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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금목걸이 이야기

 

 

 

8개월 전에 14년간 착용했던 금목걸이를 잃어버렸었다.

올해 초, 국립서울맹학교 연극치료 수업을 위해 공무원채용신체검사를 받던 중

엑스레이 촬영을 위해 잠깐 벗어놓은 이후로 보이지 않았다.

 

어머니께서 갖고 계셨던 여러 금붙이를 녹여서 나를 위해 만들어주신 것이라,

소중하게 간직해왔었고 늘 나와 함께 했었기에 아쉬움이 컸다.

며칠전 내 방에 처박혀있던 겨울바지를 세탁하기 위해 주머니를 살펴보다 목걸이를 찾았다.

엑스레이 검사를 위해 목걸이를 푼 뒤 바지 주머니에 잘 넣어두었나보다.

주머니를 뒤지며 애타게 찾을 때는 안 나타나더니...

그래도 다시 나에게 돌아와주니 고마웠다.

다시 내 목을 감싸고 있는 목걸이는 마치 '난 항상 여기있었어!'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리고 며칠 뒤, 기억 한구석에 두었던 한 사람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그 사람은 십년전 나에게 진로에 대한 도움을 요청했고, 결국 다른 길을 찾아 떠났었다.

그때 나는 하루 빨리 좀 더 안정되기를, 사람들에게 상처받지 않기를 기원하며 떠나보냈었다.

 

지금은 안정을 찾은 것 같고 열심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

언젠가 기회되는대로 그 사람의 십년을 들을 예정이고, 나의 십년도 이야기 할 예정이다.

그러고 보니 나는 십년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잠시 생각해본다.

 

'그래, 이만하면 나름 열심히 살아왔지...'

 

어머니가 주신 금목걸이를 되찾은 기쁨에 감사하고,

좋은 소식을 갖고 다시 연락해온 사람이 있어 기쁘고 반갑다.

 

 

* * * * * * * * * *

 

며칠 뒤 십년만에 다시 만난 사람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과거 기억과 기억 속의 사람들'에 대해 함께 정리해보고,

'지금 먹고 사는 일'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으며,

'각자 열심히 살았고, 앞으로도 열심히 살면서 서로 응원해주자!'로 마무리 지었다.

열심히 살자! 열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