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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치료

강서필낮병원 심리극

 

 

 

 

2015년 12월 14일 월요일 오전에 있었던 강서필 낮병원 심리극을 떠올리며.

 

 

낮병원 심리극 담당이 자리를 하루 비우게 되어 내가 대신 진행했다.

 

자발적으로 주인공이 된 회원은 고개를 살짝 숙인채 올려다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나의 말을 인지하는데 약간의 어려움이 있어 보였다.

 

나는 밝은 표정을 유지하면서

주인공이 내 말을 이해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어휘를 점점 쉬운 단어로 바꿔가며 반복설명을 시도했다.

처음에는 10번의 시도 중 2번은 대화가 이루어져 다행이었고,

마무리 때는 10번의 시도 중 5번은 대화가 이루어져 기뻤다.

 

주인공은 낮병원을 계속 다닐지 다른 낮병원을 다닐지 고민을 표현했는데,

아버지로 나온 회원은 아직 아들이 상태가 안좋아서 이곳에 더 다녀야한다고 했다.

그러자 주인공은 그것은 아버지의 생각이고, 나는 옮기고 싶다고 말했다.

 

의사로 나온 회원은 주인공의 입장을 이해하고,

주인공이 원하는대로 여기 낮병원을 종결하고 다른 낮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주인공은 다른 낮병원도 한번 경험해보고 싶고,

종결을 결정해주어 고맙다고 의사를 맡은 회원에게 인사했다.

 

주인공은 이 시간이 연극하는 시간이니까 이런 고민을 연극해 본 것일 뿐,

이곳 밖에 시간 때울만한 곳이 없는 상황이 자신의 현실이라고 했다.

그리고 평소에는 토요일과 일요일만 쉬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낮병원을 나와서 시간때우면 되지만,

앞으로 다가올 크리스마스 연휴 때는 금, 토, 일을 쉬어야 해서

찜질방에서 3일을 때워볼까 계획중이라고 했다.

 

주인공에게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서 어떤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은지 물어보자,

주인공은 돈을 뜯어내면 기분이 좋다고 했다.

 

나는 관객들에게 한번씩 나와서 주인공에게 용돈을 주는 척 하면서

각자 액수를 정해 주인공에게 알려주도록 부탁했다.

 

천사백원에서 시작해 만원, 이만원, 오만원, 십만원, 이십만원, 오십만원이 등장했고

주인공은 높은 액수의 돈이 나오면 눈을 크게 뜨며 환호성을 질렀고

높은 액수를 외친 분에게 감사인사를 했다.

 

비록 실제로 돈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주인공은 5분만에 관객들에게서 백만원 넘게 용돈을 받았고

연극적인 방법으로나마 많은 돈을 받아보니 기분좋고 재미있다고 했다.

 

심리극을 마무리 지으면서 관객들은 낮병원을 계속 다니는 것에 대해 자신도 고민한다고 했고,

자신의 적성도 살리고 돈도 벌기 위해 낮병원에서 직업재활프로그램도 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환자의 의사를 의사들이 존중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소감도 들었고,

재미있게 보았다는 소감도 들었다.

 

한시간 가량 진행된 심리극을 통해 하고 싶었던 말을 안전하게 표현해보기도 하고,

내가 아닌 누군가의 역할을 맡아 그 사람의 언행을 최대한 묘사하면서 그 사람을 느껴보고,

주인공과 관객이 서로 교감하고 공감하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