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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그리고 공부

36년전 5월 18일

36년전 오늘, 1980년 5월 18일.

 

지리산 가까운 경남 진주에서 국민학교 2학년 학생이었던 나는 TV와 신문에서 제시한 '광주사태'라는 상징적인 단어로 그 사건을 처음 인식했다.

 

1991년 한 대학선배의 설명을 통해 '광주사태'는 누군가의 시점이 반영된 의도적인 표현임을 알았지만, 십년이 지났고 먼 곳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왜 선배가 울분을 토하는지는 이해할 수 없었다.

 

1991년에서 25년이 지난 지금, 광주사태라는 표현은 시대착오적인 죽어버린 단어가 되었다. 나는 1980년에 광주에서 일어난 말도 안되는 학살을 가슴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들을 늘 추모하고, 어떻게 수많은 사람을 죽이도록 결정한 사람을 아직까지 찾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고, 반드시 학살을 명령한 사람을 찾아내 벌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다.

 

사건이 발생했고 수많은 죄없는 사람들이 죽었는데, 왜 책임자는 없고 시간은 계속 흘러가는가?

 

이미 내가 살면서 목격해온 '시간끌기 의도'가 보이는 수많은 사건들(위안부, 세월호, 옥시 사건 포함), 역사교과서 왜곡,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행복'이라는 단어가 역설적으로 느껴지는 복지정책들이 지금까지 계속 발견해온 힌트다.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희생자와 가족들은 평생 죄인으로 을로 살아야 하고, 가해자와 주변 인물들은 계속 기득권을 누리며 갑질하면서 같은 하늘 아래 뻔뻔하게 살아가는 것이 내가 처한 현실이다.

 

적응하며 살아야 하는 현실이 아니라, 반드시 개선해야 하는 현실이다. 나는 최소한 내 삶과 내 생활 반경 내에서 현실 개선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해 계속 힘쓰겠다. 이 글은 나의 결심을 나타내는 증거다.

 

나의 경청과 공감은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한번 더 다짐하는 2016년 5월 18일 아침에,

지경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