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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우체국에서

 

 

 

 

 

 

 

1.

절판된 저서(연극치료 워크북)를 구입할 수 없는지 요청한 분이 있었다.

때마침 전 직장에 비치해두었던 것이 있는데, 헌책이지만 괜찮다면 보내주고 싶다고 했다.

헌책을 받기 원해 등기로 발송했는데, 며칠 뒤 우편물이 오지않았다는 말을 들었다.

보관해두었던 영수증을 꺼내어 우체국에 문의해보니

지금 서대문우체국에 보관중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처음 등기로 배달된 우편물은 수령인이나 가족들이 부재중이어서 아파트 관리실에 맡겨두었고,

며칠동안 찾아가지 않아 다시 우리집으로 반송되었다고 한다.

우리집으로 반송된 우편물은 여러번 방문하였으나 부재중이어서 서대문우체국에 보관중이라고 한다.

왕복차비와 반송료 1630원을 계산해보니, 등기비용보다 더 많이 나왔다.

게다가 이 책을 받기 위해 예정에도 없는 두시간을 보내야했다.

나는 이 책을 오프라인을 통해 다시 전달할 생각이다.

그리고 이 책을 받는 분에게 오늘 일을 설명해줌으로서,

그만큼 더 이 책을 잘 활용해달라고 부탁할 것이다.

 

2.
우편물을 수령하기까지 약 15분정도 접수창구에 선채로 기다리면서,

직원들의 모습을 관찰해볼 수 있었다.

한산한 수령창구에는 두명이 근무하도록 되어있었는데 점심시간이어서 한명이 자리를 비운 것 같았다.

여직원 혼자 민원인과 긴 통화를 마치고 나의 민원을 접수하는데 또 전화가 왔다.

여직원이 내 업무를 맡느라 전화를 받지 않자,

건너편 테이블에 있던 조금 더 높은 지위에 있는 듯한 남직원이 여직원을 살짝 째려본 뒤

짧게 한숨을 쉬고 전화를 받았다.

남직원은 통화를 빨리 마무리지었다.

내가 아까 들었던 여직원의 대응과 비교했을 때 능숙하고 깔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여직원이 내 우편물을 검색하는데 어려움이 있는지, 남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또 다시 남직원은 여직원을 살짝 째려본 뒤 짧게 한숨을 쉬고 접수장구로 건너왔다.

남직원은 말없이 여직원의 컴퓨터 모니터와 내 영수증을 번갈아보더니 키보드를 두드렸다.

그러자 여직원이 "아! 내가 엉뚱한걸 검색했구나!"라고 외쳤고, 남직원은 조용히 자기 자리로 건너갔다.

순간 또 다른 민원인이 수령창구에 왔고 여직원은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이때 또 전화가 오자, 남직원은 역시 여직원을 살짝 째려본 뒤 짧게 한숨을 쉬고 전화를 받는다.

인상적이었다.

살짝 째려보고 한숨 쉬는 것은 대인관계에서는 불필요해보인다.

하지만, 이 행위는 마치 자동차를 운전하기 전 시동을 거는 것과 같이

여직원을 도와주기 위한 준비과정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