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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그리고 공부

사회복지실습과 차별

나는 12년간 근무한 직장에서 '정신보건분야에 관심있는 사회복지학과 학생'이라면

누구나 내가 일하는 낮병원에 실습지원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내가 실습에 좀 더 적극적으로 관여하게 되면서 실행에 옮겨왔다.

 

나는 20대 후반에 사회복지를 공부했다.

그리고 내가 졸업한 학교는 사회복지사를 배출한지 얼마되지 않았기에(나는 4회 졸업생이었다),

사회복지분야에서 이제 막 이름이 알려지는 중이었고

학교 수업 중에 '정신보건사회사업론'이 없어서 실습이나 수련을 받는데 불리했었다.

또한 나는 대학원생이 아니라는 이유로 특정 병원에서 사회복지실습을 받을 때도,

동일한 특정 병원에 정신보건사회복지사 수련생으로 지원하려고 문의했을 때도

노골적이고 차별적인 발언을 들었던 '차별받은 당사자'였기에,

적어도 내가 실습생을 선발하고 지도하는 입장에서

어쩔 수 없는 학교의 환경, 출신학교, 나이로 인한 차별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당시 선임 사회복지사도 내 의견에 공감하고 동의했기에,

낮병원에 근무중인 두 정신보건사회복지사가 함께 논의해 실습생을 결정했었고,

30~50대의 실습지원자들이 낮병원에서 실습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2년뒤에 온 다음 선임사회복지사, 일명 '젊은 선임'은

실습지원자들의 서류를 보면서 출신 학교의 네임밸류와 나이를 따지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실습 중에도 보여주어서 인상적이었다. 

 

자신이 현재 재학중인 대학원 기준으로 학교의 네임밸류를 엄격하게 따진다면,

선임사회복지사가 학부졸업한 학교의 후배도 이곳에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본인도 10년전 내가 일했던 낮병원에서 실습 받을 당시 나이가 많다고 했었는데,

실습을 지도했던 내 입장에서는 제때 입학했던 재수를 했던 20대 초반의 대학생일 뿐이었다.

 

당시 지원자 중에 선임사회복지사 기준의 네임벨류있는 특정 학교 출신의 학생이 없었기에,

학교로 인한 차별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4년제 대학 출신의 젊은 학생으로만 선별한 뒤,

단독으로 개별면접해 실습생을 결정했다는 말을 선임사회복지사에게 두번이나 전달받았다.

 

나는 선임사회복지가가 단독으로 실습생을 결정했고,

나에게 뒤늦게 이 사실을 통보한 것에 이의를 제기하고 항의했었다.

서류심사에서 탈락된 학생 중에서는 자기소개서를 통해

정신보건사회복지사에 대한 관심과 의지와 준비된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학생도 있었는데...

 

젊은 선임은 실습생 선발과 관련해 두번에 걸친 나의 이의제기와 항의를

'나이많고 학벌낮은 부하직원의 간섭'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9년전 이 병원에서 어떻게 실습받게 되었고 어떻게 무사히 실습을 마쳤는지를 알았다면,

독단적으로 실습생을 선별하지 않았을지도...

 

12년 근무했던 낮병원에서 해고당한 이후 더 이상 실습지도를 할 수 없게 되었지만,

나이와 출신 학교에 상관없이 사회복지실습받을 조건이 되고 정신보건에 관심있다면

누구나 차별받지 않고 정신보건관련 실습지에 지원할 수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갑자기, 1년동안 실습생에게 받은 실습비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갑자기 궁금하다.

그러고 보니 예전 선임들에게는 실습비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설명을 들었는데...

실습생 한명당 10만원, 내가 기억하는 실습생은 총 1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