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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강의

드라마만들기와 좋은 어른

 

 

 

 

 

2015년 11월 24일 있었던, 인천 모 중학교 연극치료를 떠올리며.

 

학생들과의 세번째 만남 가짐.

학생들에게 '만나서 이야기 하고 싶은 어른'을 생각해보고 가상의 만남을 가지도록 진행해보았다.

맨 처음 주인공이 된 학생이 담임교사를 만나고 싶다 했고,

이후 학생들도 학교 교사들을 만나고 싶다 했고, 마지막 학생은 나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

만나고 싶은 어른은 빈의자를 활용하거나 다른 학생이 대역을 맡기로 했다.

 

늘 ADHD로 오해받을만한 언행을 해오던 학생이 제일 먼저 자발적으로 주인공이 되었는데,

담임교사가 되어서 평소 자신을 혼내는 모습을 재연해보았다.

학생의 연기 덕분에 교사들의 욕설과 체벌이 여전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빈의자에 있는 담임교사를 향해 욕하는 모습에서 마치 '되돌려주기'를 하는 것 같았다.

 

ADHD로 오해받을만한 언행을 보여주는 학생이

담임교사에게 욕설과 체벌을 받을만한 이유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어른들이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따라 학생의 반응은 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번째 학생의 연극이 끝나고 다른 학생이 주인공이 되어 담임교사를 만나고 싶다고 하자,

ADHD로 오해받을만한 그 학생은 자발적으로 손을 들어 자신이 잘 묘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그 학생은 뛰어난 묘사를 연기했기에 계속 다양한 교사 역할을 맡게 되었다.

 

ADHD로 오해받을만한 학생은 착한교사와 나쁜교사를 뚜렷하게 구분해 연기했고,

착한교사와 나쁜교사의 차이점을 차분하게 설명해주었기에 ADHD가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

 

학생들은 교사를 구분하는 방법으로 '착한 교사'와 '나쁜 교사'로 구분했는데,

착한교사는 '끝까지 착한교사'와 '중간에 화내거나 때리는 교사'로 구분했다.

착한교사는 일단 학생들의 장난을 어느정도 받아주는 것이 특징이었다.

 

참석한 학생 중 한학생만 교사가 아닌 다른 어른을 만나고 싶어했는데, 바로 나였다.

주인공이 된 학생은 직접 내가 의자에 앉아주기를 원했지만,

나는 진행을 맡아야 하기 때문에(사실은 부끄러워서였다!),

다른 학생이 내 대역을 맡아주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래서 ADHD로 오해받을만한 학생이 내 대역을 맡았다.

 

주인공은 나(대역)에게 "지경주선생님, 끝까지 존댓말을 써주시면서 저희를 존중해주셔서 고맙고,

우리들이 장난치고 떠드는데 화내지 않으시고, 질문에 잘 대답해주시고 설명도 잘해주시고,

우리가 대답할 수 있도록 생각할 시간을 주시면서 기다려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해주었다.

 

대역을 맡은 학생은 주인공에게 존댓말로 감사의 인사를 표현했고,

내가 1~2회기 동안 설명해주었던 인생태도를 언급하면서

'나도 OK! 학생도 OK!'라고 말해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드라마 만들기를 마무리 지으면서, 내가 여러분에게 보여준 모습의 반대적인 모습이

'나쁜 교사'라고 할 수 있는지 물어보니 학생들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드라마 만들기를 마무리 지으면서,

학생들에게 착한 어른과 나쁜 어른 중에서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 물어보니,

학생들은 당연히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고 했다.

 

나쁜 어른들을 통해 나쁜 어른의 모습에 익숙하지 않은지 물어보니,

그래도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고 했다.

 

나는 '지경주라는 사람이 처음부터 착한 어른은 아니었음'을 설명해주었고,

여러분에게 끝까지 존댓말을 쓰면서 존중하려고 한 것,

여러분이 장난치고 떠들어도 화내지 않은 것, 질문에 잘 대답하려고 한 것,

설명을 잘 해주려는 것, 학생들이 대답할 때까지 생각할 시간을 주면서 기다려준 것은

'오랜 노력과 연습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해주었고,

나와 함께 '좋은 어른'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보자고 했다.

학생들은 나의 제의에 좋은 어른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답해주었다.

 

좋은 어른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