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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치료

관객석의 주인공

 

2019년 3월 7일 기록.

 

사진은 2주전 아내가 찍어준 아이와 나의 모습.

조금씩 방법을 바꿔보면서, 아이에게 편안한 최선의 자세를 찾아본다.

또 다른 ‘지경주식 맞춤 휴먼 서비스’라는 생각이 든다.

 

어제 있었던 심리극, 그리고 한사람을 떠올려본다.

어제 심리극은 특별한 주인공 선정 없이 두 회원의 양가감정을 다루어보았다.

그리고 음성증상을 만나보는 시간을 겸했다.

모두가 한번씩 주인공 의자에 앉아,

주인공의 양가감정을 대신 표현해보기도 했다.

그는 주인공의 마음이 되어, 왜 산책을 해야 하는지 주인공을 설득했다.

다른 참가자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대사량이 짧았지만,

지금까지 기억에 의하면 그는 평소보다 길게 말했다.

그는 말이 적었다.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네”였다.

마주칠 때마다 내가 먼저 말을 걸었고, 대화가 한번 이상 진행된 적 없었다.

그가 여러 프로그램 중에서 심리극을 선택했고, 계속 참여한 것은 의미있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그는 ‘관객석의 주인공’이다.

그는 맨 뒤 구석자리를 선호한다.

그는 상대적으로 표현 강도가 조금 낮아보일 뿐,

다른 참가자들과 마찬가지로 상황에 맞는 적절한 표정을 보여주었다.

아주 가끔 짧게 볼 수 있는 그의 자연스러운 미소는 마치 난꽃처럼 귀하고 소중하다.

 

어젯밤 공익신고 결과를 읽어 보고, 아이에게 어떤 아버지가 될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문득 그가 아버지 이야기를 꺼냈던 때를 떠올려보았다.

나는 그에게 어떤 심리극 진행자가 될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

 

그는 조금씩 단역배우로 조연배우로 동참하기도 했고,

짧게 주인공 경험도 해본 적 있기에,

언젠가 무대 위의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안전하게 다루어볼 기회가 오리라 믿는다.

 

심리극 경험을 통해, 그가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힘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