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감상

걸어도 걸어도 자연스럽게 가족들의 대화와 몸짓에 귀를 기울이고 눈여겨 볼 수 있었다. 엄마와 딸의 맛깔나는 대사는 두 사람이 만났을 때 보다 재미를 더 했고 아버지와 아들의 몸짓은 어색한 가족간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듯 했으며 타이밍을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오랜 시간 여운으로 남았다. 또한 가족 속의 나의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나는 어떤 아들인가? 나는 어떤 남편과 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 더보기
There will be blood 이런 영화를 볼 수 있었다는 것에 놀라움을 느낀다... 다니엘 데이루이스는 어떤 연기를 하던, 배우 다니엘 데이루이스가 아닌 그 사람 그 자체로 보이기에, 그의 영화를 볼 때마다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항상 기대하게 되는 배우이다. 주인공은 돈 벌어서 잘 먹고 잘 사는데 삶의 목적이 있기 보다는 그저 돈을 많이 버는 자신의 능력을 재확인 하는 것에 혈안이 된 사람 같아 보였다. 그리고 또 다른 주인공은 그저 돈 벌어서 잘 먹고 잘 사는데 삶의 목적이 있었기에 결국 주인공이 한 수 위였음이 밝혀지게 된 것 같다. 피도 눈물도 없는데다, 자신의 능력을 돈으로 재확인 하는 것이 유일한 자아실현인 사람. 내가 아는 몇몇 사람들을 떠올려보며,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재다짐해본다.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더보기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공효진, 신민아 두 사람의 연기 덕분에 몰입해서 잘 봤다. 회전그네를 타면서 자각하는 신민아와 마찬가지로 나도 동시에 자각했다. 어이없었을텐데... 주위 사람들에게 화가 날텐데...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텐데... 직장상사에 대한 분노, 오랜 시간 벤치에 앉아있는 모습, 터져나오는 눈물에 공감했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인 그 분의 독백같았고 두 자매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는 나의 시선과 그 분의 시선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민아가 자각할 때부터 내 뒤에서 계속 어이없다는 피식 웃음을 짓던 젊은 여성은 극장을 나오면서도 내 앞에서 남자친구로 보이는 사람에게 계속 피식 웃음과 함께 '반전'이라는 단어를 운운하면서 이 영화를 악평하던데, 이 모습이 바로 '그들'을 바라.. 더보기
똥파리 퇴근 후 중앙시네마에서 관람함. 배우가 아닌 그 사람 그 자체로 여기며 그렇게 잘 이입해서 보았다. 그래서 나도 한강둔치에서 두 주인공과 함께 울었다... 실제로 내가 접한다면 상당히 불쾌했을 장면들로 가득차있었지만, 그속에 간간히 배어있는 유머덕분에 덜 힘들게 관람했다. 가정폭력, 청소년폭력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사례로 유용할 것 같다. 좋은 영화도 본데다, 2층에서 페르세폴리스 DVD를 시중가보다 좀 더 저렴하게 구입했고 사은품으로 방울 토마토를 받아서 좋았다. 더보기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롯데시네마 노원에서 관람함. 주인공과 눈이 마주친 듯한 젊은 청년의 등장이 인상적이었고, 편지에 잠시 뭉클했지만 그다지 감동적이지 않았다. 진실을 밝히기 보다는 자존심을 지키는게 더 중요해보이는 듯한 여주인공의 모습과, 진실을 밝히기 보다는 과거를 숨기는게 더 중요해보이는 듯한 남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그놈의 자존심이 무언지...'라는 생각만 계속 했다. 남주인공이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도 했다. 진실을 밝히지 않을거면서, 책임지지 않을거면서 왜 그런 행동을 해서 그녀를 자극시켰을까? 혹시 남자 주인공은 젊은 여성에게만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닐까? 딸한테 꼭 얘기할 필요가 있었을까? 남자 주인공에게 답답하고 화가 났던 영화로 오랜 시간 기억될 것 같다. 1. 과거 청산을 위한 독일의 재판이 무척 마음에 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