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치료 워크샵을 무사히 마치고...

상담&강의 2009.04.07 22:42 Posted by 이야기&드라마치료 연구소 mouserace
이 글은 2005년 4월 24일에 작성한 지경주의 싸이월드 페이퍼 02호 글입니다.


2005년 4월 12일(화), 14일(목)에는 높은뜻 숭의교회 '청어람'에서 총 5시간짜리 워크샵을,
2005년 4월 16일(토)에는 중랑구정신보건센터에서 총 6시간짜리 워크샵을 
영국에서 연극치료사로 활동중인 한명희선생님을 모시고 했다.

두 워크샵을 준비하기 위해 여기저기 연락하고 보조진행을 하면서
문득 심리극을 접하면서 들었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10년 넘게 심리극을 접하면서 낮선 사람들에게서 가장 많이 간접적/직접적/노골적으로 들은 이야기들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을 것이다.

"당신은 무슨 자격으로 심리극을 하는가?"

이 말을 조금 더 세부적으로 묘사한다면 아래와 같을 것이다.

"누구 밑에서, 정통 심리극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배웠는가?"

그러다보니 어리다고 공격받고, 원예전공이라고 공격받고, 특정 심리극 팀에 있다고 공격받고,
사회복지전공이라고 공격받고, 체계적인 공부를 못했다고 공격받았던 기억이 떠오르는데,
한동안은 그런 자격때문에 무지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지금은 많이 무뎌진 것 같다.
무뎌진 이유는 이제는 내 자신을 책임져야 할 나이가 되었고, 심리극과 관련된 전공과 직업을 갖고 있고,
나름대로 많은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어떤 대상으로 진행하는 심리극에 내가 맞는지 알게되었고,
적어도 내가 맡은 대상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제목이 연극치료와 관련된 건데 어쩌다 심리극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것은,
심리극과 연극치료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기에
지금 연극치료계에서도 심리극을 하면서 들은 이야기를 듣게 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삼성서울병원에서 처음 연극치료를 진행하게 되었을때는
심리극과 연관된 기법들 위주로 진행하다가
함께 심리극을 해왔던 김기양, 한명희 이 두분의 연극치료 진행을 통해,
심리극의 영향에서 좀 더 벗어난 방법들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 두분의 영향을 받았을 때는
심리극에서 흔히 웜업으로 쓰는 기법들을 한 시간 이상 진행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점점 더 나만의 방법을 만들어가면서
심리극에서 느꼈던 한계를 연극치료를 통해 극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심리극보다는 연극치료가 나에게 더 잘 맞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몇년후 연극치료를 하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이 분야에서도 자격에 대한 논의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내가 심리극을 접하면서 들었던 질문 그대로를 '연극치료'에서도 듣게된거였다.

그러던 중 한명희선생님께서 잠시 영국에서 돌아오시면서, 급히 워크샵을 추진했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았고,
곧바로 두 워크샵을 추진했고, 워크샵에 보조진행자로 참여했다.



연극치료를 행하는 사람들은 한명희선생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혼자 괜히 이러한 말들을 떠올려봤다.



"함께 일할 수 있다면 기쁘겠습니다..."

"좀 더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가르쳐 주세요!"

"저도 선생님과 같은 연극치료사가 되기위해 유학할 생각입니다."

"이미 한국식 연극치료가 저를 통해 이뤄지고 있거든요!"

"어디 한번 보여주시지요."

"굴러온 돌..."



워크샵을 마치고, 참가자들과 소감을 나누고, 스텦들과 이야기 나누며 생각해본 것은
우리는 자신의 능력과 자격에 맞춰 client를 만나야 할 것이고,
client에게 무리한 방법을 쓰지 않아야 할 것이고,
client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나만의 방법들을 잘 활용해야 할 것...
그리고
치료를 한다면서 client 위주가 아닌 치료자 위주로 가는 것은 피하고
연극치료를 하는 많은 사람들끼리 서로 우위를 따지는 것도 피했으면 좋겠다는 것...
결론은 어쨌거나 우리 앞에는 우리를 필요로 하는 많은 client들이 있다는 것.

연극치료 워크샵을 무사히 치루고 나서 느낀점은
'심리극을 하면서 느낀 점'과 '사회극을 하는 대학생들의 모습에서 느낀점'과 거의 비슷한 것 같다.

어쨌거나 우리 앞에는 우리를 필요로 하는 많은 client들이 있다!!

넋두리...



********** 지금부터 이 글은 2009년 4월 7일에 쓰는 글입니다.

어느덧 여러번의 워크샵을 거쳐, 지금 한명희선생님은 좀 더 전문적인 연극치료사를 트레이닝시키는 중이고,
나는 여전히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내 나름대로의 길을 계속 가고 있는 중이다.

'연극치료를 행하는 사람들은 한명희선생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는 지금 읽어봐도 참 재미있다.

"함께 일할 수 있다면 기쁘겠습니다..."
---> 함께 일할 수 있다면, 그 자체가 내게는 황송한 일. 내 부족한 점이 많이 노출될까 부끄럽다...

"좀 더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가르쳐 주세요!"
---> 여기에 가장 가까울 것 같다. ^^;

"저도 선생님과 같은 연극치료사가 되기위해 유학할 생각입니다."
---> 내가 굳이 외국에 안 나가도, 외국에서 나를 만나러 오면 얼마나 좋을까!! ^^

"이미 한국식 연극치료가 저를 통해 이뤄지고 있거든요!"
---> 나는 이런 말 하면서 살아갈 자신이 없다!!

"어디 한번 보여주시지요."
---> 이런 예의없는... (소시오드라마를 해왔다는 모 대학교 학생이 내게 이 말을 했었다...)

"굴러온 돌..."
---> 사이코드라마, 소시오드라마를 하면서 가끔 들은 말. 이 말을 했던 사람은 지금 어디에서 무얼하고 있을까...?


각자 나름대로의 연극치료 활동을 하시는 분들은 어쨌거나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 최선이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되고, 그 최선이 언젠가 연극치료를 행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질 수 있다면,
그로 인해 우리의 삶이 보다 긍정적으로 바뀌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된다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