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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그리고 공부

ADHD와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불신

늘 주위 사람들과 싸우고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를 목격하게 되었다. 

ADHD로 의심되었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올라오는 '충동'을 다루지 않으면

자신과 타인이 반복된 피해를 입는 것이 분명해보였다.

그래서 어머니를 만나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 아이와 방문해보시기를 권해드렸다.

 

어머니는 많이 지쳐보였고, 이미 ADHD 치료를 받은 적 있다고 했다.

어머니는 지역에서 ADHD 전문가로 소문난 모 의사에게 아이를 치료받게 했으나

치료받는 동안 생기없이 로보트처럼 지내는 아이의 모습이 안스러웠고

설명도 없이 약만 챙겨주는 의사의 불친절한 태도에 실망했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전문가를 수소문 하던 중 유명한 대체치료 전문가를 알게 되었고

대체치료 전문가의 지시로 약을 끊었다고 한다.

약물치료를 받는 동안 아이는 늘 생기없는 모습이었는데,

약을 끊고 생기발랄해지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고 한다.

대체치료 전문가는 이것이 바로 '어떤 대체치료'의 눈에 띄는 효과라고 했단다.

며칠 지나지 않아 아이가 산만하고 시끄럽고 말을 안듣게 되자

대체치료 전문가가 하는 말이

"치료도중 아이가 일시적으로 안 좋아질 수 있으니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아야 하고,

반드시 나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아이와 가족들이 노력해야 합니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후 반년이 넘도록 아이가 계속 산만한 모습을 보이자

이것은 그만큼 아이와 가족들의 믿음과 노력이 부족한 결과라고 말했단다.

 

잘되면 대체치료 덕이고 잘못되면 당사자와 가족의 탓이구나...

 

나는 일단 약물치료를 통해 아이의 충동을 먼저 조절해준다면,

지금 받는 다양한 치료가 보다 효과적일 것 같다고 설명드리는 것으로 면담을 마무리 지었다.

 

공인되지 않은 방법으로 자칭 '치료사', '전문가' 소리를 듣는 '어떤 치료 전문가'는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부모의 불신'을 이용해 먹고 사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이가 약물치료를 받으면서 생기없는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가족과 환자본인이 안심할 수 있도록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은채

예약 환자들 챙기기에 바쁜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불신을 심어준,

ADHD 전문가로 소문난 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도 큰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