보라는 말을 들은지 17일만에 병원장은 젊은 선임을 호출하여 

다음주 수요일 25일까지 근무하라고 해고통보했다고 함. 

병원장은 인근 H기관에 젊은 선임을 대신할 사람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고, 

나에게 직접 해고통보 하기도 전에 나를 대체할 낮병원 직원모집을 인터넷에 미리 공고함

(이 사실은 3월 21일 토요일, 나를 병원 근처로 호출한 병원장이 해고통보하면서 설명해줌).


알고보니 젊은 선임이 한때 근무했었고, 젊은 선임이 자주 찾아갔던 인근 H기관의 기관장은

H기관에서 십년넘게 근무했고, 그 기관의 회원 다수가 병원장에게 진료를 받기 때문에,

병원장과 기관장은 서로 오랫동안 알고 지냈고, 낮병원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함.

문득 H기관장은 젊은 선임을 통해 전해들은 나의 이야기를 병원장과 공유했을거라는 생각이 듬.

 

아래 사진에 보이는 최근 프로그램 시간표에서 월요일, 목요일 프로그램은 내가 진행해온 것임.

'만성 정신질환에 대한 심리적 이해와 경험이 있는 분이면 더 좋지만,

배우고 적응할 의지가 있다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합니다'라는 문구를 보면서,

낮병원과 정신보건사회복지사에 대한 병원장의 마인드를 파악할 수 있었고,

'소모품'이라는 단어가 떠오름.

 

 

 

 

 

 

 

 

2015년 3월 21일.

갑작스럽게 병원장 호출받아 토요일 오후에 병원 방문. 

병원장은 돌아오는 이틀 뒤 월요일이 월급날이니, 이날 하루 근무하고 병원을 그만두라고 함.

 

이틀전 목요일 인터넷에 올린 직원모집공고는 나를 대체할 직원을 구인한 것이었고,

새로운 선임은 인근 H시설의 시설장에게 대신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다 함.

 

병원장이 나를 해고하는 이유는 '누가 선임으로 들어와도 간섭할 것이기 때문'이고,

미소를 지으며 '그만둘 생각하는 거 다 알고 있었고, 이제 독립할 때가 왔다'고 말했으며.

또한 '사회생활 하다보면 나이와 경력이 많아도 자신의 지위에 맞게 일해야 하고,

앞으로 무슨 일을 하던지 자신의 지위에 맞게 처신하라'는 충고를 추가로 해주었음.

 

평소 의사소통 없던 병원장이 '정직원/파트타임 직원' 운운하고 차별하는 모습,

'누가 선임으로 들어와도 간섭할 것이기 때문'에 나를 해고한다는 말, 

'자신의 지위에 맞게 일하고 처신하라'는 말의 의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니,

젊은 선임이 일년간 머물면서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유추해볼 수 있었음.

 

'그만둘 생각하는 거 다 알고 있었고, 이제 독립할 때가 왔다'는 발언에 대해 생각해보니,

작년과 올해 일방적이고 지시적으로 진행되었던 낮병원 CPE(임상목회상담)를 보며

기독교인이자 정신보건사회복지사로서 양심과 윤리적 문제 때문에 무척 불편했기에

낮병원을 그만두고 독립할 생각이라고 누군가에게 말했던 기억이 떠올랐음.

 

낮병원 담당 직원으로서 CPE의 불편함을 공유한 사람은 젊은 선임 밖에 없었는데

내가 낮병원을 그만두고 독립할 생각을 해왔음을 병원장이 어떻게 아는지 생각해봄.

 

그리고 몇년전 이 병원에 '사진을 전공한 여성'이 남편의 명을 받아 '센터장'으로 등장해 

낮병원 업무에 간섭하고 지시했던, 다시는 기억하기 싫은 불쾌했던 에피소드들이 생각났음.


병원장 지시대로 어쩔 수 없이 '센터장님'이라 부르고 인사해야 했던 센터장 덕분에

'낙하산'과 '족벌주의'라는 단어의 의미와 문제점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고

센터장의 간섭을 조금이나마 더 피하기 위해 정직원에서 파트타임으로 전환했는데,

개인이 운영하는 중소기업 같은 소규모 병원이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음.

 

마찬가지로 내가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해고통보와 충고를 일방적으로 듣는 것도

한 개인이 운영하는 중소기업 같은 소규모 병원이기에 가능한 일이고,

부당해고라고 생각했지만, 이런 취급을 받으면서 머무를 이유는 없다고 판단함.

 

결국 '이렇게 계속 흘러가면 직장을 잃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적중한 것 같음.

 

 

 

 

 

2015년 3월 23일.

해고통보 받은 이틀 뒤, 월요일에 마지막으로 출근함.

 

눈도 마주치지 않고 인사도 받지 않은채 원장실로 들어가는 병원장의 뒷모습을 보며,

이곳에서 12년간 일해온 시간들이 순식간에 정리되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었음.

 

젊은 선임이 차분한 말투로 지샘이 오늘까지 근무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낮병원 회원들과의 작별인사'와 관련해 구체적인 작별방법을 나에게 제시함.

나는 '월요일은 내 담당이니, 내 방식대로 회원들과 작별인사를 나누겠다'고 밝힘.

 

이심전심 시간에는 낮병원 회원들에게 오늘이 마지막 출근임을 알리고 작별인사 나눔.

갑작스러운 퇴직 소식에 놀라거나 우는 회원에게 우회적으로 설명하느라 불편했지만,

어쨌거나 서로의 추억을 회상하며 '만남과 이별'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가짐.

마지막 리더십역할극 시간에는 내가 진행했던 레크리에이션 게임 중 재미있었던 것을 

투표로 뽑은 뒤 함께 웃고 즐기는 것으로 회원들과의 프로그램을 마무리 지음.

 

나는 평소처럼 낮병원 회원들과 인사 나누면서 그 동안의 만남을 마무리 지었고,

오후 5시쯤 마지막으로 낮병원을 한번 둘러보고, 불끄고 문 잠근 뒤 모든 열쇠를 반납함.


 

 


외국영화나 드라마에서 큰 박스를 들고 떠나는 실직자의 모습을 떠올리며 모든 짐을 챙겨서

평소 머물렀던 병원 부설 상담센터 사무실에 갔고, 스마트폰에 있는 병원직원들의 연락처를 삭제함. 

 

젊은 선임이 상담센터 사무실로 찾아와 낮병원 회원들과 어떻게 작별인사했는지 물어보아서

요약 설명해주니, "참 잘 하셨어요."라고 나를 칭찬한뒤 차분하고 다정다감하게 당부의 말을 함.

특히 '지쌤은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해도 열심히 잘 할거라고 믿는다'는 말과

페이스북에 올린 자신에 대한 글을 다 지워달라고 한 마지막 말이 인상적이었음.

마지막으로 더 할 말이 있는지 물어보아서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짧게 답함.


오후 6시를 확인한 뒤, 조용히 퇴근함.

 

세번째 선임(젊은 선임)과 약 1년동안 함께 근무하고 해고당함.

1년동안 젊은 선임은 업무태만, 지위남용의 모습을 보여왔으면서

정규직 아닌 정규직 직원, 직장상사, 갑으로서 나를 대했다고 결론 내림.

 

 

 

 

 


마지막 퇴근 후 젊은 선임의 개명전후 이름으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젊은 선임이 최근에 다녀왔다고 말했던, 일하기 힘들다고 호소했던, H기관 옛 홈페이지가 검색됨.

젊은 선임의 짧은 자기소개 글을 읽으니, 내가 1년동안 경험했던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떠올랐고

젊은 선임은 1년동안 자신을 활용해 사회에서 만난 나를 변화시켰다는 생각이 들었음.

앞으로도 끊임없이 무얼 배우고, 무엇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지 궁금함.

 

 

 

 

 

<내용요약>

내가 실습지도했던 띠동갑 연하 대학원생을 선임사회복지사로 영입후 다양한 문제발생.

문제 해결을 위해 내가 개입할 때마다, 주로 '눈물의 호소'를 통해 넘어가려는 모습 보임.

1년동안 선임의 지위를 함부로 남용하고 태만하게 근무하는 모습이 계속 관찰되었기에,

병원장에게 보고하고 선임을 맡겠다고 건의하자, 사이좋게 지내지 않는다며 모두 해고함.

 

 

 

 

 

<앞으로의 계획>

사회복지사윤리강령을 염두하면서, 이야기&드라마치료 연구소에 전념하겠음.

 

 

 

 

 

<후기> 

*  이 글은 내가 해고당한 과정을 젊은 선임의 '세가지 사건'과 연결한 부끄러운 기록임

 

*  문제를 제시할 때마다 젊은 선임은 자신의 언행을 '실수였다' 말하고 넘어가려거나 

   나와 주위 사람들에게 '눈물의 호소'를 했을 뿐, 반성도 사과의 말도 들어본 적 없었음.

   병원장이 젊은 선임의 지위남용과 업무태만에 대한 언급을 내 앞에서 하지 않았기에

   젊은 선임은 주요 사건들에 대해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음.

   어쩌면 내가 선임으로 대해주지 않는 것에 대해 어이없고 분해서 울었을 수도 있고, 

   나를 '일과 학업과 휴가를 방해하고, 해고당하게 한 가해자'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음. 

   O대 대학원을 다녀보니 비싼 등록금에 비해 수준이 별로 였다고 했던 말을 떠올리며,

   명문대 출신이 아닌 나에게 실습지도 받고 일년간 함께 일하느라 고생많았을 것 같음.

   다음에는 최고 명문대나 대학원 출신의 훌륭한 동료와 수퍼바이저를 만났으면 함.

        

*  해고당하고 난 다음, 뒤늦게 젊은 선임에 대한 제보들과 소식들을 듣게되어 불편했음.

   1년동안 병원 프린터기가 혹사당했고, 대량출력물로 병원업무가 지체되기도 했다고 함.

   퇴직 후 병원에 전화해 사무실에 있는 짐들을 택배로 보내라고 한 것도 인상적이었고

   몇달전 12월은 결혼준비로 바쁘다고 했었는데, 이미 헤어졌다는 제보도 인상적이었음.

   해고 전/후 두 사회복지사의 모습을 통해 누구의 말이 옳았는지 알겠다는 말도 전해들음.

 

*  오랫동안 서로 알고 지냈던 사람과의 갑작스런 이별은 충격이 될 수도 있음.

   나는 늘 낮병원 회원들에게 자원봉사자나 실습생들과의 '만남과 이별'에 대해

   단계적인 절차를 밟으면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해왔는데, 병원장의 갑작스러운 해고조치는

   낮병원, 낮병원 회원, 직원에 대한 병원장의 마인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함.

   나는 12년간 근무했던 낮병원에서 갑자기 해고 당하게 되면서,

   준비되지 못한 이별을 경험시키게 되어 낮병원 회원들에게 무척 미안하고 안타까웠고

   이런 이별을 내가 직접 하도록 결정한 병원장에게 가장 큰 아쉬움을 느낌.

   그리고 내가 12년간 낮병원에 근무하면서 여러 직원들의 송별회와 환영회를 보았는데,

   송별회없이 직장을 그만둔 직원은 나와 젊은 선임이 처음임.

 

*  병원장의 조언(신중하라 -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신중하라는 것인지 설명 듣지 못함),

   충고(자신의 위치에 맞게 처신하라 - 병원장은 젊은 선임과 마찬가지로, '사회복지사의

   수평적 의사소통', '사회복지사 수퍼바이저와 수퍼바이지의 관계'를 잘 모르는 것 같음.

   그리고 몇년전 '센터장 에피소드' 당시, 나의 반발에 대한 유감을 함께 표현한 것 같음),

   해고 이유(누가 선임으로 들어와도 간섭할 것이기 때문 - 12년간 세 선임과 일하면서,

   앞서 두 선임들은 사전논의없이 선임의 지위를 이용해 낮병원 여행일정과 프로그램

   시간표를 뒤바꿔 가면서 일방적으로 회원들에게 공지한 적 없었음. 해외여행을 위해

   다른 직원들을 이용/활용하거나 병원장에게 허위보고하면서 무단결근한 적도 없고,

   업무일지를 1년간 방치한 적도 없었음. 어떤 정신보건사회복지사가 낮병원 선임으로

   오게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왜 내가 간섭할 거라고 단정적으로 예측하는지 의문임. 

   아무리 병원장이 '정신과 전문의'와 '목사'라는 사회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 해도, 

   직원이자 평신도인 나에게 '간섭' 운운한 것은 인격적인 모욕임)는 부적절해 보임.

 

*  나는 사회복지사이자 동료로서 더 이상 개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기에,

   12년간 낮병원 정신보건사회복지사로 근무하면서 처음으로 병원장에게 이메일을 통해 

   1년간 지켜본 '동료 정신보건사회복지사의 문제점'에 대해 요약정리해서 보고했고, 

   누적된 문제해결과 회원유치를 위해 낮병원 선임을 내가 맡고 싶다고 의견을 보냈음.

   그런데 병원장은 삼자대면도 하지 않았고, 함께 진지하게 논의하는 기회도 갖지 않은채,

   두 사회복지사가 사이좋게 지내지 않은 것을 유일한 문제로 제시하며 책임을 물었음.

   '사이좋게 지내는 것'을 유일한 해결방법으로, '해고'를 유일한 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30대와 40대 '성인'인 두 정신보건사회복지사에게 부적절하고 부당한 대처라 할 수 있고,

   2주뒤 두사람에게 일방적으로 해고통보한 것도 부적절하고 부당한 조치라고 생각함. 

   또한 해고통보 전, 나를 대신할 직원을 미리 모집공고한 것도 부적절하고 부당함.

 

*  낮병원을 담당하는 젊은 선임이 태만하게 근무하고 마음대로 행동한 것에 대한 책임은

   젊은 선임의 유일한 상관이면서도 제대로 지도/감독하지 않은 병원장에게 있음.

   둘 다 성인이라는 이유로 낮병원에 대해 간섭도 싫은 소리도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내가 보았을 때 평소 직원들과 의사소통이 적었던 것에 대한 구차한 변명으로 보임.

   젊은 선임은 병원장과 직원들 사이에 내부 의사소통이 많지 않는 점을 파악했고

   서로 '크로스 체크' 하지 않는 점을 이용해 최대한의 편의를 챙겨온 것으로 사료됨.

   병원장은 늘 '다 알고 있다'고 말해왔는데, 젊은 선임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 궁금함.

 

*  나는 낮병원에 고용되어 병원장들에게 다양한 언어폭력을 일방적으로 받아왔는데,

   해고시기에 받은 언어적 폭력들이 12년간 받아왔던 폭력 중 가장 강력했다고 생각함.

   해고통보를 받으면서 들었던 해고사유와 원치않는 조언도 강력한 언어폭력이었지만,

   해고통보 후 병원장이 했던 말들('그만둘 생각하는 거 알고 있었고, 독립할 때가 왔다',

   '우린 다시는 안 볼 그런 사이가 아니다', '언제든지 낮병원에 놀러와도 좋다)은

   일방적이고 어이없는 해고통보를 받은 나의 입장에서 최고의 언어폭력이었음.

   병원장이 그런 말 한 적없다고 주장하면, 해고통보 때 즉흥적으로 했던 말이었을 듯...

 

* 나는 낮병원이 누구나 쉬어가고 도움받는, 성경 속 로뎀나무 같은 곳이기를 바랬었음.

 

* 내가 떠나고, 병원의 자물쇠들이 교체되었다는 말을 전해들음(나는 잠재적 도둑인가?).

   낮병원 회원들, 목사 겸 병원장, CPE 실습생으로 낮병원에 다시 나타난 사모 겸 센터장, 

   내가 사회복지사2급 실습을 지도했고 해고당한 뒤 정체를 알게된 사모의 형부 겸 사무장, 

   그리고 그 외 직원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정신보건사회복지사이자 개신교인으로서 

   내가 12년간 일했던 낮병원을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인 듯함.

 

*  젊은 선임이 퇴직 후 곧바로 '이직 준비가 의심되었던 곳'에 취업했다는 소식들음.

   지경주에게 실습지도를 받았고 낮병원에서 일하다 그곳으로 이직한 사람이 있는지

   그곳에 근무하는 지인들에게 문의하니, 최근 입사한 정신보건사회복지사 중에서

   나에게 실습받았거나 낮병원 근무경험을 언급한 사람이 없었다는 답변을 들음.   

   해고당한 뒤, 준비된 직장으로 곧바로 이직할 수 있는 것도 뛰어난 능력인 듯...

 

*  젊은 선임은 내 생애 유일한 사회복지 학부/대학원 실습지도를 받은 학생이자,

   1년이라는 시간동안 함께 근무한 최연소 선임 사회복지사로서,

   실습수퍼바이저인 나에게 '지경주선생님', '지선생님', '지쌤'의 호칭변화를 보였고,

   직권남용, 업무태만, 직면회피와 관련된 풍부하고 생생한 사례를 제공해주었고,

   기관내부의 허술함을 잘 파악해 개인적인 편의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병원장이 서류점검하지 않는 것을 알고 최대한 미루었다가 떠넘기고 떠나려했으며,

   12년간 일한 직장에서 내가 해고당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맡은 유일한 사람이면서,

   앞으로의 행보가 늘 궁금한, '지경주가 목격한 최고의 사회복지사'로 기억될 것 같음.

 

*  개명한 젊은 선임이 명문여대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취득해 새로운 인생을 산다해도,

   자신의 부적절한 언행을 부정/부인하고 감추면서 과거에 대한 반성과 반영이 없다면,

   노출된 문제는 반복될 수 밖에 없고, 근처의 누군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생각함.

   결국 자신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사람은 클라이언트라고 생각함.

 

*  이 일을 통해 '작고 가냘픈 외모, 실수, 눈물'에 관대하면 역으로 당할 수 있음을 배움.

   그리고 평소 동료들과 크로스 체크하지 않으면 이를 이용해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하고

   자신이 만들어 놓은 문제를 슬그머니 다른 사람에게 떠넘겨 대신 해결하도록 만들고

   자기자신이나 직장동료가 '하지 않은 언행을 한 것'처럼 조작도 가능하면서

   가해자가 피해자로, 피해자가 가해자로 바뀌는 독특한 심리게임 상황을 배울 수 있었음.

   그리고 사회적 위치의 상승에 따라서 사람의 됨됨이가 보다 더 잘 보일 수 있다는 것과 

   정신보건과 관련된 분야는 학벌과 머리로만 일할 수 없는 영역임을 또 다시 배웠고,

   왜 사회복지사윤리강령이 필요한지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음.

   내 자신을 위해서라도 앞으로 더 언행에 주의하고 사회복지사윤리강령을 준수해야겠음.

 

*  이 글은 해고되기까지 독특한 경험을 한 나, 그리고 누군가를 위한 기록이기도 함. 

 

 

 

 

 

 

 

  모 명문 대학원 입학과 동시에 'O대'인의 자부심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을 A선생에게. 

 

 

  A선생 덕분에 저는 큰 변화를 겪었고 사람에 대한 또 다른 배움의 기회를 깊이 있게 가졌습니다.

  또한 연구소를 정식 등록해 독립하고 '심리적 게임 대처하기'라는 강의도 할 수 있게 되었지요.

 

  저는 변화와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준 A선생과 병원장에게 고마움을 표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제가 고마움을 표할 대상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맞게 곧바로 대처하고 적응한 제 자신과

  갑작스러운 변화를 맞이한 저를 이해해주시고 지지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분들입니다.

 

  저는 7월부터 A선생이 곧바로 이직한 그곳에 사회극을 진행하러 자주 방문했었습니다. 

  A선생이 저를 학부/대학원 실습수퍼바이저로 대할지, 부하직원으로 대할지 궁금하기도 했고,

  인사를 나누고 싶기도 했는데 아쉽게도 마주칠 기회가 계속 없었네요. 많이 바쁘셨나 봅니다.

 

  A선생이 상대해온 정신과의사, 명문여대 대학원 동기, 명문여대 대학원 교수와 비교해보았을 때, 

  명문대를 나오지 않은 제가 A선생에게 얼마나 가치있고 의미있는 존재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자신이 걸어온 길을 늘 되돌아보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이것을 '반성과 성찰'이라는 상징적인 단어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문득 A선생이 '상담 덕분에 나를 돌아볼 수 있었다'며 상담을 권유한 기억이 납니다.

  밀린 업무일지에 대해 이야기던 중에 갑자기 A선생이 상담을 권유해 당황했었습니다. 


  지금까지 정신보건전문요원으로 일하면서 저에게 상담을 권유한 동료는 A선생이 유일하고,

  저에게 지도받았던 수많은 실습생들 중에 저에게 상담을 권유한 실습생도 A선생이 유일합니다.

  A선생의 상담권유는 '자신의 근무태만에 대한 부적절한 대처반응'이라 생각하는데 어떠신지요?

  갑자기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유한 이유에 대해, 여전히 저는 A선생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A선생이 받았다는 그 상담은 저와 예전 선임이 논의한 것임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을지 모르겠지만, A선생이 저에게 했던 말을 이제 되돌려주고 싶습니다.

  "상담 덕분에 자신을 잘 되돌아보았다면, 반성과 성찰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옛 직장 홈페이지에 남겨둔 과거의 흔적이 좀 더 수정되고 보완되어,

  전문가라는 이유로 사회에 있는 사람에게 원치않는 변화를 이끌거나 강요하지 않으며,

  자신의 언행을 늘 점검하는 정신보건사회복지사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 이야기&드라마치료 연구소장 지경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