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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그리고 공부

미지의 동굴에 들어갈 준비 되었습니까?

2019년 10월 7일, 웰페어이슈에 기고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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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이드치연구소를 운영하는 정신건강사회복지사 지경주입니다.

 

저는 이야기치료와 드라마치료를 연구하고 활용하면서,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다 보니,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 선거에 나오실 분들의 '이야기'에 관심 많습니다.

 

저는 선거 기간 동안 모든 후보들의 공약, 자기소개, 홍보문을 읽어봅니다. 그리고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으로 선출된 분의 칼럼, 기고문, sns 글, 신문기사를 읽어봅니다. 또한 후보였을 때 제시했던 이야기들과 협회장 활동이 잘 연결되는지 검토합니다. 사적인 이익을 배제하고, 공약을 최대한 이행했고, 사회복지사들의 권익을 위해 일했으며, 회원들과 잘 소통했다면 훌륭하게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의 임무를 완수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분을 '영웅'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하지만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고,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사회복지사들의 권익에 관심 없었으며, 회원들의 불만과 이의제기를 무시했다면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의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인물을 미리 예측하고 대처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이런 인물이 '전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 직함을 내세워, 사회복지 분야의 영웅을 자칭하고 자화자찬의 신화를 구축하지 못하도록,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화, 영웅 그리고 시나리오 쓰기'는 제가 문예창작을 전공하면서 재미있게 읽은 책 중 하나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크리스토퍼 보글러는 현재 할리우드에서 활동 중인 신화와 할리우드 내러티브 패턴의 전문가이고, 장편영화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의 참고서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영웅의 여행'을 주제로 신화와 영웅을 다룬 시나리오가 어떤 흐름을 갖는지 설명합니다. 크리스토퍼 보글러가 제시한 영웅의 여행 과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주인공은 일상에서 모험의 소명을 받습니다. 주인공은 정신적 스승을 만나게 되어 자신의 소명을 받아들이고, 첫 관문을 통과하면서 영웅의 길을 걷게 됩니다. 주인공은 여러 시험을 치루면서 협력자도 만나고 적대자도 만납니다. 영웅은 미지의 동굴 안으로 들어가 가장 깊은 곳으로 진입하면서 시련을 겪습니다. 시련을 이겨낸 주인공은 보상을 받습니다. 마지막으로 귀환 도중 한 번 더 시련을 겪으면서 최고의 영웅으로 부활하게 되고 영약을 갖고 귀환합니다. 멋진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들을 이 과정에 맞춰 보면 어느 정도 일치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한국사회복지사 협회장 후보들을 각자 특정 사회복지 영역의 소영웅으로 묘사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사회복지사로서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으로서 소명을 받았는지, 정신적 스승은 누구였는지, 첫 관문은 무엇이었는지, 사회복지사로서 어떤 인생 시험들을 치렀는지, 어떤 협력자를 만났고 어떤 적대자를 만나서 어떻게 관계를 유지하고 처신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자칭 사회복지사, 자칭 사회복지 대부, 빈약한 이야기를 가진 사회복지사, 자화자찬으로 가득한 사회복지사, 풀리지 않은 의혹을 오해로 일축하는 사회복지사, 불분명하고 불투명한 이야기가 많은 사회복지사는 보다 면밀한 검증이 필요합니다.

사회복지사로서 살아온 이야기가 검증되지 않는 사람은 사회복지사를 대표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영웅의 여행 과정' 중 중간단계에 해당되는 '미지의 동굴 안'으로 들어갈 준비가 된 사회복지사만이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의 임무를 잘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차기 한사협 회장님! 사회복지사들과 함께 미지의 동굴 안으로 들어가, 사회복지사들을 위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시련을 겪을 준비 되었습니까?

 


http://www.welfareissue.com/news/articleView.html?idxno=2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