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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그리고 공부

재능기부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떠올려보며

최근 '재능기부 강요하는 사회'라는 신문기사를 읽고나서

재능기부와 관련된 개인적인 경험 두 가지를 떠올려본다.

먼저, 같은 사회복지사끼리 이해해달라고 말하면서

지정된 날짜와 시간에 연극치료를 재능기부 해 달라며 떼쓰던

어느 사회복지사가 생각난다.


그리고 재능기부에 관한 또 다른 기억은 늘 씁쓸한 여운이 남는다.

평택의 유명한 어느 단체에 금전적인 기부를 한번 하고나서,

기회가 된다면 재능기부도 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었다.

 

때마침 캠프 재능기부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동참했었다.

그런데 캠프 이후 단체 측에서 감사의 말도 없었고 피드백도 없었다.

혹시나 해서 그 단체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내가 참가했던 캠프는 '재능기부자 모집 글'만 있을 뿐,

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도 후기도 없었다.

 

나중에 문의했더니 그곳에서 '자료'를 원하냐고 하는데,

순간 어이가 없어서 한숨만 쉬었던 기억이 난다.

'그 단체는 담당 사회복지사가 없을거야!'라는 생각도 들었다.

캠프를 직접 기획하고 운영했던 특정인 또한

그 단체 소속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고 나니,

재능기부자를 이용해 또 다른 재능기부자를 모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뛰어난 아이디어에 감탄하면서도 어이가 없었다. 

그 단체의 또 다른 이면을 보았다고나 할까.

물론 그 단체는 성금과 자원봉사자가 끊임없이 몰려드는 곳이고,

홍보를 노리고 그 단체에 접근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결국 그 단체에 돈도 재능도 기부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한때는 기부하는 것이 기뻤고 그 분들을 계속 만나보고 싶었는데...

정말로 재능기부가 필요한 곳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제발 '재능기부'라는 표현을 함부로 사람들에게 남발/남용하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