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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치료

강서필병원 심리극 - 2016년 1월 28일

1월 28일에 진행했던 강서필병원 심리극을 생각해보며.

 

첫번째 심리극에서는 자발적으로 한 여성이 주인공이 되었고,

술과 관련된 자신의 가면과 이중성에 대해 다루어보고 싶어했다.

 

주인공이 원하는 방향에 맞춰 심리극을 진행하던 중, 주인공은 술에 취해 기도하던 자신의 모습과

이러한 모습을 주정으로 정의한 가족들의 발언에 대해 자책했다.

 

나는 주인공에게 "술에 취한 상태에서도 주님을 부르셨고 주님을 찾으셨네요."라고 말해주었다.

그 순간 주인공은 눈물을 글썽이며,

"맞아요, 술에 휘둘려 사는게 너무 힘들어서 저도 모르게 주님을 찾았어요. 맞아요..."라고 대답했다.

 

주인공의 외롭고 쓸쓸한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마무리는 내가 제의한 장면을 진행해보는 것으로 했다.

 

나는 주인공에게 울타리와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물어보았고,

주인공은 자녀와 부모와 형제를 뽑았다.

 

나는 주인공과 함께 논의해 대역을 뽑아서 대역 주인공 주위로 대역 가족들이 울타리처럼 둘러싸게 했다.

보조자아 한분을 술로 의인화해서 주인공을 유혹하도록 했고 주인공에게 다가가도록 하자,

가족역할을 맡은 환자들이 자발적으로 몸을 움직여 주인공을 보호해주었다.

주인공은 대역 주인공 뒤에 서있다가 울타리에 합류해 술의 접근을 몸으로 막았다.

 

나는 주인공에게 주인공은 '술 주'자가 들어간 주님이 아닌,

'주인 주'자가 들어간 주님이 되어 주인공을 지켜달라고 부탁했고,

주인공은 대역주인공 뒤에 서서 술을 향해 접근금지를 선포했다.

 

주인공은 상징적인 장면을 통해 가족과 종교의 든든한 울타리를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진행도중 술 때문에 입원하게 된 사연을 자발적으로 말씀해주신 분,

처음 심리극에 참여했고 구경만 하고 싶다고 했지만 주인공의 요청에 곧바로 가족역할을 맡아주신 분,

나의 요청에 곧바로 주인공의 마음이 되어 공감의 말씀을 해주신 분,

조용히 주인공의 연기를 지켜보고 고개를 끄덕여주시기도 하고 박수쳐주신 분,

이 자리에 함께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했다.

 

두번째 심리극에서도 자발적으로 한 여성이 주인공이 되었다.

주인공은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했고, 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주인공의 이야기가 반복된다는 판단이 드는 순간,

나는 주인공이 했던 말 중에 인상적인 단어를 언급하며 좀 더 설명을 요청했다.

주인공이 말하고 싶은 것은 크게 두가지였는데, 이것은 '망상'이라고 취급될 수 있는 내용이었다.

 

20년이 넘도록 정신과병원을 전전해온 주인공을 위해 어떻게 연극적인 방법을 적용해야할지 고민했다.

 

'결혼'과 관련된 당사자와는 현실적인 사회적 역할에 맞게 현실적인 대화를 하도록 진행했고,

'천사'에 대해서는 '만약 내가 천사가 된다면'이라는 주제로 진행해보았다.

주인공은 내가 구체적으로 설정한 장면에 맞게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대부분 주인공의 두서없는 이야기로 진행되다보니 극진행은 짧았다.

하지만 관객들이 주인공에게 함부로 비난/비판하는 발언을 하지 않아 감사했고,

주인공이 만족감을 표현해 감사했다.

주인공이 나에게 인사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어서 감사하다고 말해주어 감사했다.

 

정신과환자 대상의 심리극을 진행하면 종종 망상을 다루게 되는데,

이때마다 '어느 선까지 망상을 다루어주어야 할지' 고민한다.

그리고 이 고민은 나에게 늘 배움의 기회가 된다.

 

이번 두번의 심리극은 주인공 모두 자발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말해주었다.

그리고 참가자 모두 주인공의 이야기를 잘 경청하고 주인공의 연기를 잘 지켜봐준 덕분에

주인공은 '안전한 연극'을 경험할 수 있었고

참석하신 분들은 감정이입을 통해 '안전한 투사'를 경험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주 심리극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