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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담자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 성북천, 아이폰 다운 내담자를 기다리며, 먼지 낀 유리창을 통해 맑은 하늘을 보았다. 오전 상담을 진행한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에서 드라마치료를 진행할 동숭아트센터까지 가기 위해, 성북천을 따라 한시간 가까이 걸었다. 팟캐스트를 청취하며 걷던 중, 갑자기 소리가 끊어졌다. 스마트폰을 보니 전원이 완전히 꺼진 상태였다. 여러번 전원단추를 누르다 보니 부팅 동영상이 보였다. 스마트폰이 시동되면서 배터리 전원이 10% 남았다는 메시지가 떴다. 출발 전 배터리 전원이 80 퍼센트 대를 유지했는데 추위에 조금 노출되었다고 이렇게 되다니... 따뜻한 곳에 들어가 충전하니 금새 배터리 전원이 높아졌다. 고장은 아닌 것 같아 다행이었다. 더보기
강점관점과 오남용 나는 사회복지의 강점관점이 부적절하게 적용되는 것을 반대한다. 사회복지의 강점관점은 내담자에게 적용하기 위한 이론이지, 특정 기득권을 갖고 있는 권력자에게 적용하기 위한 이론이 아니다. 권력자에게 강점관점을 적용하는 것은 윤리적인 문제와 연결된다. '특정 권력자를 독특한 존재로서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권력자의 결점보다는 강점에 초점을 두고, 가능한 모든 자원을 활용하여 권력자의 역량을 실현해 나가도록 돕는 것'은 부적절하다. 이것은 이론의 오남용이다. 나는 사회복지의 강점관점이 특정 권력자에게 적용되는 것을 반대한다. 더보기
낡은 구두 밑창 물이 새는 낡은 구두를 버리면서 갈라진 밑창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항상 특정 부위가 갈라지고 물이 새서 거의 1년마다 새구두를 사는데, 특정 자세를 많이 취했기 때문에 빨리 낡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집단프로그램 진행시 아이들이나 앉아있는 내담자와 마주하면서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무릎앉아 자세'를 유지하다보니 구두 특정 부위에 압력이 가해지면서 결국 갈라지고 물이 샌 것 같다. 내 추리가 맞다면 내담자들의 눈높이를 위해 자발적인 자세를 취한 것이니 1년마다 구두를 바꿔도 그리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혹사시켜서 미안하다. 1년동안 수고많았어." 더보기
밀턴 에릭슨의 말 치료는 산꼭대기에서 눈덩이를 굴리는 것과 같아. 눈덩이가 굴러떨어지면서 점점 커지고 눈사태를 일으켜 산처럼 되는 거라네. - 밀턴 에릭슨 눈덩이도 좋고 눈사태도 좋습니다. 저와의 만남이 서서히 위력을 발휘하여, 내담자의 문제를 풀어가는데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지경주 * * * * * * * * * * 위 글은 2015년 11월 14일 오전 페이스북 '이드치연구소 일일연구원 모임'에 올렸던 글. '치료'를 '민중의 힘'으로 바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중의 힘은 산꼭대기에서 눈덩이를 굴리는 것과 같아. 눈덩이가 굴러떨어지면서 점점 커지고 눈사태를 일으켜 산처럼 되는 거라네. 사회복지를, 역사교육을,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공권력을 내세워 한 노인의 생명을 위협한 그들에게 분노한다. 더보기
YAVIS에 대한 생각 YAVIS는 젊고 매력적이고 말잘하고 지적이고 성공한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서 (Young, Attractive, Verbal, Intelligent, Successful), 심리치료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부류의 내담자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개인적 경제적 사회적 혜택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누릴 수 있기에 상담 중에 얻는 통찰을 실천으로 옮길 여유가 있다. 그렇기에 이들은 심리치료의 효과가 잘 나오는 사람들이면서, 한편으로는 심리치료가 가장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한다(가짜힐링. 나눔의 집. P148). YAVIS라는 단어 덕분에 왜 내가 특정 전문가들과 거리를 두는지,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 보다 명확해졌다. 나 그리고 이드치연구소가 만나왔고, 앞으로 만나야 할 내담자들은 대부분 YAVIS에 해당되지 않..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