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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기

이터널 선샤인

어느 회원의 추천으로 영화감상/분석 시간에 봄.
회원 모두 내용파악을 어려워 했고,
그나마 한 회원은 내용흐름을 이해하긴 했으나 피상적인 파악에 그친 것 같았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아마도 이성간의 사랑 경험이 없고
막연한 기대와 상상만 있기 때문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연이나 운명이 두 사람의 만남을 계속 만들어도
사랑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만남과 이별은 반복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에서 여자주인공의 언행은 무책임으로 일관하는 듯 했다.
불규칙적이고 불안정한 삶의 태도는 자신에 대해 무책임하다는 생각을 갖게 했고,
연애하기 전에 언급했던 조건은 연애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전제로 보였다.
게다가 자신의 무책임에 대한 insight도 없고,
그런 지적을 받지 않아도 사는데 지장없는 그런 환경 속에서 지내고 있다.

그나마 남자주인공은 좀 더 정신적으로 건강해보였지만
(여자주인공보다는 상대적으로, 문제점이 덜 노출된 것 같았다)
여자주인공이 제시하는 게임에 반복해서 말려드는 모습이 안타까워 보였다.

사랑을 (준비)할 때 상대가 제시하는 조건들을 보면
그 사람의 부정적이거나 무책임한 삶의 태도가 강하게 반영된 메세지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특히 '나는 이러한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이니까 이점을 배려해주세요'라는 메세지가 나올 경우
그 상황이나 그 사람의 기질을 잘 파악하지 않으면 만남 속에서 반복된 상처를 받게될 확률이 크다.

이 메세지는 마치 보험사에게 보내는 계약자의 사전통보(이런 병을 겪은 적 있음)와 비슷한 것으로
나중에 갈등이 발생했을 때 면죄부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고
자신을 지키거나 상대를 조종하는데 면죄부를 교묘하게 활용하기도 한다.
결국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서로의 삶이 힘들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불편한 심리게임을 겪지 않으려면
연애도중 이러한 메세지를 잘 파악해서 처음부터 피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 뒤늦게 심리게임을 깨달았다면 감당한 자신이 있는지 잘 생각해보고
자신없으면 빨리 정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