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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그리고 공부

이기적으로 생각해본 우리나라의 재난대처 능력

 

 

 

나를 기준으로 이기적인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다.

 

'내가 빨리 재난상황에 처한 당사자를 만나 심리적 골든타임에 개입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의 재난대처 능력은 뛰어난 수준이다!'

 

다수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재난상황에서 내가 공식적인 절차를 밟을 경우, 얼마나 신속하게 도움이 필요한 당사자를 만날 수 있을까?

 

나는 병원 안팎으로 정신건강교육, 상담, 집단프로그램을 진행해온 정신보건전문요원으로 12년째 활동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전 내가 겪은 현실은 '자원봉사 지원 대기자'였다.

 

곧바로 현장에 투입되거나 초빙/초청받는 지인들을 보면서, 내가 인지도 높은 사람이거나 현장에 나를 아는 사람이 있었으면 대상자를 보다 빨리 만날 확률이 높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를 검증받기 위한 규칙들과 당사자를 만나기 위한 절차들로 인해 제때 투입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흐지부지된 대구, 뒤늦게 투입된 태안, 선택받지 못한 평택, 그리고 까다로운 규칙과 절차로 포기했던 안산의 경험을 떠올리며, 나에게 주어진 길을 열심히 가는 것으로 그곳에 대한 아쉬움을 계속 달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