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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드치연구소

어느 기관에 보내는 이드치연구소장의 의견

<심리극 진행을 외부 전문가에게 맡긴, 어느 기관에 보내는 이드치연구소장의 의견>

 

 

외부 전문가를 초빙하여 병원에서 몇개월동안 심리극을 진행해본 결과, ‘대상자들이 심리극을 수행하기에 기능적인 문제가 많다는 의견을 심리극 진행자가 제시한 것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을 올립니다.

 

 

 

1. 심리극을 폐지하고 다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특정 기관에서 몇개월동안 어떤 대상자들을 상대로 심리극을 진행해본 결과, 대상자들이 심리극을 수행하기에 기능적인 문제가 많다'는 결론을 심리극 진행자가 내렸다면, 진행자의 의견을 반영하여 심리극을 폐지하고 대상자의 기능을 감안한 다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리극은 집단의 호응에 맞춰 진행된다면 무척 역동적이고 재미있는 집단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상자들이 심리극을 수행하기에 기능적인 문제가 많다고 진행자가 판단했다면, 굳이 대상자들에게 맞지 않는 프로그램을 시행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강사료를 지출하면서 심리극을 진행하는 거라면 '프로그램 비용의 효율'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제가 병원에 근무하면서 집단 프로그램 진행자를 인적자원으로 관리했던 정신보건사회복지사로서 드리는 의견입니다.

 

 

 

2. 대상자들의 기능적인 문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정 기관에서 몇개월동안 어떤 대상자들을 상대로 심리극을 진행해본 결과, 대상자들이 심리극을 수행하기에 기능적인 문제가 많다'는 결론을 내렸다면, 대상자들이 정말 심리극을 수행하기에 기능적인 문제가 많은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관 측에서는 '심리극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동기''대상자들이 심리극을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하게 된 기능적인 가능성'에 대해 심리극 진행자에게 설명하고, 의견을 나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정 대상자의 독특한 특성에 대한 이해없이, 자칫 외부에서 온 심리극 진행자의 개인적인 판단으로, 대상자들의 기능이 함부로 평가절하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제가 1991년부터 심리극을 경험해왔고, 다양한 대상자들과 함께 '심리극을 통한 만남'을 가졌던 경험자로서 드리는 의견입니다.

 

저는 의사소통이 가능한 아동, 청소년, 성인, 장애인 집단을 대상으로 일회성이 아닌 1개월 이상 진행된 심리극을 목격해왔는데, 심리극에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대상은 소수였습니다. 정말 기능적인 문제가 심하거나, 심리극 진행자에게 방어기제나 불필요한 심리게임을 보이거나, 연극적인 방법에 정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저는 심리극을 진행하면서 다음 기준에 따라 대상자들의 기능을 판단해왔습니다.

 

1) 진행자와 대화할 수 있는 능력

2) 심리극과 현실을 구분하는 능력

3)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능력

4) 장면과 역할을 설정하고 수용할 수 있는 능력

5) 상대방을 특정 역할로 대할 수 있는 능력

6) 나 아닌 다른 역할을 맡아 연기할 수 있는 능력

 

 

 

3. 진행자는 그동안 어떤 노력을 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정 기관에서 몇개월동안 어떤 대상자들을 상대로 심리극을 진행해본 결과, 대상자들이 심리극을 수행하기에 기능적인 문제가 많다'는 결론을 심리극 진행자가 내렸다면, 진행자는 그런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담당직원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심리극 진행자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심리극 진행자의 역량을 점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정 기관에서 정기적이고 장기적으로 심리극을 진행할 경우, 저는 대상자들에게 심리극의 개요와 기법에 대해 반복설명하고 언제든지 질문하고 답변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심리극을 관찰하면서 떠오르는 생각과 느낌을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개인차는 있습니다만 충분히 관찰하고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다보면, 자연스럽게 심리극을 통해 표현하고 싶은 욕구를 보여주는 대상자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다른 참가자와 비교해보았을 때, 기능이 낮다고 판단되는 참가자들은 개인의 의지에 따라 엑스트라 역할을 맡게하여 심리극에 흥미도 갖고 자기표현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진행하기도 합니다.

 

저는 심리극 참가자 누구나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와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심리극 진행자는 심리극에 참가한 대상자들이 안전하게 자신의 욕구를 표현할 수 있도록 늘 최선의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심리극에는 'processing(과정추적)'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심리극 교육집단에서 훈련을 위한 심리극을 진행할 경우, 전체 진행과정의 최종단계에 해당됩니다. 저는 직원들을 위해 과정추적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몇몇 기관에서 직원들에게 심리극 진행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의도적으로 과정추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과정추적을 통해서 진행자는 주인공과 관객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설명하고 진행에 대한 반성과 반영을 설명할 수 있다면, 심리극이 왜 이 병원에 필요하고 왜 자신이 심리극을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당성을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이야기&드라마치료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소장으로서 드리는 의견입니다.

 

진행자가 주인공과 관객을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항목은 지금 이 순간 일곱가지가 생각납니다.

 

1) 대상자들의 독특한 특성을 숙지하고 있는가?

2) 심리극 진행에 변수가 될만한 상황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가?

3) 대상자들과 담당직원에게 심리극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았는가?

4) 대상자의 특성을 고려하거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여 진행해보았는가?

5) 담당직원에게 대상자들에 대한 정보나 조언을 요청했는가?

6) 심리극 진행시 주인공과 관객을 존중했는가?

7) 주인공의 욕구를 얼마나 파악하고 반영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