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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그리고 공부

보금자리

어제 보금자리에서 두달간 진행한 집단프로그램을 마무리 짓기 위해 다녀옴.

자주 참석하지 않았던 원장이 마지막 프로그램에 참석하여 다른 입소자들과 함께 앉음.
자주 인상을 쓰며 눈감고 앉아있기도 하고, 가끔 진행상황을 일지에 기록하는 모습 보임.

저녁 9시가 넘어 프로그램 전체를 마무리 지으며 입소자들의 소감을 나누던 중 갑자기 원장이 끼어듬.
자신은 감정이입을 하고 있었는데 왜 치료자를 참여시키지 않냐며 항의하듯 말함.
(치료자? 쉼터 원장이 왜 치료자인가?)

지금까지 원장이 참여하지 않는 동안, 대신 참석해서 기록을 담당하던 유일한 직원 한명은
항상 프로그램 참여를 유도했던 나에게 단호하게 거절의사를 공개적으로 여러번 표현했고
한번은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서 자신에게 말 걸지 말라고 명령조로 말한 적 있음을,
그리고 입소자들의 소감을 먼저 듣고 난 뒤 말씀을 들을 예정이라고 설명하려고 했으나 일방적으로 묵살당함.

원장은 빨리 프로그램을 끝내야지 바로 자치회의를 하고
아래층 직원이 입소자 자녀들을 돌보고 있는 것을 마무리 지을 수 있고 자신도 퇴근할 수 있다며
미리 말 안해서 미안하다고 나에게 말한 뒤, 입소자들에게 1분 이내로 소감을 말하라고 함.

진행자의 프라이버시를 대상자들 앞에서 여러번 노출했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직원이 배웅해줄테니 빨리 가라고 함.

아래층 직원에게는 알아서 나갈테니 나오지 말라고 말해주고
혼자 조용히 쉼터 1층을 내려와 자동문이 제대로 잠기는지 확인하고 제기역을 향해 발길을 옮김.

쉼터의 폐쇄적인 특성을 역으로 이용하는 것인가?
다음날(오늘) 외부강사에 대한 어이없는 직원의 언행에 항의하기 위해 
보금자리에 전화했더니 자동으로 원장 핸드폰으로 연결되었으나 전화를 안 받음.
네번 전화하니 한번은 통화중이고 나머지는 신호음이 가다가 음성메세지로 넘어감.
내가 보금자리에 의뢰한 어느 여성에 대한 안내 문자 한통 옴. 원장 핸드폰에서 온 메세지였음.
잠시후 한번 더 전화하니 역시 원장 핸드폰으로 연결되면서 또 안 받음.
이메일을 보내려다 문자로 어제 일에 대해 항의하는 것으로 끝냄.
문자에 대한 답장 못 받음. 

2주간 병가를 내면서 사실상 프로그램 한번을 못하고 끝내게 되었는데,
이렇게 무시와 모욕을 줄꺼라면
뭐하러 병가에서 막 돌아온 사람에게 프로그램 마무리를 하러 목요일에 오라고 한건지
원장과 직원에게 물어보고 싶지만 이들은 아무런 대답이 없다.

모두 바닥에 앉아 프로그램 진행하는 동안 혼자 의자에 앉아 사람들을 지켜보며 진행상황을 기록하면서
진행자가 프로그램 참여를 요청하면 자신은 필기만 하기로 했으니 요청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거절하는 직원도 있고,
자주 참석하지 않으면서 참석할 때마다 눈감고 인상쓰고 있다가 갑자기 끼어들어 자기 말만 실컷하는 원장이 있는 곳.
프라이버시 때문에 자세한 이야기를 더 쓸 수는 없지만,
보금자리는 프로그램에 참가한 직원들이 집단의 분위기를 이상하게 만드는 곳으로 오래 기억될 것 같다.

두 직원이 나에게 행한 언행을 생각하면 화가 많이 나지만,
작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하다가 병가로 인해 2월에 잠시 중단했던 보금자리 기부는 계속 하게 될 것이다.
(해가 바뀌어 기부금 영수증을 왜 안주는지 함께 물어보려고 했는데, 의사소통 자체를  거부하니 원...)

나는 매주 일요일마다 일주일동안 만난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기도하는데,
내일 모레에도 쉼터에서 만난 어머니들과 아이들을 위해서도 기도할 것이고
나에게 무시와 모욕을 준 보금자리의 두 직원을 위해서도 기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