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4일에 진행했던 인천삼산종합사회복지관 드라마만들기를 떠올리며.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성인남성들과 두시간동안 연극 햄릿의 한 장면을 다루어보었다. 한시간은 연극 햄릿의 3막 2장에서 '사느냐 죽느냐'로 유명한 햄릿의 긴 독백을 여러번 눈으로 읽어보고 각자 한번씩 햄릿의 느낌을 생각해보며 읽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나머지 한시간은 햄릿의 대사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각자가 1분에서 5분정도 햄릿이 되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사느냐 죽느냐 고민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과 함께,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왔는지에 대해 설명하면서 진행된 '나만의 드라마'가 인상적이었고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대사 속에서 공통적으로 이들의 삶을 유지하는데 '사회복지정책'이 큰 영향력을 발휘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삶의 질을 보다 향상시키고 싶은 욕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한계 때문에 포기하거나 절충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지난주 두드림마음건강센터에서 이성교제와 결혼을 주제로 심리극을 진행하다가, 자신의 현실을 이야기하면서 눈물을 흘렸던 주인공의 모습이 생각난다...
나와 함께 했던 분들은 비록 햄릿과 똑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햄릿처럼 늘 세상의 불평등과 부조리를 목격하고 체험하면서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하고 있었고 그 고민을 마치 연극배우가 된 것처럼 연기해보았으며, 서로 공감하는 기회를 가졌다.
어쩌면 지금 진행되는 드라마만들기가 자기표현과 공유와 공감으로 마무리 되지 않고, 나만의 드라마를 현실에서 실천하는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산종합사회복지관 프로그램실에서 '내면의 햄릿'을 발견한 성인남성들과 함께 할 다음주 월요일이 기대된다.
** '내면의 햄릿'이라는 표현은 햄릿처럼 늘 세상의 부조리와 불평등을 목격하고 체험하면서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하는 것을 의미함. 최근 유행어 '햄릿증후군'과 관계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