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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기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공효진, 신민아 두 사람의 연기 덕분에 몰입해서 잘 봤다. 회전그네를 타면서 자각하는 신민아와 마찬가지로 나도 동시에 자각했다. 어이없었을텐데... 주위 사람들에게 화가 날텐데...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텐데... 직장상사에 대한 분노, 오랜 시간 벤치에 앉아있는 모습, 터져나오는 눈물에 공감했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인 그 분의 독백같았고 두 자매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는 나의 시선과 그 분의 시선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민아가 자각할 때부터 내 뒤에서 계속 어이없다는 피식 웃음을 짓던 젊은 여성은 극장을 나오면서도 내 앞에서 남자친구로 보이는 사람에게 계속 피식 웃음과 함께 '반전'이라는 단어를 운운하면서 이 영화를 악평하던데, 이 모습이 바로 '그들'을 바라.. 더보기
똥파리 퇴근 후 중앙시네마에서 관람함. 배우가 아닌 그 사람 그 자체로 여기며 그렇게 잘 이입해서 보았다. 그래서 나도 한강둔치에서 두 주인공과 함께 울었다... 실제로 내가 접한다면 상당히 불쾌했을 장면들로 가득차있었지만, 그속에 간간히 배어있는 유머덕분에 덜 힘들게 관람했다. 가정폭력, 청소년폭력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사례로 유용할 것 같다. 좋은 영화도 본데다, 2층에서 페르세폴리스 DVD를 시중가보다 좀 더 저렴하게 구입했고 사은품으로 방울 토마토를 받아서 좋았다. 더보기
희망콘서트 4월 3일 금요일 오후 7시 30분부터 거의 10시까지 콘서트가 진행되었다. 이렇게 된 것은 김장훈의 영향이 컸다... 직장에서 단체관람으로 다녀왔고, 공연장이 직장 근처라 편했다. 자녀 다섯만 낳아달라는 권재희 보건가족복지부 장관의 멘트도 인상적이었고, 김종국의 형수(정신과의사)를 홍보해 주겠다면서 자기 병원을 홍보하는 표진인선생님의 멘트도 인상적이었다. 김종국은 군입대 전에 올림픽공원 실내체육관에서 처음 라이브 공연을 보고, 군제대 후 두번째로 보는거였다. 어쩌면 저렇게 가성을 목 안아프게 잘 사용할까... 이은미는 마치 신들린 사람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음악에 융화된 듯한 모습이 느껴졌다. 가창력도 좋고! 가장 먼저 최신곡(헤어지는 중입니다)을 들을 수 있어서 기뻤다. 동물원은 아마도 멤버 중에 .. 더보기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롯데시네마 노원에서 관람함. 주인공과 눈이 마주친 듯한 젊은 청년의 등장이 인상적이었고, 편지에 잠시 뭉클했지만 그다지 감동적이지 않았다. 진실을 밝히기 보다는 자존심을 지키는게 더 중요해보이는 듯한 여주인공의 모습과, 진실을 밝히기 보다는 과거를 숨기는게 더 중요해보이는 듯한 남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그놈의 자존심이 무언지...'라는 생각만 계속 했다. 남주인공이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도 했다. 진실을 밝히지 않을거면서, 책임지지 않을거면서 왜 그런 행동을 해서 그녀를 자극시켰을까? 혹시 남자 주인공은 젊은 여성에게만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닐까? 딸한테 꼭 얘기할 필요가 있었을까? 남자 주인공에게 답답하고 화가 났던 영화로 오랜 시간 기억될 것 같다. 1. 과거 청산을 위한 독일의 재판이 무척 마음에 들.. 더보기
왓치맨 이수 시너스에서 디지털 화면으로 잘 감상함. 마치 두권짜리 공각기동대 원작을 읽었던 것 처럼, 두권짜리 왓치맨 또한 그림을 압도하는 텍스트까지 함께 읽느라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떤 영웅인지는 영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감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원작을 안 읽었어도 영화보는데 별 지장은 없어보인다. '정의는 무엇일까?'라는 의문과 '영웅은 무엇일까?'라는 의문과 함께, 스스로 죽음을 택한, 어쩌면 얼어죽었을지도 모르는, 한 영웅의 최후가 쓸쓸하게 와닿았다. 어렸을 때 미국만화를 통해 형성된 슈퍼영웅의 이미지(정의를 향한 단순 명백한 모습)는 배트맨 비긴즈, 다크나이트, 슈퍼맨 리턴즈, 인크레더블, 왓치맨을 통해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 신나는 액션,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만 기대하면 낭패가 될 수 있는 영화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