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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강의

가족상담, 가족자전거

2017년 3월 3일의 기억을 회상한다. 

 

마지막 한회기를 남겨두고, 한 가족의 가장이 '가족상담을 경험하면서 느낀점'을 말해주었다.

 

평소 가족상담에 의구심을 보였고 의사소통의 주도권을 갖고 있던 분이었기에 의미있었다.

 

집 아닌 다른 곳에 온가족이 모여 상담가 앞에서 가족간 대화를 시도한 덕분에, 좀 더 차분하고 조리있게 말할 수 있었고, 좀 더 인내심을 갖고 경청했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가족구성원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고, 누가 발언권이 많고 적었는지 깨달았다고 말해주었다.

 

또한, 의사소통이 막히면 서로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상담가가 개입해주어 좋았고, '나도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는 대화를 일상에서 많이 시도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해주었다.

 

내가 만나온 가족을 '여러개 페달이 달린 가족자전거'로 비유한다면, 나는 가족상담이 진행되는 7회기 동안, '가족자전거 타는 법'을 전했고, 인내심을 갖고 가족자전거를 계속 탈 수 있도록 했으며, 중심을 잘 유지하고 쓰러지지 않도록 뒤에서 잘 잡아주었다고 생각한다.

 

가족 구성원 스스로 중심을 잡으며 각자의 페달을 밟다보면, 가족자전거는 서서히 자력으로 전진하고, 내가 잡아주지 않아도 가족 스스로의 힘으로 먼길을 갈 수 있을 것이다.

 

중심을 잡고 원하는 방향을 향해 멀어지는 자전거를 흐뭇하게 바라보듯, 자연스럽게 가족상담을 종결할 수 있도록 마무리에 최선을 다해야겠다. 남은 1회기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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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3월 1일, 한적한 기분을 느끼며 걸었던 종각 YMCA 부근 피맛골 길.

대로에 진입하는 순간 태극기와 성조기가 뒤섞인 광경에 불편했던 기억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