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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정광수돈까스, 모자, 예의, 노란리본

 

 

 

 

 

 

마포구청역 부근에 있는 정광수돈까스 집에서 경험한 일.

 

빈 테이블에 앉고 보니, 우리 테이블에 해당되는 네 개의 의자 중 하나에

바로 옆에 앉은 옆 테이블 중년남성의 것으로 보이는 모자가 놓여있었다.

 

우리가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옆 테이블에 앉은 중년의 한 남성과 두 여성은

은행금리에 대해 열띤 이야기를 나누느라 모자에 대해 관심이 없는 듯 했다.

 우리가 점유한 공간을 침해당했다는 생각이 들어 불쾌했지만, 

남성의 스마트폰에 달린 노란리본을 보는 순간,

그래서 모자를 치워달라고 말하지 않고 이들을 계속 관찰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기 전까지 그들 어느 누구도 모자에 대한 관심도 조치도 없었다.

결국 콧수염의 중년남성은 식사를 마친 뒤 말없이 모자를 챙겨쓰고 나갔다.

 

우리가 먼저 모자를 치워달라고 요청하지 않았고

자신의 모자에 어떠한 조치가 가해지지 않았으니,

남성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저 남성은 낮선 타인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많이 받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정적으로 저 남성의 스마트폰에 붙어있던 노란리본이

남성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큰 실망감을 느끼게 했음을 알았다.

이는 평소 운전 중에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노란리본이 부착된 차를 목격했을 때 

느꼈던 불쾌감과 비슷한 것 같다.

 

노란리본은 누구나 원하면 소유할 수 있는데 너무 큰 의미를 부여했다.

노란리본과 예의는 별개의 문제인데...

 

 

 

 

 

 

 

 

어쨌거나 정광수돈까스의 돈까스는 여전히 푸짐하고 맛있었다.

2015년 10월 중순경 대로변으로 이사간다고 하니,

다음에는 이사간 곳에서 돈까스를 맛볼 수 있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