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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드치연구소

소시오드라마(사회극)에 대한 생각

이십년전 김유광선생님의 지시로 계요병원 사이코드라마팀과 함께

'일렉트라'라는 이름의 소시오드라마를 준비해 고등학생들 앞에서 공연한 적이 있는데,

내용도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연극이었다.

나는 이 연극이 오리지널 소시오드라마인 줄 알았고

소시오드라마는 사이코드라마와는 또 다른 어려운 연극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사회복지학과 학생이 되어서는

몇몇 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서 소시오드라마를 공연하는데

특정 학교 소시오드라마 팀에 속한 학생들 중에는

자신이 마치 소시오드라마 전문가인냥 말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였던 기억이 난다.

그 학생들은 졸업 후 어디에서 소시오드라마 전문가로 활동하는지 궁금하다.

 

십년전 Antonina Garcia 덕분에 사회복지학과 학생들 사이에 알려진 소시오드라마는

대부분 '김유광식 소시오드라마'임을 알았다.

즉, 김유광식 소시오드라마는 단지 '소시오드라마'라는 이름을 빌린 연극이었던 것이다.

 

그분의 시도는 나름 의미있지만,

내가 보았을 때는 '인터넷과 외국과의 교류가 없던 시대'에 '연극을 좋아하는 의사'에 의해

왜곡된 드라마치료 기법들이 전래되었다고 생각하고,

그때 전래받았던 분들에 의해 그 후유증을 지금도 계속 체험하는 중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소시오!'라는 명칭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사람도 마주치고,

나에게 대본없이 어떻게 소시오드라마를 혼자 진행하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마주치고,

내가 하는 소시오드라마는 불안정한 즉흥극이라고 구분짓는 사람도 마주친다.

 

나는 지금 심리극, 사회극, 역할극으로 먹고 산다.

나는 김유광식 소시오드라마를 소시오드라마로 인정하지 않는다.
김유광식 소시오드라마는 연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