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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병원

2015년 4월 23일 목요일. 오늘 아침은 방금 꾸었던 꿈 내용을 기록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꿈 속에서 나는 어느 곳에서 집단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곳에 가보니 이미 누군가 이드치연구소 연구원들을 무대 위에 배치하고 연기를 지시하고 있었다. 전형적인 'OOO식 사이코드라마' 스타일이었다. '아... 저 사람은...' 여전히 주인공에게 집중하지 않은 채, 도덕/윤리를 초월한 잘난 자기 경험담과 궤변을 잔뜩 늘어놓은 누군가의 변질되고 재미없는 사이코드라마를 한참 지켜보다가 나는 조용히 그곳을 떠난다. 거리를 걸어가는데 연구원 중 한명이 나를 붙잡는다. 그래서 나는 '이곳은 더 이상 내가 있을 곳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돌아선 뒤 계속 길을 걸어간다. 그동안 해왔던 일들에 대한 허탈감을 느끼며 흐르.. 더보기
마지막으로 둘러보는 연세로뎀정신건강의학과의원 낮병원 12년(자원봉사경력까지 합치면 14년) 일했던 직장에서 어이없는 해고통보를 받고 조용히 떠나기 전에 내가 일했던 마지막 직장의 모습을 사진을 담아보았다. 멀리 보이는 건물의 광고 문구가 마치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 컴퓨터 모니터를 비롯해, 내가 기증한 물품들을 낮병원 회원들이 잘 써주기를. 더보기
해고이유 - 12년 일한 직장에서 해고된 이유 - 내가 실습지도했던 띠동갑 연하 대학원생을 선임사회복지사로 영입후 다양한 문제발생. 문제 해결을 위해 내가 개입할 때마다, 주로 '눈물의 호소'를 통해 넘어가려는 모습 보임. 1년동안 선임의 지위를 함부로 남용하고 태만하게 근무하는 모습이 계속 관찰되었기에, 병원장에게 보고하고 선임을 맡겠다고 건의하자, 사이좋게 지내지 않는다며 모두 해고함. * 나 (지경주) - 정신보건사회복지사. 2004년부터 2015년까지 모 낮병원에서 12년간 근무. - 젊은 선임의 대학교 실습과 대학원 실습 맡음. * 사회복지 실습생 겸 세번째 선임 (이하 '젊은 선임') - 내가 근무했던 낮병원에서 2006년 학부 실습, 2014년 대학원 실습함. - 사회복지사가 된 후 이직해오다가, 내.. 더보기
성욕에 대한 이야기 - 낮병원 낮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회상해보며. 여성회원들이 아무도 없을 때가 절호의 기회라며, 한 남성회원이 성(sex)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제의했다. 내가 개입하여 이 이야기를 해도 괜찮을지 물어보자, 모두 동의해주었다. 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했던 회원이 먼저 자기 고백을 했고 그 다음에는 자발적으로 다른 회원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되면서 차츰 성에 대해 좀 더 편안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남성회원 다수는 늘 성욕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여러 회원들의 경험담을 나누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조성되던 중, 유난히 사람들이 자기 고백을 할 때마다 소리내어 웃거나 발언자들을 힐끔 쳐다보던 한 회원이 마지막 발언자가 되었다. 그런데 그 동안 나왔던 다른 회원들을 도덕적으로 비난.. 더보기
아나콘다 2015년 2월 5일. 낮병원 회원들과 오전 중에 영화 '아나콘다' 감상함. '역시 제일 나쁜 존재는 아나콘다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교훈을 갖고 있는 영화였다. 이미 다양한 영화에 익숙해있어서인지, 회원들은 어느때 사람이 죽을지 아나콘다가 튀어나올지 잘 예측했다. 전형적인 헐리우드 영화 덕분에 자연스럽게 영화 속 스토리 텔링을 파악하는 연습이 되는 듯하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