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전 저녁, 홈텍스를 통해 마감시간 직전 부가가치세 신고를 마쳤다.
그리고 이드치연구소 운영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잠이 들었고 꿈을 꾸었다.
몸이 잘 움직여지지 않았고 말하는데 시간이 걸린 것으로 보아 나에게 장애가 있는 것 같았다.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친척들이 넓은 탁자에 모여 앉아 중요한 일로 회의하는 것 같은데,
함께 앉아있지만 소속감이 느껴지지 않았고 나는 초대받지 않은 사람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열띤 이야기를 주고 받는 동안,
나도 발언권을 주장하는데 내 목소리는 작고 아무도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나는 두손을 간신히 모아서 힘겹게 머리 위로 올린 뒤, 탁자를 향해 내리쳤다.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았고 나는 사람들에게 무언가 말했다.
사람들이 내 말을 끝까지 듣지 않으려 하자, 나는 그들에게 한마디 했고 곧바로 꿈에서 깼다.
꿈을 꾸었다는 생각이 들자 곧바로 마지막에 했던 말부터 시작해,
어떤 꿈을 꾸었는지 최대한 기억나는대로 기록해보았다.
"내가 왜 이 세상에 태어났는지 모르겠지만,
나를 위해 일해서 먹고사는 사람도 있고,
내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도, 내가 지금 말하고 싶은 것도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나는 지금 말하고 싶어요."
만약 꿈이 계속 이어졌다면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어제 장례식에서 만난 어떤 분에게
계속 '선생님께서 제가 초대한 자리에 함께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말을 반복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분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힘이 될만한 사회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도 아니고
능력을 갖춘 사람도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분의 가능성을 믿고 반복해서 말했다.
살다보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사람도 있고,
슬픔을 주는 사람도 있고, 좌절과 분노를 주는 사람도 있는등,
이 세상 사람들은 어쨌거나 나와 다양한 영향력을 주고 받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영향력을 어떻게 '공존'을 위한 힘으로 전환할지가 나에게 주어진 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인에게 받은 영향을 좀 더 긍정적이고 의미있게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싶고,
나의 존재만으로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줄 수 있다면 좋겠다. 오늘 하루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