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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국립서울병원 심리극, 기다림 2016년 2월 5일의 기록. 국립서울병원에서 심리극을 진행한지 두달째가 되었다. 다수가 침묵한 상태에서, 어떤 이는 TV에 나오는 사람처럼 무대 위에 올라가 화내고 소리지르고 울고 싶지 않다고 했다. 어떤 이는 할말이 없다고 했다. 어떤 이는 무대 위에 올라가기 싫다고 했다. 어떤 이는 제발 좀 시키지 말라고 했다. 나는 말했다. "이번 심리극은 제가 주인공이 되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저를 도와주세요." 나는 주인공이 되어,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제의했고, 모든 관객들과 최소 한번 짧게라도 서로 마주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덕분에 담배를 소재로 이야기 할 수 있게 해준다면 주인공이 될 의사가 있다고 말한 분도 있었고, 관객역할만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지 문의도 받았고, 지금처럼 편안한 분위기.. 더보기
강서필병원 심리극 2018년 2월 1일에 진행했던 강서필병원 심리극을 회상해본다. 자발적으로 나온 주인공은 ‘사람복’이 없다고 했다. 평생 살면서 친구가 없었고, 가족들도 자신을 싫어한다고 했다. 그리고 현재 입원중인 병동에서도 사람들이 자기를 괴롭힌다고 했다. 주인공이 무대로 나올 때 주인공을 째려보는 눈빛들이 느껴졌고, 주인공이 무대 위에서 하소연할 때마다 관객들의 부정적인 반응이 감지되었다. 주인공은 평소 따돌림의 대상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곳 심리극 무대에서도 따돌림 당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주인공을 무대에서 조금 떨어져서 연극을 지켜보도록 했다. 그리고 관객들의 도움을 받아 주인공 대역과 주인공을 괴롭히는 주변 인물들을 설정한 뒤, 주인공이 괴롭힘 당하는 장면을 재연해보았다. 주인공은 나의 진행.. 더보기
2016년 4월 7일 강서필병원 심리극 2016년 4월 7일 강서필병원 심리극을 회상하며. 심리극에 참석할 때마다 늘 주인공을 하는 분이 있다. 대부분 다른 참가자들이 주인공 신청을 하지 않았고, 본인이 주인공 경험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계속 주인공의 기회가 주어졌다. 세번째 계속 연속으로 한사람이 주인공을 맡게 되자, 누군가 나에게 이런 식으로 한사람이 계속 주인공을 해도 되느냐는 질문을 했다. 그래서 나는 주인공이 되고 싶은 분이 있다면 누구나 가능하다 생각하고, 지금은 이분 외에 주인공 의사를 밝힌 분이 없기 때문에, 주인공으로 모셨다고 설명했다. 심리극이 끝나고 주인공을 맡았던 분께서 소감을 말한 뒤, 하고 싶은 이야기가 하나 더 있는데 해도 될지 나에게 물어보았다. 그래서 나는 듣고 싶다고 답했다. 주인공은 아직도 가족에게 풀리지 않은.. 더보기
보조자아의 자기노출에 대해서 나는 보조자아의 경험을 통해 심리극을 접했고, 보조자아의 경험 덕분에 내 삶이 보다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심리극 진행자(director)라는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보조자아(auxiliary ego)는 심리극에서 남녀노소를 초월해 조연배우가 비슷한 느낌을 주는 독특한 존재로서, 주인공의 분신이 되기도 하고, 주인공에게 의미있는 존재가 될 수도 있다. 때론 주인공을 보호하기도 하고, 자극하기도 하고, 이끌기도 하는 독특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보조자아는 주인공에게서 비롯된 존재로서, 누가 주인공이 되는지에 따라 보조자아는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을 기회가 주어진다. 그렇기에 보조자아는 심리극에서 단기간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독특한 경험을 해볼 수도 있다. 나는 보조자아를 투명한 유리컵에 비유.. 더보기
2016년 3월 3일 강서필병원 심리극 어제 진행했던 강서필병원 심리극을 떠올리며. 첫번째 심리극에서는 자발적으로 입원한지 며칠되지 않은 분의 이야기를 극으로 다루어보았다. 술자리도 갖고 금주에 대한 결심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순간 술과 관련된 주인공의 신체들과 대화를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주인공 앞에 '술'이라고 명명한 의자를 놓고, 자신과 술을 연결해주는 신체부위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 의견을 구했다. 주인공은 손, 발, 위, 간을 떠올렸고 나는 관객들 중 적극적으로 동참해주시는 분들 위주로 동의를 구하고 주인공의 신체부위를 맡도록 부탁했다. 나는 손, 발, 위, 간 역할을 맡은 배우를 한분씩 호출하여 주인공이 술을 마실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도록 한 것에 대한 죄를 물었다. 각 신체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