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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그리고 공부

정신장애인의 정보격차와 학습격차

*** 아래는 대학원 수업 중에 정신장애인의 정보격차와 학습격차에 대해 짧게 올린 의견입니다 ***



재활과 치료보다는 예방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원격교육을 활용한 예방사업을 구상하고 있었습니다만,  이번 13주차 수업을 듣고나서 정신장애인들의 정보격차와 학습격차에 대한 관심이 보다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직장에서 만나는 정신장애인의 주된 병명은 정신분열로서, 이들은 학습의욕의 문제, 학습환경의 문제, 학습과 유지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정보격차와 학습격차의 불이익을 겪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신장애로 인해 나타나는 대표적인 문제가 ‘의욕이 없는 것’인데, 메슬로우의 이론에 의거해 설명한다면, 의식주와 관련된 먹고 놀고 자는 것과 같은 하위적인 욕구를 추구하는 것에는 집착을 보일 정도로 의욕이 넘쳐보이지만, 자아실현과 관련된 보다 상위적인 욕구에는 관심이 없거나 의욕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정신장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의 관점에서 이들을 본다면, '허우대는 멀쩡한데 왜 저렇게 게을러...?'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나마 학습의 기회가 생겼다고 해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 사소한 실수로 인한 자책감, 문제해결에 집중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미리 떠올리며,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학습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컴퓨터를 접할 수 있는 곳이 한정된 사람도 있고, 컴퓨터를 다루는데 도움을 줄 사람이 부족하거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꾸준히 학습을 시도해보지만, 갑작스러운 기분변화, 망상, 환각등과 같은 증상들이 학습 집중과 유지를 방해하는 변수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정신장애인들에게 무조건 학습을 강조하거나 강요할 수는 없지만, 학습에 대한 강한 욕구를 갖고 있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개입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이는 정신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투입은 있으나 산출은 거의 없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점을 감안하고 정신장애인들의 사회복귀와 적응을 돕는 것이 저와 같은 정신보건전문요원의 역할이고, 제가 할 수 있는 일 중에 하나가 바로 정신장애인의 정보격차와 학습격차를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학습에 대한 반복된 좌절에 대해 위로하고 재도전을 지지/격려하는 '간접적인 지지자의 역할'만을 해왔지만, 이제부터는 반복된 좌절을 감소시키는 방법을 찾아보면서, 학습의욕을 갖고 있는 정신장애인에게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범위 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