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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네도키 뉴욕 영화를 보는 동안 계속 떠올렸던 단어는 '잉여현실'이었고 한편의 심리극을 보는 것 같았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인공(protagonist)이 있고, 주인공이 연극을 공연하기 위해 매입한 공간은 마치 심리극의 무대처럼 주인공의 잉여현실을 최대한 표현할 수 있는 세트로 만들어지고, 주인공에게 의미있는 사람들은 보조자아(auxiliary ego)에 해당되는 연기자들이 연기하고, 연기자들의 언행을 통해 내 자신을 거울처럼 비춰보기도 하고, 주인공이 연기자에게 연기지시를 내릴 뿐 아니라 연기자들의 언행이 거꾸로 주인공의 삶에 반영되기도 하고, 전혀 엉뚱한 사람이 원하는 역할연기를 자원하고 서로 협의하기도 하고, 디렉터일지도 이중자아일지도 모르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따라 연기하기도 하고, 지금까지 내가 본 영화 중에.. 더보기
더 로드 1. 시작부터 끝날때까지 한숨으로 시작해서 한숨으로 끝났다. 그리고 그들이 된 것처럼 그렇게 함께 어딘가를 향해 긴 여정을 하는 것 같았고, 위기상황에서는 잔득 긴장해서 그들의 운명을 지켜보았고, 때로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화면을 지켜봐야했다. 2. 주인공의 회상장면을 보면, 남녀가 뒤바뀐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그건 아마도 내가 한국의 남성이라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3. 이 영화는 특정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는 여러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중에서 관객의 정서와 잘 맞을만한 두 사람에게 초점을 맞춘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불쌍해보였던 그 사람... 나중에 옷도 챙기고 음식도 챙겼을지...) 4.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그들이 내는 것으로 추측되는 일상의 소리가 들리길래.. 더보기
엘라의 계곡 중앙시네마에서 '더 문'과 '엘라의 계곡'을 보고 싶었는데, 그나마 엘라의 계곡은 2010년이 되어서도 계속 상영 중이어서 다행이었다... 저력있는 연기자들 덕분에 영화에 깊이 몰입할 수 있었고 말도 안되는 상황에 적응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나의 과거를 회상할 수 있었고 영화 속에 등장한 군인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참 좋은 영화였지만 주인공 부부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영화 전반에 깔려있는 짙은 우울함과 답답함을 떠올려보면, 엔딩크레딧에 갑자기 등장하는 한 아이의 사진을 떠올려보면, 다시는 못 볼 것 같다. 어떤 이들은 이 영화를 보고 군의 이미지와 사기를 떨어뜨리는 빨강이 영화라고 부를지도 모르겠다. 더보기
판타스틱 Mr. 폭스 독특함이 마음에 들었고 간간히 웃음이 나오는 장면도 있었지만, 스토리만 따져보면 그다지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었다. 특히 권선징악의 관점으로 보았을 때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지 구분되지 않으면 더 그렇다. 상영관이 적은 영화를 어렵게 시간맞춰 볼 수 있었다는 것 보다는, 빙판길 교통혼잡이 예상되는 월요일 출근 길에 조조로 값싸게 볼 수 있었다는 것과 처음으로 나 혼자 극장 한관을 독차지했다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싶다... 더보기
디스트릭트9 롯데시네마 노원점에서 조조로 관람함.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보았고, 피터지는 장면이 자주 나오지만 견딜만했다. (낮병원 회원들과 보기에는 무리가 될 듯) 자신 처한 상황에서 살아남기위해 발버둥친거라고 생각하니 주인공의 언행을 이해하기 편했다. 마치 컴퓨터게임을 하는 듯한 전투장면과 차라리 자동조정을 놔두었더라면 더 좋았을 탑승 로봇이 눈에 띄었는데, 이 장면만으로도 관객의 평가는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디어와 스토리가 좋은 밑거름이 된 것 같고, 컴퓨터그래픽을 적당히 사용해서 좋았다. (갑자기 정신없었던 트랜스포머2가 생각난다...) 이 영화가 흥행을 못한다 해도, 영화사에 오랫동안 회자될 SF영화가 될 것임을 믿는다!! 참, 그가 3년 뒤에 돌아오겠다고 한 것은 지구와의 거리가 1.5광년쯤 .. 더보기