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 (9) 썸네일형 리스트형 함부로&충분히 함부로 반말하지 않기 함부로 해석하지 않기 함부로 강요하지 않기 함부로 충고하지 않기 충분히 대화하기 충분히 경청하기 충분히 설명하기 충분히 기다리기 내담자를 대하는 이드치연구소의 자세를 '함부로'와 '충분히'로 요약정리해보았습니다. 어느 인문학 강좌에서 받은 스트레스 사진은 어제 찍은 국립정신건강센터 내부 풍경. 나는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라는 생각이 들면 그곳에 가지 않는다. 한달전 강서필병원 사회사업실에서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어느 인문학 강좌에 가지 않게 된 것도 그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왜 그 생각이 들었는지 점검해보니, '진행방식이 마음에 안들어서...'라는 결론이 나왔다. 나는 1992년 대학교양 수업을 통해 고전읽기에 흥미를 가졌고, 20년이 넘도록 나만의 고전읽기를 실천해왔다. 올해들어 내가 수강한 그 강좌는 대작으로 알려진 특정 고전에 상상력을 부여하여, 재해석해보는 시간이었다. 인정받은 전문가와 함께 특정 고전을 읽고 이야기 나누면서 나의 상상력이 보다 풍성해질 것으로 기대했었다. 수강해보니 자기중심적인 진행방식이 불.. 한 켤레의 신발 1886년 반 고흐의 작품 '한 켤레의 신발'에 관한 이야기 이 작품의 소재는 1886년 파리의 어느 벼룩시장에서 반 고흐가 구입한 낡은 신발이라고 합니다. 반 고흐는 이 신발 외에도 여러 낡은 신발들을 그림으로 옮기는 작업을 했습니다.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1960년 '미술작품의 기원'이라는 책을 통해, 그림에서 볼 수 없는 신발의 주인과 그 사람의 삶을 상상했습니다. 그의 묘사에 의하면 신발의 주인은 농촌에서 밭일을 하는 여성입니다. 그리고 신발을 통해 농촌의 풍경과 농촌여성으로서의 삶을 상상해볼 수 있었습니다. 하이데거는 고흐의 작품을 통해 삶의 아름다움을 보려한 것 같습니다. 미국의 미술사학자 메이어 샤피로는 1969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하이데거가 고흐의 그림에 대한 예술성을.. 열하일기 한달 넘게 열하일기를 읽다보니, 노후에 할 수 있는 취미활동 중 하나로 '고전읽고 재해석하기'를 시도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과거의 글을 현재에서 잘 읽고 해석하여 미래에 전달해주는 것도, 후세에 보내는 나만의 의미있는 선물이 될 것 같다. 부가가치세 신고와 꿈 이야기 2016년 1월 26일에 작성한 글. 어젯밤 홈텍스를 통해 마감시간 직전 부가가치세 신고를 마쳤다. 그리고 이드치연구소 운영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잠이 들었고 꿈을 꾸었다. 몸이 잘 움직여지지 않았고 말하는데 시간이 걸린 것으로 보아 나에게 장애가 있는 것 같았다.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친척들이 넓은 탁자에 모여 앉아 중요한 일로 가족회의를 하는 것 같았고, 함께 앉아있지만 소속감이 느껴지지 않고 내가 마치 초대받지 않은 사람이 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열띤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을 보다가 나도 발언권을 주장했는데 내 목소리는 가족들보다 너무 작았고 아무도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나는 두손을 간신히 모아 힘겹게 머리 위로 올린 뒤, 탁자를 향해 내리쳤다.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았고.. 카페온다 정현석 바리스타와의 재회 2015년 12월 10일 목요일. 봉천역 부근 카페온다 2주년 기념식 참석. 다양한 당사자들과의 만남을 기대했고, 정신장애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인천에서 마지막 일정을 치루고 도착하니 행사가 다 끝나버렸네... 그래도 행사 뒷정리 하는 한울 직원들, 당사자들과 명함 교환도 하고 커피 한잔 마실 수 있어서 다행이다. 초대해주신 정현석 바리스타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카페온다 2주년을 축하합니다! 카페온다의 정현석 바리스타와 7년만에 오프라인에서 재회함. 2008년 영등포구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석사논문 준비를 위한 연극치료에서 처음 만났고, 페이스북 덕분에 온라인을 통한 만남을 계속 갖는 중이다. 오랜만에 오프라인에서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하나 생각..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한달전에 보았던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동성애자로 살다 세상을 떠난 비운의 주인공 '앨런 튜링'의 삶에 대해서는 이미 다른 책에서 보다 끔찍한 묘사를 통해 접했었다. 내가 인상깊이 본 것은 그를 세상과 연결해준 '조안 클라크'의 모습이었다. 영화 속에서 조안 클라크가 주인공의 부족한 사회기술을 이해하고, 해석해주고, 대신 설명해주는 역할을 했기에 주인공은 암호해독기를 만드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나는 내가 마주하는 클라이언트의 언행과 생각을 최대한 이해하려 노력하고, 이를 해석해 담당자들에게 대신 설명해주고 있으니 어쩌면 조안 클라크와 비슷한 일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지금까지 누군가를 이해하면서 그 사람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 가능성을 세상에 잘 발휘할 수 있도록 해석해주고, 때로는 .. 청솔모와 함께 사는 할머니 이야기 에덴장애인복지관 가는 길에 동네 분식집에 본 'TV 동물농장'의 한장면. 한쪽 앞발을 쓰지 못하는 청솔모와 함께 사는 할머니 이야기였다. 운동을 시킨다며 할머니는 청솔모를 나무가지에 매달리도록 한다. 세 발로는 움직일 수 없었는지 청솔모는 힘들게 나무에 매달려있고, 할머니는 청솔모의 쓰지 못하는 앞발을 잡아 억지로 나무를 붙잡아보도록 시도한다. 결국 청솔모가 나무에서 떨어지자 할머니는 안타까워 하면서 청솔모를 집어든다. 내가 보기에 할머니는 청솔모가 처한 상황을 마음대로 해석해 이야기를 부여했고, 청설모는 할머니가 부여한 이야기에 맞춰 하루하루 함께 지내는 것 처럼 보인다. 그리고 방송국측은 편집기술과 나레이션을 통해 할머니와 청솔모의 관계에 '보다 의미있는 이야기'를 부여하려는 것 같고... 생각해보니..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