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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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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과 기법 이론에 능숙한 전문가 되기.
출판사 편집자와 심리극 진행자 만화 ‘중쇄를 찍자!’ 제2권에서 본 인상적인 대사. 독자에게 작가의 만화가 전달되는 과정에, 왜 편집가의 개입이 필요한지 설명하는 장면이다. 편집자의 상업적인 계산이 슬그머니 포장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불편했고, 헐리우드로 건너간 몇몇 영화감독들의 개성없는 작품들이 떠올랐다. 편집자는 마음대로 만화를 그리지 않고,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만화를 그리도록 작가에게 개입한다. 편집자의 개입으로 보다 보기 좋은 만화가 출판되면, 작가의 역량은 보다 향상되고, 독자는 작품에 감동받는다. 내 눈에는 편집자가 만화책 판매를 늘리고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작가의 자발성과 창조성을 침해한 것으로 보인다. ‘어쨌거나 성취와 감동의 윈윈 드라마’로 만들기 위해 조작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 상황을 보면서,..
나의 한계... 1년전 기록을 다시 읽으며. 2017년 3월 11일. 나는 지금 두 아이를 생각한다. 언어폭력을 통해 자기중심적이고 극단적인 피해사고를 표현하는 아이를 보았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이렇게 큰소리로 미성숙하게 자기를 표현하면 계속 따돌림 당할 수 밖에 없다. 내가 담당하는 아이보다 개입이 더 시급해보이는데, 도움받을 수 없다. 슬프다... 어른의 시선이 닿을 수 없는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를 보았다. 어리다는 이유로 '계급문화의 부당함'을 받아들이는 것은 건강해보이지 않는다. 부당함에 대한 항의를 폭력으로 되돌려 받았고, 폭력을 유도한 사람이 되어버렸음을 뒤늦게 알게 되어 슬프다... 정신적으로 보다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되고 싶지만, 내 능력의 용량과 범위에 한계를 느낀다...
가족상담, 가족자전거 2017년 3월 3일의 기억을 회상한다. 마지막 한회기를 남겨두고, 한 가족의 가장이 '가족상담을 경험하면서 느낀점'을 말해주었다. 평소 가족상담에 의구심을 보였고 의사소통의 주도권을 갖고 있던 분이었기에 의미있었다. 집 아닌 다른 곳에 온가족이 모여 상담가 앞에서 가족간 대화를 시도한 덕분에, 좀 더 차분하고 조리있게 말할 수 있었고, 좀 더 인내심을 갖고 경청했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가족구성원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고, 누가 발언권이 많고 적었는지 깨달았다고 말해주었다. 또한, 의사소통이 막히면 서로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상담가가 개입해주어 좋았고, '나도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는 대화를 일상에서 많이 시도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해주었다. 내가 만나온 가족을 '여러..
불광천을 보며... 2016년 6월 16일(목). 4월부터 열심히 불광천을 오가면서 하나 알게된 것은 인공적이고 의도적인 조성이 곳곳에 숨어있다는 것이다. 꽃과 풀이 자연스럽게 풍성하게 자란 듯 싶지만, 나는 트럭으로 실어온 꽃과 풀을 인부들이 옮겨 심는 것을 목격했었다. 보기 좋게 자연스럽게 보인다는 것은 그만큼의 노력(세금을 통한 인력과 물질의 투입)이 들어간 것이다. 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충분히 계획하고 세금을 적절히 투자해서 이용자들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면 '의미있는 투자'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인위적인 개입이 점점 줄어들었으면 한다. 비교하기에 한계가 있지만, 보기좋고 자연스러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연습하는 것 또한 적절한 시간과 비용이 투자되어 본인이 만족하고 주위 사람들이 긍정적으..
어느 사회복지사의 짧은 자기 소개글을 읽고 '나를 활용해서 사회에 있는 사람을 변화시키고 싶은 사회복지사'라는 어느 사회복지사의 짧은 자기 소개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소개글을 통해 사회복지사로서 자신의 사명을 한줄로 요약하면서 자신을 서비스제공의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사회에 있는 사람 모두가 대상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변화시키고 싶은 사회복지사'라는 표현이 마음에 걸린다. 변화의 주체는 클라이언트 자신인데, 사회복지사가 개입해서 변화시키기를 원하는 것 같다. 나는 클라이언트가 자해, 타해, 훼손의 우려가 없다면 변화에 대한 결정권은 클라이언트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사회복지사가 누군가를 변화시키고 싶다면 왜 변화시키고 싶은지 어떻게 변화시키고 싶은지 사람들에게 먼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이 두가..
내가 근무하는 병원도 아닌데... 심리극을 진행하는 중이었다. 한 환자가 오늘 자신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하면서, 나이 많은 환자에게 동갑인데 째려본다고 화를 내고, 부정적인 감정을 연극적인 방법으로 표출하고 있는 주인공에게 조언과 충고를 해주는데다, 주위 사람들에게 고루 짜증을 내어, 내가 개입해 발언을 중단시켰다. 나는 그 환자에게 '주인공을 위한 연극'을 진행하고 있으니 말없이 지켜봐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그 환자는 말할만 하니까 말하는거라며 한번 더 충고를 나열해서, 나는 단호하게 그 환자의 말을 끊고 내가 진행하는 심리극에 대한 규칙을 설명해준 뒤 규칙을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그 환자는 나에게 화를 내며 나가버렸다. 아... 내가 근무하는 병원도 아닌데... 담당직원들에게 맡기면 그만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