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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기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공효진, 신민아 두 사람의 연기 덕분에 몰입해서 잘 봤다.
회전그네를 타면서 자각하는 신민아와 마찬가지로 나도 동시에 자각했다.
어이없었을텐데... 주위 사람들에게 화가 날텐데...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텐데...
직장상사에 대한 분노, 오랜 시간 벤치에 앉아있는 모습, 터져나오는 눈물에 공감했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인 그 분의 독백같았고
두 자매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는 나의 시선과 그 분의 시선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민아가 자각할 때부터 내 뒤에서 계속 어이없다는 피식 웃음을 짓던 젊은 여성은
극장을 나오면서도 내 앞에서 남자친구로 보이는 사람에게
계속 피식 웃음과 함께 '반전'이라는 단어를 운운하면서 이 영화를 악평하던데,
이 모습이 바로 '그들'을 바라보는 다수의 시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돌아가신 어머니가 젊은 시절 했던 '비밀스러운 결정과 실천'을 공감할 관객 또한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리 영화 포스터를 보면 공감 안 되는 광고 문구가 많을까?
나에게 기회를 준다면 포스터 문구보다 훨씬 더 잘 만들 자신있는데...
'굿, 바이' 이후 공감되는 카피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