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13일.
아이의 우는 모습을 보면서, 어제 소아과 방문으로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사가 요란한 소리가 나는 석션기를 사용해 콧물을 제거하면서, 의사가 강제로 두팔을 잡아 당겨 몸을 일으키면서, 의사가 강제로 엎드리게 하면서, 양쪽 다리에 한번씩 예방주사를 놓으면서, 아이는 크게 울었다.
연이어 일어난 스트레스 상황이었고, 아이를 진정시킬 기회가 없었기에, 아이에게 누적된 스트레스가 걱정되었다.
귀가 후 갑자기 아이가 우는 모습이 계속 관찰되었다. 하루가 지난 오늘도 그랬다.
저녁에 잘 잠들었다 싶었는데, 한시간도 지나지 않아 갑자기 깨었고, 처절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이의 울음이 가슴 아프게 느껴졌다.
아내와 장모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나만의 방법으로 아이의 긴장완화와 수면을 유도해보았다.
아이가 자신의 두손을 꼭 쥐고 두 팔을 흔들면서 울어서, 나는 아이의 두 손을 살짝 잡아주었고 아이를 바라보면서 부드럽게 이름을 불러주었다. 그리고 이름과 함께 "괜찮아"를 함께 말했다.
울음을 다시 터트리는 주기가 길어진 것을 확인한 뒤, 아이를 품에 안았다.
오른손으로 아이의 엉덩이를 받치고, 왼팔은 아이의 머리를 감은 뒤, 왼손으로 아이의 왼손을 살짝 잡아주었다. 다행히 아이는 곧바로 잠이 들었다.
가끔 아이가 잠에서 깨면서 나의 손을 꼭 잡는 것이 감지되면, 아이가 내 손을 꼭 잡은 힘만큼 다시 쥐어주면서, 내가 함께 있음을 아이에게 인지시키려고 시도했다. 다행히 아이는 다시 잠들었다.
30분 가량 아이를 안고 서있는 동안, 서서히 아이의 무게가 두 팔에 전해졌다. 아버지로서 내가 감당할 삶의 무게 중 극히 일부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26년전, 신병훈련소 연병장 땡볕에서 30분 동안 K2 소총을 들고 '돌려쳐 자세'로 서있던 때에 비하면, 지금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마흔 후반에 만나게 된 귀한 wanted baby이고, 다른 부모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아이와 함께 할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지금 이 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아이를 안은지 30분이 지나고, 아이가 잠에서 깨지 않는다는 판단이 들어서 침대에 눕혀보았다. 아이는 잠에서 깨지 않았다.
나는 아이를 향해 낮은 목소리로 “예쁜 우리 아기. 아빠가 지켜줄게. 잘 자~”라고 말했다.
아이가 또 깨면, 같은 방식으로 계속 긴장완화와 수면을 유도해보겠다고 아내에게 말했다.
무조건적인 부모의 사랑을 가슴 깊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준, 내 아이가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