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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그리고 공부

동대문노인종합복지관, 엔진이상, 상계백병원

 

 

 

 

 

 

2014년 5월 28일 오전.

집에서 여유부리다가 동대문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첫 연극치료 프로그램이 있음을 뒤늦게 알고,

10분만에 다 씻고 승용차로 집을 나섰다.

왜 이리 차들이 많고, 느릿느릿 가는 차들도 많고, 여러 차선을 걸쳐서 앞길을 방해하는 택시도 많고,

교통신호는 자주 걸리는지...

내부순환로 홍지문 터널은 왜 이리 차들이 많고 터널을 빠져나갈 때까지 서행인지...

왜 오늘따라 길음IC로 빠져나가는 차가 많은지...

왜 이리 내가 좌회전 신호를 한번에 못받도록 느리게 유턴하는 차가 여러대인지...

어쨌거나 무사히 도착해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잘 마무리했다.

 

오늘은 어르신들이 앞으로 진행될 연극적인 방법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한분씩 일대일로 즉흥적인 상황을 만들어 역할극을 실시했다.

다수의 어르신들이 잘 응해주시고 재미있어 하셔서 기뻤다.


담당 사회복지사 선생님에게서 주차할 때 차에서 연기가 나는 것 같다는 말을 듣고 나서,

계기판에 엔진등 불이 들어온 것을 처음 확인했다.

 

예전에 마티즈 2를 운전하다가 그 악명높은 cvt 엔진고장 때문에

고속주행 중 충돌사고에 노출되었던 경험이 떠올라,

인도에 가깝게 붙어서 살살 조심조심 운전했다.

혹시라도 엔진에 무리를 줄까봐 일부러 에어컨을 틀지않았는데,

하필이면 오늘 날시가 제일 더워서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속담이 계속 떠올랐다...

다음 일정을 위해 상계백병원에 도착한 뒤 스마트코리아 수리센터에 전화해 문의해보니

일단 안전을 위해 운행을 삼가하고 다음주 화요일 오전 11시쯤 점검을 받으러 오라는 말을 들었다.

 

상계백병원은 4주만에 방문했다.

오랜만에 많은 입원환자들이 찾아주었고, 각자의 개성과 증상이 어울려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그런데다 자신은 연극할 생각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타인의 연극에 계속 훈수를 두거나 큰 소리로 웃던 한 환자가 나에게 자신을 가리켜 '올 관객!'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순식간에 이 단어를 따라 말하면서 구경만 하겠다는 분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다행히 몇몇 분들이 나의 요청에 응해주셔서 즉흥적인 역할극을 진행할 수 있었다.

지경주라는 멋지고 일 잘하고 사려깊은 직장 상사를 칭찬하는 두 여성 동료도 있었고, 갑작스럽게 아들이 데려온 며느리감을 흔쾌히 가족으로 받아준 의리의 아버지도 있었고, 한 여성에게 얽매이지 않고 때가 되면 여자친구가 자신을 떠나주기 바라는 쓸쓸한 남자도 있었다.

여러가지 즉흥적인 단막극들이 진행되다가 마무리에는 한사람씩 빈의자의 자신에게 한마디씩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는데, 때마침 퇴원을 앞둔 한 환자께서 진지하게 연기에 임해주신 덕분에 짧게나마 위로와 격려의 말을 나누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전반적인 어수선함과 소소한 단막극들은 결국 한 환자의 빈의자 기법을 위한 과정이었던 것 같다. 어쨌거나 한시간짜리 심리극은 무사히 진행되었다.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병동 심리극을 마치고,

또 다시 인도에 가깝게 살살 운전해 동부간선도로와 내부순환로를 거쳐 무사히 집까지 운전했다.

다음주 화요일 오전 스마트코리아 수리센터에 별 사고 없이 무사히 도착했으면 좋겠고,

엔진등이 들어온 것도 큰 문제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오늘 유난히, 자주, 많이, 계속 했던 내 기도에 계속 응답해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