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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치료

보조자아에 대한 추억과 반감

 

 

 

심리극의 창시자 모레노가 등장하는 1940년대 동영상을 감상하던 중, 모레노와 함께 활동하는 보조자아가 소개되는 장면을 보았다.

 

순간, 집단따돌림을 경험했던 20년전 기억이 떠올랐다. 인터넷이 대중화 되기 전 이었다.

 

정통 싸이코드라마를 배웠다는 자칭 전문가들이, 디렉터와 보조자아로 구성된 우리 심리극 팀을 향해 멸시와 조롱을 보냈다. 그리고 전문 보조자아 활용은 반칙이라고 했다. 동료들과 함께 야유를 받기도 했고, 개별적으로 '밥맛'이라는 말을 들기도 했다.

 

정통 싸이코드라마를 사사한 그들의 스승은 전문 보조자아를 활용하지 않았다

 

70년전 동영상에 등장하는 사이코드라마 창시자 모레노는 훈련된 보조자아를 활용했고, 젤카 모레노는 남편의 전문 보조자아로 동참했다. 모레노 부부는 내가 멸시와 조롱을 받기 50년전쯤 이미 반칙을 했다.

 

그들 중에서 어느 누구도 ‘다름’을 인정하지 않았고 사과한 적 없었다. 정통 싸이코드라마를 배웠다던, 상담을 배웠다던, 참만남을 말하던 그들이어서 인상적이었다.

 

그들은 나에게 좋은 모델이 되어주었다.

 

하나 더! ego라는 단어는 '자아'로 해석하는데 아무 이상없기에, 앞으로도 나는 auxiliary ego를 '보조자아'라고 계속 부르겠다. 특정 권위자를 따라 유행타듯 ‘보조자’로 부를 이유가 없다.

사진 속 맨 앞 줄에 젤카 모레노가 앉은 것으로 기억한다. 남편은 심리극을 진행하고, 부인은 보조자아로 함께 했으니, 대한민국의 어느 심리극 권위자의 주장에 의하면 모레노 부부는 반칙을 행했다.

 

20년전, 나와 내가 속한 심리극팀을 향한 자칭 정통사이코드라마 전문가들의 공격적인 태도에는 ‘스승의 영향’이 강했으리라 생각하고, 당시 대한민국 최고의 심리극 권위자가 ‘연예인과 공동으로 심리극 작업한 것’에 대한 개인적인 반감이 투사된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여전히 ‘배우와 전문 보조자아에 대한 반감’을 목격할 수 있다. 한 개인의 반감이 확산되어 다수의 강한 신념으로 굳어졌다고 생각한다.

 

어느 심리극 권위자의 주장에 의하면, 한국형 사이코드라마에서 '훈련된 보조자아'는 부적절한 존재다.

 

모레노 부부에게 물어보면 어떤 답이 돌아올까?

 

아담 블레트너의 번역서를 읽어보면, 훈련된 보조자아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어떤 역할은 역할연기 경험이 있는 사람이 연기를 할 때 최선이라고 했다. 동의한다.

 

내가 아는 대한민국 최고의 심리극 권위자는 두 사람이다. 한 사람은 연예인과 공동으로 심리극 작업을 시도했고, 다른 한 사람은 그 작업에 강한 반감을 갖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굴절되고 변형된 나만의 드라마치료'을 전파한 것에 책임지지도 수습하지도 않는 것 같다. 그리고 이들이 전파한 굴절되고 변형된 특정인의 드라마치료를 ‘한국형 드라마치료’로 정의하는 것은 부적절해보인다. 또한 내 눈에는 대한민국 안에서 무소불위의 사회 권력을 이용하여, 모레노의 이름으로 권위자 행세 하는 사람으로 보일 뿐이다.

 

"누구를 위한 심리극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