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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드치연구소

투표는 건강한 사회복지와 사회복지사를 위한 투자

투표는 건강한 사회복지와 사회복지사를 위한 투자

 

 

 

이드치(이야기&드라마치료) 연구소 지경주 소장

 

 

 

나는 이야기&드라마치료 연구소를 운영하는 정신보건사회복지사로서, 모든 내담자들은 한편의 드라마 같은 소중한 이야기들을 간직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담자들의 이야기를 잘 경청하는 것이 기본업무다.

 

나는 내담자의 삶을 이야기와 시냇물로 비유한다. 내담자의 이야기를 경청하다보면, 어떤 내담자의 이야기는 언젠가부터 흐름이 약해졌거나 막혔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갔음을 감지한다. 때로는 내담자의 특정 상황을 반영하는 독특한 이야기가 생성된 것을 감지하는 경우도 있다.

 

가족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구성원 각자의 수많은 이야기들이 모여 한 방향으로 물줄기를 만들어 흘러가기도 하고 정체되기도 하고 여러 줄기로 분산되기도 하며 예상치 못한 독특한 소용돌이가 생성된 것을 볼 수 있다.

 

가족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지 살펴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가족 내 의사소통'을 살펴보는 것이다. 가족치료 전문가 사티어를 통해 알려진 가족 의사소통의 유형을 인용한다면, 언어적 메시지와 비언어적 메시지가 일치하고 분명하고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며 상대를 비난하지 않고도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면, 그 가족은 '일치형 의사소통'을 하는 가족이다. 이런 의사소통을 하는 가족이라면 서로의 이야기가 상호작용하면서 잘 흘러가는 건강한 가족에 가까울 것으로 생각한다.

 

대한민국은 국민의 다양한 이야기들로 구성된 거대한 물줄기로 비유할 수 있다. 광화문을 비롯해 전국에서 진행 중인 집회는 국가가 국민과 함께 자연스럽게 흘러가기 위해 국민 스스로 막힌 것을 뜷고 개선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대한민국의 물줄기가 제대로 흐를 수 있다면 사회복지의 흐름도 막힘없이 자연스럽게 다양한 내담자들을 향해 흘러가리라 기대한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는 대한민국의 사회복지사가 소속된 최고 최대 집단으로, 사회복지와 사회복지사의 흐름을 연결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의 비전은 '사회복지사의 숙원을 해결하는 것'이고, 미션은 '사회복지사의 행복, 위상확립, 권익실현'이며, 주요목표는 '사회복지의 세력화, 사회복지의 전문직화'이다. 그런데 몇년간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대위원과 운영위원, 전국 대의원을 하면서 목격한 한국사회복지사협회는 특정인과 특정인들의 행복, 위상확립, 권익실현, 세력화, 전문직(정치인)화를 위한 통과의례 기관이 되기 싶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의사소통은 원활한 상호작용과는 멀어보였다.

 

몇년전 대전에서 열린 한국사회복지사협회 대의원 총회에 처음 갔을 때, 전국을 대표하는 사회복지사들이 모여 덕담을 나누며 서로 지지하고 격려하며 사회복지를 논하는 자리일 것이라 기대했었다. 하지만 내가 목격한 그곳은 권위적이고 지시적이고 편파적인 의사소통의 장소였다. 특히 회장의 부당한 언행을 비판하는 사회복지사에게 나이와 경력을 내세우며 손가락질과 반말과 욕설을 하던 어느 사회복지사의 모습은 경악과 충격 그 자체였고, 이를 묵인하고 두둔하고 쉬는 시간에 자신을 비판한 사회복지사에게 설교하던 협회장의 모습은 더 큰 충격이었다. 나는 건강하지 못한 의사소통을 목격하면서, 우리나라 사회복지의 현실을 깨달았다(2017년부터는 총회 진행과정을 생중계하기를 기원한다!).

 

현재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은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 독특하게 흘러들어왔고, 독특하고 큰 흐름을 만들어가더니, 자칭 '사! 회! 복! 지! 사!'로서 독특한 공약을 제시하여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이 되었고, 이후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채 독특한 흐름을 주도해왔다. 그는 사회복지사의 권익과 사회복지 정책을 향해 흘러가기 보다는, 엉뚱한 방향으로 한국사회복지사협회를 흘러가게 했고, 그 흐름은 지극히 특정 방향을 향해 흘러가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임기를 마치고 '전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으로서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된다. 또한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권위적이고 지시적이고 편파적인 의사소통을 계속 보여주었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는 기본적인 업무라 할 수 있는 '사회복지사의 권익'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사회복지사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했는지 의문이다. 나는 지역협회들이 오히려 더 사회복지사의 권익과 대변에 힘써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국사회복지사협회는 규모와 역할에 비해 제대로 일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복지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그 영향으로 사회복지를 실천하기 위해 사회복지 실무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사회복지사를 대표하는 한국사회복지사협회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이 대통령을 옹호하는 것이 사회복지사를 대변하는 것인가? 한국사회복지사협회의 주인은 전국의 사회복지사들인데, 왜 사회복지사들은 한국사회복지사협회와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에게 항의하지 못하는가?

 

그동안 나는 사회복지사로 살면서, 복지공약 불이행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항의하지 못한 것에 반성한다. 그리고 동료 사회복지사들과 내담자들이 처한 어려움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고, 이들을 대변하고 옹호하기 위해 좀 더 목소리를 높이지 못한 것에 반성한다. 또한 한국사회복지사협회가 제대로 일하지 못한 것을 항의하지 못한 것에 반성한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나라 사회복지가 원활하고 건강하게 흘러가기 위해서, 사회복지사들이 원활하게 사회복지를 실천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광장에 모인 국민들처럼 사회복지사들이 직접 나서서 한국사회복지사협회가 제대로 일하도록 힘을 모아 개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시작이 투표권 행사라고 생각한다.

 

개인의 입신양명과 특정 집단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후보가 아니라, 우리나라 사회복지의 흐름과 사회복지사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 수 있는 최선의 후보가 협회장이 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사회복지사들의 투표권 행사가 필요하다.

 

이번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 선거는 건강한 사회복지 환경과 건강한 사회복지사를 위한 투자다. 나는 건강을 위해 투자하겠다.

 

 

***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선거와 관련해, 웰페어뉴스에 지경주가 기고한 글입니다.

http://www.welfare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59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