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17일. 어느 사회복지사와 오전에 통화했던 내용 요약.
장애인 등록은 생계를 위한 방법일 뿐이고, 자신은 병이 없다고 말하면서, 투약을 원치 않는 지역사회내 정신장애인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
1.
지적하거나 충고하지 않고 그분의 이야기를 잘 경청한다.
2.
그분이 모순적인 이야기를 하면, 스스로 정정할 기회를 만들어본다.
** 여성정신장애인과 대화 나누었던 사례
"이 세상 남자들은 다 성추행범이고 다 나쁜 것들이야! 다 죽어버려야해! (잠시후) 지경주선생님은 참 친절하고 좋은 분이에요." ---> "이 세상 남자들이 다 성추행범이고 다 나쁘고 죽어야 된다고 말씀하셔서, 남자로서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를 친절하고 좋은 분이라고 말씀해주시니, 감사하고 영광입니다." ---> "그럼! 남자라고 다 똑같나! 못된 놈들도 있고, 지선생님 같은 분도 있지..." ---> 그렇네요. 감사합니다. 이 세상 남자 중에는 못된 놈들도 있고 저 같은 사람도 있네요... ---> 그럼! 당연하지! (웃음지으며) 지선생님, 좋은사람! ---> 감사합니다! 영광입니다!
3.
그분의 투약거부 이유를 잘 경청한다. 상황에 따라서 투약 전후에 대한 기억을 요청하고, 투약 덕분에 개선된 것이 있는지 확인한다. 투약으로 개선된 경험이 있다면, 지금 투약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생활의 문제와 투약의 효과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 만약 내담자가 투약하지 않는 것 보다, 투약하는 것이 좀 더 낫겠다고 결정할 경우, 함께 병원에 방문하도록 스케줄을 잘 조정한다.
4.
내담자 스스로 결정하도록 기다린다. 마음의 문은 밖에서 강제로 여는 것 보다는 안에서 스스로 열 수 있도록 기다리거나 협력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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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남자라고 다 똑같나! 못된 놈들도 있고, 지선생님 같은 분도 있지..."
작년 오늘, 한 사회복지사 선생님께서 전화주신 덕분에, 나도 모르게 '내담자 스스로 정정하기'라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음을 알았다. 기쁘다.
내담자 스스로 정정할 수 있는지 자기표현과 기억력을 점검해보고, 스스로 정정할 기회를 갖도록 도와드리면 좋을 것 같다.
스스로 정정했다고 명시해줄 필요없다. 나 덕분에 스스로 정정했다고 내담자에게 강조할 필요도 없다. 정정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 만으로도 의미있다.
내담자 스스로 정정한 것을 잘 기록하고 기억해두었다가, 나중에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면, 그때 부드럽게 언급하고 회상하도록 유도한다.
기다림이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