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에 감사한 마음으로 신문지 놀이를 즐겼다.
오늘 만난 아이는 약먹기가 지겹고 싫어서 며칠전 아침 약을 안먹다고 한다. 결국 마지막 시간에 선생님에게 한마디 말을 듣고 책상과 의자를 뒤집어 엎었다고 한다.
보호자는 나에게 아이를 혼내달라고 부탁했다. 아이는 나의 시선을 피했다.
보호자를 먼저 귀가조치한 뒤, 나는 아이의 후회를 확인했다. 책상과 의자를 사람 없는 곳을 향해 엎었음을 확인했다. 평소 무언가 부셔버리고 싶은 생각이 든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신문지를 갖고 노는 것 만으로도 분노가 일시적으로 해소되고 재미있는 놀이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아이는 찢어진 신문지를 자발적으로 잘 정리했다. 나는 아이에게 손씻기를 부탁했다. 아이는 손을 씻지 않았다. 아이에게 ‘비누로 손씻기’를 부탁하고 뒤에 서서 지켜보았다. 연습이 필요해보였다.
나는 아이의 양 소매를 걷어주었다. 그리고 충분히 손에 물을 묻히게 했다. 비누를 두 손 안에 넣고, 지금보다 조금 더 천천히 손을 움직여 비누를 돌리면서 거품을 내보도록 했다.
한번 더 반복해보니, 비누도 깨끗해졌고 아이의 손도 깨끗해졌다.
아이는 비누칠 연습을 처음해본다고 했다. 나는 아이에게 나중에 어른이 되어, 아이들에게 혹은 자녀에게 잘 가르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이는 결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아이를 만나는 기간만이라도, 친절한 어른으로서 아이의 사회기술에 도움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