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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치료

광명시 자살예방센터 심리극

 

 

 

 

2014년 6월 13일에 있었던 광명시 자살예방센터 심리극을 떠올리며...

올해 3월부터 한달에 한번 광명시 자살예방센터에 방문해 심리극을 진행해왔다.

이번 심리극 초반에는 침묵 속에서 주인공과 진행자만 이야기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중반에는 주인공이 후회할 때마다 떠올리는 말을 종이에 적어 모두가 한번씩 읽어보았다.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주인공의 마음이 되어 격렬하게 주인공의 갈등을 표현해주었다.

후반에는 내가 모든 참가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주인공이 듣고 싶어하는 말(너는 후회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어!)'을 전해주기로 했는데

다수가 내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그 대신 매회기마다 항상 내 요청에 응하지 않고 오로지 구경만 하겠다며 침묵을 지켰던 분들이

주인공을 향해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함께 하면서 단답형의 대답만 해오셨던 분들이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말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고,

주인공에게 진심을 담아 꿋꿋하게 살아가보자고 했다.

이 분위기는 하나의 흐름을 만들면서,

주인공이 늘 떠올리며 힘들어 하는 '후회'에 대해 공감하는 분위기로 이어졌고,

같은 종교를 갖고 있는 분이 즉석에서 주인공을 위해 기도해주기도 했다.

내가 진행한 총 두시간 중에서 마무리 20분동안,

나는 여러 참가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절제된 감정과 느낌을 읽을 수 있었다.

귀가길에 심리극 진행을 되짚어보면서 '이래서 내가 이 일을 하는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제시한 가이드 라인을 뛰어넘어 보다 더 풍성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해주신

모든 참가자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마음 속으로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래서 나는 이 일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